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LG전자가 공식 유튜브 ‘숏폼’ 영상에 남성 비하 상징으로 논란이 돼 온 ‘집게손가락’ 제스처를 반복 노출했다가, 비판이 커지자 영상을 삭제했다. 하지만 사과와 설명을 내놓지 않으면서 GS리테일 남혐 포스터 사태를 연상시키는 ‘2차 위기’로 번지고 있다.
LG 공식 채널에 등장한 ‘집게손가락’
LG전자가 논란의 중심에 선 영상은 ‘무급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설명하는 공식 유튜브 숏폼 콘텐츠다. 설거지·빨래·청소 등 가사노동의 연간 가치를 582조원,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23%로 제시하며 “우리나라 경제의 약 4분의 1이 집 안에서 돌아간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그런데 이 영상 곳곳에서 엄지와 검지를 좁게 오므린 ‘집게손가락’ 제스처가 그래프와 LG 씽큐(ThinQ) 로고, 제품 설명 장면 옆에 반복적으로 노출돼 논란이 촉발됐다.
‘집게손’이 촉발한 남성 혐오 프레이밍
‘집게손가락’은 극단적 페미니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국 남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작게 비하하는 상징으로 사용돼 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온 이미지다. 편의점 GS25(GS리테일) 캠핑 포스터에서 시작된 이른바 ‘집게손·메갈 논란’ 이후 나무위키 등에는 각종 광고·홍보물 속 유사 제스처 사례가 일종의 ‘디지털 아카이브’처럼 축적돼 있다. 이 때문에 네티즌들은 이번 LG전자 영상에 대해 “가사노동·페미니즘 메시지와 남성 비하 상징을 의도적으로 결합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GS리테일 ‘캠핑 포스터’가 남긴 교훈
2021년 GS리테일 편의점 브랜드 GS25의 캠핑 행사 포스터는 소시지 모양, 손가락 제스처, 텐트 문양 등 여러 요소가 남성 혐오 커뮤니티 상징과 닮았다는 논란으로 대형 위기관리 사례가 됐다. 당시 GS리테일은 디자인 담당자 징계, 마케팅 팀장 해임, 상무급 보직 해임 등 인사 조치를 단행하고 사과문을 발표하는 ‘고강도 신속 대응’으로 확산을 차단하려 했다.
그럼에도 해당 사태는 온라인에서 ‘기업 이미지를 훼손한 남혐 상징 사례’의 대표적 전례로 남아, 이후 유사 논란이 발생할 때마다 비교의 기준점이 되고 있다.
LG전자의 반복된 논란과 침묵의 리스크
LG전자의 ‘그 손가락’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2022년에는 LG전자 소셜 홍보 채널 ‘LiVE LG’의 시스템 에어컨 안내 콘텐츠에서 여성 캐릭터의 손 모양이 남혐 상징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회사가 이미지를 삭제한 전례가 있다.
이보다 앞서 2021년에는 영상가전 홍보 포스터에서 월계수 잎 문양과 여성 손 모양이 남혐 커뮤니티 상징과 겹친다는 비판이 제기돼 역시 이미지를 교체·삭제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이번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에서 동일 이미지 유형이 재차 등장했고, 회사가 영상만 ‘슬그머니’ 내린 채 사과문과 공식 설명을 내지 않으면서 “학습 효과가 전혀 없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소비자 반응과 불매 가능성
LG전자 영상이 삭제된 이후에도 다른 콘텐츠 댓글창에는 “삭제하고 담당자 징계나 재발 방지 대책은 없나”, “사과 없이 넘어가려 한다”, “평생 LG 가전제품 불매하겠다”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페미니즘에서 주장하는 내용을 대놓고 넣었다”, “공식 사과가 없으면 장기 불매로 간다”는 반응이 공유되며, 브랜드 호감도 하락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LG전자는 최근 마곡 사옥 흉기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의 ‘해고 통보·직장 괴롭힘’ 주장을 보도 이틀 만에 공식 입장으로 정면 반박하는 등, 다른 논란에는 비교적 신속히 대응해온 만큼 이번 ‘집게손’ 이슈에서의 침묵은 더욱 대비를 이룬다.
수치로 본 위기와 기업가치의 괴리
LG전자는 글로벌 가전·IT 기업으로서 매출과 이익 측면에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GS리테일 역시 남혐 포스터 사태 이후에도 숫자상으론 성장세를 유지했다. GS 사례는 남혐 이미지 논란이 단기적 매출 쇼크로 직결되진 않았지만, 장기적으로 기업 이미지와 소비자 감정의 ‘부채’로 남아 시간이 지날수록 브랜드 레벨에서 리스크가 누적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위기관리 관점에서 본 LG의 선택지
LG전자는 이번 사안에 대해 “해당 이미지는 해외에서 공용으로 사용되는 소스 이미지였고, 특정 커뮤니티 상징과의 연관성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용됐다”는 취지의 비공식 해명 기류가 업계에 전해지고 있다.
브랜딩 및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GS리테일, 각종 게임사·웹툰사 논란을 거치면서 ‘집게손 논란’이 이미 사회적 인지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몰랐다'는 설명만으로는 여론을 설득하기 어렵다"며 "특히 과거 남혐 의혹 이미지 삭제 전례, 최근 다른 사건에 대한 신속한 공식 입장 발표 사례까지 감안하면, 이번처럼 ‘삭제 후 침묵’ 전략을 택하는 것은 '논란이 잦아들기만 기다리는 소극적 방어'로 읽힐 수 있어 더 큰 문제다"고 지적했다.
남혐·여혐 상징의 ‘리터러시’가 된 브랜드 리스크
집게손, 월계수 잎, 특정 색조와 도형 조합 등은 이미 국내 온라인 문화에서 ‘남혐 상징’으로 과잉 해석되는 경향까지 보일 만큼 민감한 코드가 됐다. 글로벌 ESG 경영 기조 속에서 젠더 이슈는 단순한 홍보·커뮤니티 논란을 넘어, 브랜드 신뢰와 인재 채용, 투자자 평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LG전자가 반복되는 남혐 상징 논란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디자인 소스 검증 프로세스 강화’와 ‘젠더 감수성 가이드라인 마련’, ‘위기 발생 시 신속한 사과·설명 원칙’ 등을 명문화하는 체계적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