[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전 세계 수학자들이 인공지능(AI)의 급속한 확산에 제동을 걸기 위한 공동 선언문을 냈다. 핵심은 AI를 배제하자는 것이 아니라, 수학의 본령인 증명, 검증, 저자 귀속, 연구 자율성을 지키는 최소한의 규칙을 세우자는 데 있다. 이는 인공지능 도구의 침투로부터 수학의 근본적인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전 세계 수학계에 보내는 공식 호소문이다.
선언의 핵심
leidendeclaration, mathunion, universiteitleiden, The Guardian, newsbytesapp에 따르면, 이번 ‘라이덴 인공지능 및 수학 선언문(Leiden Declaration on Artificial Intelligence and Mathematics)’은 16명의 수학자·컴퓨터과학자·철학자·역사학자가 15개 대학을 대표해 발표했다.
공개 시점은 2026년 6월 2일(현지시간)로, 국제수학연맹(IMU)의 지지를 받았고 다음 달 열리는 국제수학자대회(ICM)에서도 논의될 전망이다. 선언문은 AI가 수학에 가하는 위협으로 그럴듯하지만 틀린 증명, 어트리뷰션 침해, 출판 시스템 왜곡, 조기 홍보에 따른 동료심사 우회, 연구 의제의 산업 편향을 꼽았다.
촉발된 배경
이번 움직임은 오픈AI가 ‘평면 단위 거리 문제(unit distance problem)’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발표한 직후 나왔다. 오픈AI는 이 문제가 1946년 폴 에르되시가 제기한 80년 가까운 난제라고 설명했고, 자사 모델이 기존의 통념을 뒤집는 새로운 구성들을 찾았다고 밝혔다. 다만 이 성과는 인간 연구자들의 검증과 보완이 뒤따른 사례였고, 그 과정에서 “AI의 자율적 해결”을 둘러싼 과장 우려도 커졌다. 선언문이 상업적 발표 방식과 비공식 홍보가 학문적 기준을 흔들 수 있다고 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왜 문제인가
수학은 결과가 맞느냐 못 맞느냐를 넘어, 왜 맞는지를 증명하는 학문이다. 그런데 AI는 그럴듯하지만 신뢰하기 어려운 논증을 대량 생산할 수 있어, 심사자들이 오류를 걸러내는 부담이 커진다. 또한 대형 모델은 기존 논문과 공개 자료를 학습하면서도 인간 연구자의 공헌을 제대로 인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학문적 보상 체계를 흐릴 수 있다. 여기에 유료 AI 도구 접근성 격차가 더해지면, 연구 환경 자체가 불공정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시된 해법
선언문은 AI 사용 중단을 요구하지 않는다. 대신 연구자는 AI 사용 사실을 공개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인간이 끝까지 져야 하며, 출처 표기를 더 엄격히 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학술지와 기관에는 AI 보조 결과에 대한 명확한 출판 지침과 엄정한 심사 기준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정부에는 AI 산업 규제와 공공 컴퓨팅 인프라 투자, 그리고 정책 설계 시 기업 보도자료보다 수학자와의 직접 협의를 요구했다.
확장되는 윤리 논쟁
선언문은 수학이 AI 개발의 시험장으로 쓰이는 현실도 경고했다. 정리 증명과 형식 검증은 모델 훈련용 데이터로 매력적이며, 이렇게 만들어진 기술이 전쟁, 감시, 민주주의 훼손 같은 용도로 상업화될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결국 쟁점은 AI의 유용성이 아니라, 그 유용성이 학문의 규범과 공공성을 잠식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느냐는 데 있다. 수학계가 이번 선언을 통해 던진 메시지는 명확하다. AI는 도구일 수는 있어도, 증명과 판단의 주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