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2032년, 인류가 처음으로 ‘달 신도시’에 상주하는 시대가 열린다는 청사진이 공개됐다. 그러나 서울과 맞먹는 면적을 자랑하는 이 ‘대도시급’ 기지는 초고밀 아파트 숲이 아닌, 1㎞ 이상 간격을 둔 저밀·분산형 인프라 도시라는 점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도시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서울급’ 혹은 그보다 큰 달 기지 구상
미 항공우주국(NASA)은 5월 워싱턴 D.C. 본부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고, 2032년부터 달 남극에 인류 상주가 가능한 대도시급 규모 기지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카를로스 가르시아-갈란 NASA 달 기지 프로그램 책임자는 “우리는 ‘수백 제곱마일’ 규모의 달 기지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1제곱마일은 약 2.6㎢로 환산된다. 이 발언대로라면 기지 면적은 최소 ‘수백㎢’에서 많게는 ‘수천㎢’로, 605㎢인 서울시 전체 면적과 비슷하거나 이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 프로젝트는 아르테미스(Artemis)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과 연계된 장기 거주 인프라 구상으로, 단순 탐사 캠프를 넘어 화성·심우주 탐사의 전초기지 역할까지 염두에 둔 종합 기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주요 언론들은 “달에 인류 최초 상주 거점” “달 신도시”라는 표현으로 NASA의 방향 전환을 짚으며, 향후 7~10년을 ‘달 도시 건설의 시간표’로 제시한 바 있다.
3단계 로드맵과 2032년 상주 시나리오
NASA와 주요 외신·국내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달 기지 건설은 대체로 3단계 로드맵으로 제시된다. ▲1단계(2020년대 후반~2029년): 소형 로봇 착륙선, 탐사 장비, 드론 등을 활용해 달 남극의 지형·자원·환경을 정밀 조사하고 통신·전력 등 핵심 기술을 검증한다.
▲2단계(2029~2032년): 화물 운송을 본격화하고, 우주비행사가 일정 기간 체류할 수 있는 ‘반(半)거주형’ 인프라와 초기 운영 능력을 구축한다. ▲3단계(2032년 이후): 정기 교대 방식으로 사람이 계속 상주하는 상주형 기지를 운영하며, 거주 모듈·이동 차량·핵(원자력) 발전소·전력망·물류·통신 시스템을 갖춘 ‘영구 기반’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글로벌 매체들은 “올해부터 세 차례 무인 탐사 임무를 추진해 2029년까지 화물을 운송하고, 이후 3년 동안 시설을 구축해 2032년부터 인류 상주를 목표로 한다”고 구체적인 일정까지 전했다. 또 다른 보도에선 NASA가 달 기지를 수송·로봇·물류·통신·거주·전력·이동성 등 7개의 핵심 시스템으로 설계해, 도시급 ‘문 베이스(Moon Base)’로 단계적 확장하는 계획을 공식 공개했다고 전했다.
왜 ‘빽빽한 도시’가 아닌가
이번 브리핑과 언론보도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도시급 면적’과 ‘도시 이미지’의 간극이다. 거주용 건물, 원자력(핵) 시스템, 우주선 공항(스페이스포트) 등 주요 시설을 서로 1㎞ 이상 띄어 배치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초고밀 대도시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는 달 표면 환경과 안전 규정 때문이다. 달 남극은 극단적인 온도 차, 미세 운석 충돌, 방사선 등 위험 요소가 많은 데다, 핵 발전소와 추진기관을 사용하는 우주선 공항 주변에는 방호·완충 공간이 필수적이다. 그 결과, 전체 면적은 서울 이상이지만, 실제 건축물과 핵심 인프라는 섬처럼 듬성듬성 박힌 저밀 분산형 구조가 된다.
서울의 인구밀도(약 1,500만명 내외 생활권과 수십 층 고밀 건물)를 떠올리면 ‘도시급’이라는 표현은 주로 면적 기준의 비유일 뿐, 인구와 스카이라인 측면에서는 전혀 다른 유형의 ‘도시’가 되는 셈이다.
‘우주 패권’과 상징성, 그리고 현실성 논쟁
이번 발표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미국이 중국·러시아 등 경쟁국보다 최소 3년 앞서 달 남극 상주 기지를 목표로 하는 ‘우주 패권 승부수’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NASA의 도시급 달 기지 계획이 “다시는 달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며, 심우주 탐사와 우주 자원 확보 경쟁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약 200억달러(한화 약 30조원)를 투입해 7년간 주거지와 인프라를 조성하겠다는 NASA의 구상에 대해, 일부 외신과 전문가들은 예산·기술·정치 변수 등을 이유로 “실현 가능성 논쟁”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지적한다. 1960~70년대 아폴로 프로그램 이후 수차례 달·화성 계획이 바뀌어 온 전례를 감안하면, 2032년 달 신도시는 ‘확정된 미래’라기보다, 미국이 제시한 야심찬 우주 전략의 기준선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해석도 함께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