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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CEO혜윰] 최태원의 AI 인재론 "4가지 근육 갖춘 제너럴리스트"…AI Nation, 3S(Speed·Scale·Safety) 필요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이 KBS 다큐멘터리 특강에서 AI 시대 인재상의 변화와 국가 차원의 AI 전략 등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인재의 정의, ‘스페셜리스트→제너럴리스트’로 축 이동


최태원 회장의 기본 전제는 “생산의 중심이 ‘상품(product)’에서 ‘지능(intelligence)’으로 이동하면서, 산업화 시대에 맞춰 설계된 인재의 정의가 AI 시대에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진단이다. 그는 현재를 인간이 질문하면 답을 내놓는 ‘리즈닝(Reasoning) AI’의 시기, 앞으로 5년 안을 인간 지시 없이 스스로 판단·실행하는 ‘에이전틱(Agentic) AI’의 본격 도래기로 구분했다.

 

이 지점에서 최 회장은 특정 분야의 지식·기술만 깊게 파고드는 스페셜리스트보다, 인간과 AI를 함께 엮어 새로운 시스템·사회 구조를 설계할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형 인재가 더 중요해진다고 강조한다. 이미 글로벌 빅테크의 AI 개발 속도는 상당수 전문 영역에서 인간의 ‘지식 노동’을 대체할 수준에 근접하고 있고, 이런 환경에서는 “지식을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고 AI를 적절히 배치해 해결하는 사람”이 더 큰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AGI가 가져올 ‘능력 격차 축소’ 논리

 

흥미로운 대목은 범용인공지능(AGI) 도래 이후의 인간 능력 격차에 대한 그의 해석이다. 최 회장은 단순한 비유를 통해, 현재 두 사람의 능력이 10과 100이라면 10배 격차지만, AGI가 모든 인간에게 공통으로 1,000 수준의 능력을 얹어주는 시대에는 1,010과 1,100이 되어 상대적 격차가 9% 수준으로 축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논리는 “지식·정보 접근성”이 극적으로 평준화되는 AI 환경에서는 ‘얼마나 많이 아느냐’보다 ‘무엇을 위해, 어떻게 쓰느냐’가 더 본질적인 경쟁 요인이 된다는 주장과 맞닿아 있다.

 

‘4가지 근육’ 위에 세운 인간 경쟁력론


최 회장이 이번 강연에서 새롭게 정리한 개인 역량 프레임은 ‘4가지 근육’이다.

 

▲생각 근육(Thinking muscle): 지식을 빠르게 습득하고 시험을 잘 치르는 역량은 AI가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스스로 묻는 힘”을 핵심으로 둔다. 이는 그가 2024년 고등교육재단 콘퍼런스에서 제시했던 ‘좌표 설정 능력’과 ‘디자인 능력’(상황 정의·자원 배분·문제 해결)을 확장·재정리한 개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적응 근육(Adaptation muscle): AI 발전 속도가 개인·조직이 학습하고 규범을 만드는 속도를 앞지르는 환경에서, ‘한 번의 선택과 실패’에 매몰되지 않고 여러 번 진로·전략을 바꾸며 다시 설계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공감 근육(Empathy muscle): 현재의 생성형 AI는 언어·이미지 수준에서 공감하는 듯한 표현을 만들어내지만, 실제 정서·윤리적 맥락을 체험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에는 근본적 한계가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최 회장은 AI의 공감능력이 “상당히 제한된다”고 규정하며, 인간만이 제공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공감·신뢰 형성이 향후 조직 리더십과 서비스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된다고 본다.

 

▲바디 스킬(Body skill): 음악·미술·스포츠 등 신체 활동을 통해 창출되는 즐거움과 위로는 로봇·AI로 완전 대체되기 어렵다는 인식에서, 인간의 신체성에 기반한 노동·예술의 가치를 재평가한다. 이 부분은 ‘디지털·AI 시대일수록 오히려 아날로그 감성·경험경제의 프리미엄이 커진다’는 글로벌 서비스업 트렌드와도 방향성이 맞는다.

 

멀티잡·N잡의 일상화 전망


AI가 반복·정형 업무를 흡수하면서, 하나의 직무에 종일 매달리는 ‘9 to 6’ 근무 방식과 일 직무·일 직업 구조는 점차 해체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최 회장은 여러 역할과 일을 동시에 수행하는 ‘멀티잡(N잡)’ 형태의 노동이 보다 보편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컨설팅사와 국제기구들도 AI 자동화로 사무·백오피스·코딩·법률·의료 보조 영역의 직무 구조가 재편되고, 플랫폼 기반 파트타임·프로젝트형 노동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가전략 프레임… ‘AI Nation’과 3S


개인 인재론과 별개로, 국가 차원의 AI 전략으로 그는 ‘AI Nation’이라는 키워드를 꺼내 들었다. AI 경쟁력을 갖춘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조건으로는 스피드(Speed), 스케일(Scale), 세이프티(Safety) 등 ‘3S’를 제시했다.

 

▲Speed: 미국·중국·유럽이 거대 언어모델(LLM), HBM(고대역폭메모리), AI 데이터센터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상황에서, 기술·인프라·제도 정비 속도에서 뒤처지면 시장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현실 인식이다.

 

▲Scale: 최 회장은 AI를 “산업 인프라”로 규정하며, 대규모 GPU·HBM·전력·네트워크를 통합한 ‘AI 팩토리’급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국가는 AI 경쟁에서 구조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해 왔다. SK하이닉스가 글로벌 HBM 공급을 확대하고, 그룹 차원에서 AI 클러스터 구축에 나서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소개된다.

 

▲Safety: 실리콘밸리에서도 ‘속도 vs 안전’을 둘러싼 논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오픈AI·앤트로픽·딥마인드 등 선도 기업들이 AI 윤리·안정성 확보를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전을 3S의 한 축으로 둔 것은 글로벌 흐름과도 부합한다. 최 회장은 국민이 안심하고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제도·사회적 합의 기반을 동시에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Factory·AI for All·AI City 구상


최 회장이 제시한 ‘AI Nation’ 구현 수단은 크게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우선 AI Factory(에이아이 공장)이다. 산업화 시대의 상품 공장처럼, AI 시대에는 AI 모델·서비스를 대량 생산·학습·배포하는 AI 팩토리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 인프라가 된다는 구상이다. 이는 대규모 GPU 클러스터, HBM 중심 메모리 공급, 차세대 통신·전력 인프라를 결합한 ‘AI 생산 기지’ 개념으로, SK그룹이 AI 서밋 등에서 언급해온 전략과 연결된다.

 

둘째는 AI for All(모두를 위한 AI)개념이다. AI 활용이 일부 빅테크·연구기관에 국한되지 않고, 교육·행정·헬스케어·중소기업·소상공인까지 생활 밀착형 에이전트 AI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비전이다. 이는 정부·지자체·교육기관을 통한 공공 AI 서비스, 중소기업 대상 AI 바우처·인프라 지원 정책 등으로 구체화될 수 있다.

 

셋째는 AI City(실험도시)이다. 특정 도시를 ‘AI 샌드박스’로 지정해, 새로운 기술·제도·교육·행정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실험하자는 제안이다. 완벽한 제도를 갖출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전문가에게 자율성을 주고 실제 산업·교육·행정에 AI를 적용해보며 규범을 축적하자는 취지로 설명된다.

 

교육·사회 시스템의 ‘동시 리빌딩’ 요구


최 회장은 “AI 인재는 공대생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못박는다. 의대 쏠림 현상에 대해 “의대에 대한 인식이 틀렸다기보다는, 공대·과학기술 분야 역시 충분히 매력적이고 가치 있는 선택지라는 점을 학교와 사회가 적극적으로 설명·설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교를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이 아니라 “AI와 공존하는 방식을 실험하는 플랫폼”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AGI 전환기를 버텨내기 위해서는 국내 엔지니어 양성과 동시에 해외 인재 유치가 필수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국가 차원의 이민·교육·노동 정책을 패키지로 재설계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지식인’이 아닌 ‘해결사’ 인재상으로의 전환


최태원의 AI 인재론은 일관되게 ‘지식형 인재’에서 ‘문제 해결형 인재’로의 전환을 지향한다. 그는 과거부터 미래 인재의 자질로 자신의 입체적 위치를 파악하는 ‘좌표 설정 능력’, 주어진 상황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필요한 자원을 적재적소에 배분하는 ‘디자인 능력’을 강조해왔다.

 

최태원 회장이 제시한 ‘4가지 근육’과 ‘제너럴리스트’라는 키워드는 그 연장선상의 재브랜딩에 가깝다. 지식을 많이 아는 ‘지식인’보다, AI를 포함한 다양한 자원을 설계·조합해 문제를 풀어내는 ‘해결사’가 더 높은 경제적 보상을 받을 것이라게 그의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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