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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우주칼럼] 선저우 21호 승무원, 역대 최장 210일 만에 귀환…중국 유인우주 ‘위기 대응력’을 증명하다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선저우 21호 승무원 3명이 톈궁(天宮) 우주정거장에서 210일간의 임무를 마치고 지구로 귀환하면서, 중국 유인우주 개발사는 ‘위기 대응형 장기체류’라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

 

당초 6개월(약 180일)로 설계된 임무는 선저우 20호 우주선 창문 균열과 이에 따른 비상 발사라는 돌발 변수로 인해 약 한 달가량 연장됐고, 그 결과 중국 우주비행사 단일 팀 기준 최장 체류 기록이 경신됐다.

 

210일 체류, 중국 유인우주 새 기록

 

중국 유인우주국(CMSA)에 따르면, 선저우 21호 승무원 장루(Zhang Lu), 우페이(Wu Fei), 장훙장(Zhang Hongzhang)은 약 210일간 톈궁 우주정거장에 머문 뒤 현지 시각 29일 오후 8시 11분 내몽골 둥펑 착륙장에 귀환 캡슐로 무사 착륙했다. 이는 기존 중국 우주비행사 단일팀 최장 체류 기록인 204일(선저우 20호 귀환 지연 당시 기록)을 6일 경신한 수치다.

 

7개월 가까운 체류 기간 동안 선저우 21호 팀은 27개 우주 과학·응용 실험을 수행했고, 첫 포유류(생쥐) 우주 사육 실험 등 장기 체류 기반 생명과학 연구에 주력했다는 점에서 ‘양적 기록’과 ‘질적 내실’을 동시에 노린 임무였다.

 

선저우 21호는 발사에서도 기록을 남겼다. 2025년 10월 31일 간쑤성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창정(長征) 2F 로켓에 실려 발사된 뒤 약 3시간 30분 만에 톈궁의 톈허(天和) 핵심 모듈에 도킹해, 중국 유인우주선 역사상 최단 도킹 시간을 기록했다. 발사-도킹-장기체류-귀환까지 모든 단계에서 ‘시간’을 핵심 성과지표(KPI)로 내세운 셈이다.

 

‘창문 균열’이 불러온 첫 비상 발사

 

이번 임무의 가장 큰 변수는 선저우 20호 귀환선에서 발생한 창문 균열이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선저우 20호는 우주 미세 파편과의 충돌이 의심되는 정황 속에서 창유리 균열 문제가 발생했고, 당초 귀환은 약 9일간 연기됐다. 이에 중국 유인우주 공정은 사상 첫 ‘비상 발사(emergency launch)’ 결정을 내리고, 예비로 대기하던 창정 2F 야오-22 로켓과 선저우 22호 우주선을 가동해 16일간의 긴급 발사 프로세스를 수행했다.

 

선저우 22호는 2025년 11월 25일 낮 12시 11분(현지시간) 무인 상태로 발사됐으며, 약 600kg 규모의 식량·의약품과 함께 선저우 20호 창문 균열 처리를 위한 장비를 탑재했다. 중국은 선저우 12호 임무부터 ‘1발사 1예비’ 순환 백업 방식을 도입해, 돌발 상황 시 예비 발사체와 우주선을 즉시 구조 임무에 전환하는 체계를 갖춰 왔다. 이번 선저우 22호 비상 발사는 이 체계가 실제로 작동한 첫 사례로, 톈궁의 안전성을 우려하던 국제사회에 ‘리던던시 시스템이 실전 검증됐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결국 선저우 21호 승무원은 자신들이 타고 올라간 우주선(선저우 21호)이 아니라, 비상 발사된 선저우 22호 귀환 캡슐을 이용해 지구로 돌아오는 이례적인 ‘승선-귀환 분리’ 시나리오를 경험하게 됐다. AP통신과 PBS 등은 당시 선저우 22호 발사를 두고 “우주선 고장으로 우주정거장에 발이 묶인 우주비행사들을 구조하기 위한 조치”라고 보도하며, 중국의 위기 대응 역량을 주목했다.

 

선저우 23호와 ‘1년 체류’ 프로젝트의 시작

 

선저우 21호 귀환과 동시에 톈궁은 다음 단계 실험인 ‘1년 체류 프로젝트’로 곧바로 넘어간다. 선저우 21호 승무원은 귀환 전날, 후속 임무인 선저우 23호 승무원과 인수인계 행사를 마치고 우주정거장 지휘권을 공식 이양했다. 선저우 23호는 2026년 5월 24일 밤 11시 8분(현지시간)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발사돼 약 20분 만에 로켓과 분리, 예정 궤도에 진입한 뒤 발사 다음날 새벽 2시 45분경 톈궁과 도킹에 성공했다.

 

선저우 23호 승무원 구성도 상징성이 크다. 지휘관 주양주(Zhu Yangzhu)와 장즈위안(Zhang Zhiyuan)에 더해, 홍콩 출신 탑재체 전문가 라이 카잉(Lai Ka-ying·중국식 표기 리자잉)이 합류해, 홍콩 특별행정구 출신 최초의 우주비행사라는 ‘정치·사회적’ 기록을 세웠다. 홍콩 경찰에서 컴퓨터 포렌식 전문가로 근무하던 라이 박사는 2022년 중국 4기 예비 우주인 선발에서 탑재체 전문가로 선발된 이후 약 4년간 훈련을 거쳐 이번 임무에 투입됐다.

 

중국 유인우주국은 선저우 23호 승무원 3명 가운데 1명이 약 1년간 톈궁에 장기 체류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는 기존 선저우 임무의 평균 체류 기간(약 6개월)의 두 배에 해당한다. 동시에 이번 임무를 통해 우주 생명과학, 우주 재료, 미세중력 유체물리, 우주의학, 우주 신기술 등 100여 개 과학·응용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2030년 이전 유인 달 착륙이라는 국가 목표 달성을 위한 ‘장기 체류·장거리지원’ 기술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지속 운용’ 단계로 접어든 중국식 우주정거장 전략


선저우 21호의 210일 체류와 비상 상황 속 귀환, 그리고 선저우 23호를 통한 1년 체류 실험 시작은, 톈궁이 ‘건설 단계’에서 ‘지속 상시 운용 단계’로 넘어갔음을 시사한다. 선저우 21호는 발사(2025년 10월 31일), 도킹(발사 약 3시간 반 후), 우주 유영(최소 3차례 수행 보도), 장기 체류(210일), 비상 귀환선 활용 귀환이라는 풀 사이클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중국 유인우주 프로그램의 운용 매뉴얼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됐다.

 

또 하나 눈여겨볼 부분은 ‘지역·정치적 상징성’이다. 홍콩 출신 첫 우주비행사를 태운 선저우 23호가 선저우 21호와의 교대 임무를 통해 톈궁 운영에 직접 참여하면서, 중국은 우주정책을 국가 통합·국제 이미지 전략과 접목시키고 있다. 미·중 우주 패권 경쟁 국면에서 중국은 ‘독자 우주정거장 + 장기체류 + 지역 다양성 참여’라는 조합을 통해 미국의 ISS(국제우주정거장) 이후 시대에 대비한 독자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읽힌다.

 

이번 210일 기록은 단순한 숫자 경쟁을 넘어, 우주 쓰레기와 미세 파편 충돌이라는 새로운 리스크 환경에서 비상 발사와 예비 우주선 운용 체계를 현실적으로 시험했다는 점에 의미가 크다. 선저우 21호가 보여준 ‘위기 연장 미션’의 경험은 향후 중국의 유인 달 궤도 정거장 건설, 장기 달 기지 운영, 더 나아가 화성 유인 탐사 시나리오까지 확장 가능한 데이터베이스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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