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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구글 제로는 없다?”…피차이의 반박과 숫자로 본 ‘제로 클릭 시대’의 진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구글 순다르 피차이 CEO가 “구글 검색이 퍼블리셔 트래픽을 ‘제로’로 만들 것”이라는 우려에 정면으로 반박했지만, 국내외 데이터는 이미 검색 트래픽 구조가 근본적으로 뒤집히고 있음을 보여준다. AI가 붙은 검색량은 폭증하는데, 정작 웹사이트로 이어지는 클릭은 줄어드는 이른바 ‘제로 클릭(Zero-click)·구글 제로’ 불안이 통계로 확인되는 국면이다.

 

피차이의 반론, “구글은 여전히 웹으로 연결한다”


더 버지(Decoder)와의 인터뷰에서 순다르 피차이는 콘데 나스트 CEO 로저 린치의 ‘구글 제로’ 시나리오에 대해 “그처럼 상징적인 퍼블리셔의 사업 전략을 내가 규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구글이 오픈 웹으로의 트래픽 전송을 중단할 것이라는 전제에는 강하게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지난 수년간 그런 일은 없었다”며 “우리는 사용자 기대를 만족시키는 동시에 웹에 있는 콘텐츠와 사용자를 연결하는 데 매우 헌신적”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은 자사 AI 개요(AI Overviews)가 클릭률을 높이고, 기존보다 더 다양한 사이트로 트래픽을 분산시키고 있다는 내부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인용해 왔다. 또 색인된 웹 페이지 수가 2년 사이 45% 증가했다는 자사 통계를 근거로 “웹 생태계는 여전히 건강하다”는 메시지를 내세운다. 요약하면, 구글의 공식 입장은 “AI 검색은 웹을 잠식하기보다 확장한다”는 서사다.

 

“검색은 없어졌다 생각하라”…콘데 나스트의 ‘구글 제로’ 시나리오


반면 퍼블리셔들의 체감은 다르다. 콘데 나스트 CEO 로저 린치는 올해 초 TBPN 인터뷰에서 “매년 검색 트래픽이 내부 예측보다 더 크게 감소했고, 그래서 작년에는 ‘검색은 없다고 가정하라’고 각 브랜드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콘데 나스트는 Vogue, Vanity Fair 등을 보유한 글로벌 메이저 출판사로, 린치는 실제로 검색 트래픽이 ‘완전한 제로’가 아닌 전체 트래픽의 한 자릿수 비율 수준에서 안착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 발언 이후 “구글 제로(Google Zero)”라는 신조어는 전 세계 미디어 산업에서 하나의 공포 시나리오로 확산됐다. 특히 2026년 구글 I/O에서 구글이 검색 결과를 “링크 목록”이 아닌 “대화형 AI 어시스턴트”로 재편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퍼블리셔 링크는 포브스가 표현한 대로 “단순한 각주”로 밀려나는 구조가 가시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콘데 나스트의 검색 유입은 내부 예측을 밑돌며 3년 연속 감소했고,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는 글로벌 미디어 그룹도 적지 않다.

 

숫자가 말하는 변화…검색은 늘고, 클릭은 줄었다


국내외 데이터는 피차이의 ‘낙관론’과 퍼블리셔의 ‘위기론’ 중 어느 쪽 손을 들어줄까. 먼저 검색량 측면에서 보면 구글의 AI 전환 이후 검색 자체는 오히려 폭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브런치에 실린 한 데이터 분석 글에 따르면, 구글이 처리하는 일일 평균 검색량은 2024년 약 83억 건에서 2025년 136억 건으로 64% 증가했고, 2026년에는 164억 건(전년 대비 21% 증가)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연간 총검색량도 2024년 3조 건에서 2025년 5조 건, 2026년 5.9조 건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문제는 ‘검색 이후’다. 같은 분석은 “AI 검색 개요가 제공되기 시작하면서 검색 이후 다른 사이트로 이동하는 클릭이 오히려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사용자는 더 많이 검색하지만, 답변을 AI 개요 안에서 소비하면서 외부 웹사이트로 나가지 않는 ‘제로 클릭’·디커플링(decoupling)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검색량 증가”라는 구글의 통계는 사실일 수 있지만, 퍼블리셔 입장에서 핵심인 “클릭을 통한 트래픽”은 감소하고 있다는 지적과 충돌한다.

 

글로벌 검색 엔진 트래픽 5%↓, 언론사 유입 최대 25%↓


웹 트래픽 분석업체 시밀러웹(Similarweb)이 집계한 전 세계 검색 엔진 기반 트래픽 데이터도 비슷한 그림을 그린다. ITWorld에 따르면, 2024년 6월부터 2025년 6월까지 1년 동안 전 세계 검색 엔진 기반 트래픽은 5% 감소했다. 전체 수치로 보면 5%포인트에 불과해 보이지만, AI 검색 도입 이후 불과 1년 만의 변화라는 점, 그리고 검색 엔진이 여전히 인터넷 트래픽의 핵심 관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감소폭이라는 평가다.

 

세부 업종별로는 과학, 교육, 건강(헬스케어) 분야 사이트가 특히 큰 타격을 입었고, 일부 사이트는 2024~2025년 사이 구글로부터 유입되는 방문자가 30~40% 줄었다고 호소했다. 뉴욕타임스·콘데 나스트·복스(Vox) 등이 참여한 콘텐츠 기업 협회 DCN(Digital Content Next)의 조사에서도, 2024년 5~6월 두 달 사이 검색 기반 유입이 최대 25% 감소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미국 콘텐츠 그룹 피플사(PEOPLE, 트래블+레저, 인베스토피디아 보유)의 닐 보겔 CEO는 “AI 이전에는 트래픽의 60% 이상이 구글에서 왔지만, 지금은 30%대 중반으로 떨어졌다”며 “구글이 우리 콘텐츠를 가져다가 우리와 경쟁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 발언은 퍼블리셔들이 느끼는 ‘구글 제로’의 정서적·경제적 무게를 압축하는 사례로 읽힌다.

 

한국 시장의 시그널 '검색의 시대는 끝났다’는 경고


국내에서도 “검색의 시대는 끝났다”는 식의 분석이 등장하고 있다. 최신 웹 트래픽 데이터에서 구글의 전통적 검색 쿼리 점유율은 2023년을 정점으로 하락세에 들어섰고, 정보 탐색·뉴스 소비 영역에서 특히 감소폭이 크다. 대신 AI 챗봇·요약형 서비스·플랫폼 내 검색(쇼핑·SNS 등)이 사용자 주의를 나누면서, “검색 엔진 → 링크 → 개별 사이트”라는 20년 된 기본 경로가 약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콘텐츠 마케팅 업계에서도 ‘콘텐츠 디케이(Content decay)’ 문제가 빈번히 거론된다. 브런치에 실린 한 실무 글은 “페이지의 자연 검색 트래픽과 순위가 시간이 지나며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을 콘텐츠 디케이로 정의하며, Ahrefs 데이터에서 ‘Declining’ 트래픽 페이지를 추출했을 때 상당수 페이지가 AI 요약·포털 검색 UI 개편 이후 급격한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역시 개별 콘텐츠의 품질 문제를 넘어, 검색 환경 구조 변화의 영향을 시사한다.

 

‘구글 제로’는 과장인가, 구조적 리스크인가


피차이가 지적하듯, “구글이 의도적으로 오픈 웹으로의 트래픽을 끊고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과도한 음모론일 수 있다. 앞서 본 것처럼 전체 검색량은 늘고 있고, 구글이 색인하는 웹 페이지 수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웹을 죽인다”는 표현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 또한 DCN 조사에서도 검색 기반 유입 감소폭은 1~25% 범위로, 모든 퍼블리셔가 일괄적으로 ‘제로에 수렴’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퍼블리셔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절대 제로’가 아니라 ‘경제 모델이 성립하느냐’는 임계점이다. 콘데 나스트가 “검색은 없다고 가정하라”고 주문한 이유도, 실제 트래픽이 0이 될 것이라서가 아니라 검색 비중이 한 자릿수로 떨어질 경우 기존 광고·구독 모델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밀러웹의 5% 감소, DCN의 최대 25% 감소, 일부 사이트의 30~40% 감소 수치는 “구글 제로”라는 표현이 비유적 과장이기는 해도, 구조적 리스크를 가리키는 현실적 은유임을 보여준다.

 

AI 검색이 정보 소비의 기본 인터페이스로 자리 잡으면서, 사용자-검색엔진-퍼블리셔로 이어지던 ‘개방형 링크 구조’는 AI-사용자 사이의 ‘폐쇄형 대화 인터페이스’로 대체되고 있다. 피차이가 반복해서 강조하는 “우리는 여전히 웹으로 연결한다”는 메시지는 사실일 수 있지만, 퍼블리셔가 체감하는 것은 “연결의 양·질·경제적 가치가 동시에 떨어지고 있다”는 현실이라는 점에서 양측의 인식 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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