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주방용품 명가 'AMT·레벤호프·아사셀렉션·쿡웨어'를 운영하는 삼원무역(대표 장강동)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으나, 그 이면에는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 부채가 폭증하며 심각한 유동성 위기 시그널이 켜진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 자본금의 174배에 달하는 이익잉여금을 쌓아두고, 대주주 일가와 얽힌 수십억원대 특수관계자 대여금 등 사유화된 지배구조가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년도에 매입한 대규모 부동산을 1년 만에 되파는 등 본업인 주방용품 제조보다 자산 매각과 단기 금융투자에 치중하며 내부 통제와 경영 투명성에 심각한 경고등이 들어왔다.
4월 7일 2025년도 감사보고서(다산회계법인)에 따르면, 회사는 겉으로는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으나 내부적으로는 심각한 재무 불안정성과 지배구조 리스크를 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삼원무역은 독일 명품 쿡웨어 브랜드 'AMT'와 프리미엄 주방용품 '레벤호프(Lebenhoff)' 등을 국내에 유통·제조하는 기업으로, 2011년 설립 이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2025년도 재무제표를 정밀 분석한 결과, 급격히 불어난 단기 채무와 불투명한 특수관계자 자금 거래, 그리고 1인 지배구조에서 비롯된 도덕적 해이 우려가 기업의 장기 존속을 위협하는 핵심 페인포인트로 지목됐다.

최대 실적 뒤에 숨겨진 부채 폭탄, 1년 내 만기 '유동성 리스크' 급증
삼원무역의 2025년 매출액은 362억 1,095만원으로, 전년(308억 533만원) 대비 17.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76억 7,116만원을 기록해 전년(51억 6,274만원) 대비 48.6% 급증했으며, 당기순이익 역시 65억 7,355만원으로 전년(39억원) 대비 68.2% 늘어났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21.2%에 달해 동종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자랑했다.
그러나 이러한 '어닝 서프라이즈'의 이면에는 심각한 부채 구조의 왜곡이 자리 잡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삼원무역의 부채총계는 115억 2,403만원으로, 전년(131억 3,684만원) 대비 전체 수치는 감소한 것처럼 보인다.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는 "하지만 세부 내역을 보면 유동부채가 115억 2,403만원으로 전체 부채의 100%를 차지하고 있으며, 장기 부채인 비유동부채는 0원이다"면서 "이는 기존 기업은행으로부터 빌린 장기차입금 64억원 전체가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성장기부채'로 대체되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현재 삼원무역이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59억 5,911만원으로, 당장 올해 안에 상환해야 할 유동성장기부채(64억원)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기업의 단기 채무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은 151.1%로 수치상으로는 양호해 보이지만, 실제 자금의 제약 조건과 차입금 상환 압박을 고려하면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될 우려가 크다.

자본금의 174배 쌓아둔 이익잉여금, 대주주 배당은 '0.3%' 생색내기
삼원무역은 자본금 1억원으로 시작한 전형적인 폐쇄적 가족 기업이다. 지분 구조를 보면 대표이사인 장강동이 80.0%(16,000주), 친인척으로 추정되는 장상중이 20.0%(4,000주)를 보유해 사실상 100% 1인 및 가족 지배체제다.
이러한 지배구조 하에서 회사는 매년 막대한 순이익을 내며 174억 3,053만원에 달하는 엄청난 이익잉여금을 사내에 유보해 두었다. 자본금 대비 이익잉여금 비율이 무려 1만7430%에 육박한다. 특이한 점은 2025년 오너 가족들 주주들에게 지급된 배당금은 주당 937.5원, 총액 1,875만원에 불과했다. 당기순이익(65.7억원) 대비 배당성향은 단 0.29%에 그친 것이다.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들은 "회사의 현금이 부족한 것도 아니면서 형식적인 배당정책을 시행했다. 반면 삼원무역은 당기에 30억원 규모의 단기매매증권을 신규 취득하며 위험 자산 투자를 대폭 늘렸다"면서 "이 같은 행태는 주주 가치 제고나 기업 환원에는 극도로 인색하면서, 대규모 사내 유보금을 단기 금융상품 투자 등 엉뚱한 곳에 굴리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특수관계자 자금 거래와 대표이사 연대보증, 사유화된 경영 체제
더욱 심각한 리스크는 특수관계자와의 불투명한 자금 거래다. 삼원무역은 2025년 중 '기타특수관계자'에게 무려 13억 5,000만원을 신규 대여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 대주주 개인 회사나 특수관계인에게 무담보·저리로 자금을 대여해 주는 행위는 전형적인 '회사 자산의 사유화' 및 '터널링(터널을 뚫어 회사 자금을 빼돌리는 행위)'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반면, 회사는 자금이 부족할 때마다 대표이사 개인으로부터 연 4.6%의 이자율로 자금을 차입해 쓰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대표이사 장강동에 대한 차입금 잔액은 3,555만원이다.
또한 삼원무역이 시중은행으로부터 빌린 수십억원의 대출금에 대해 대표이사 개인의 연대보증 및 지급보증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대표이사 장강동은 하나은행(USD 480,000), 신한은행(1억 7,219만원), 국민은행(11억원) 등에 대해 개인 지급보증을 서고 있으며, 기업은행 차입금 64억원에 대해서도 연대보증을 제공 중이다.
이는 대주주 개인의 신용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기업 전체가 연쇄 부도 위기에 직면할 수 있는 치명적인 지배구조적 약점이다.

본업보다 부동산 투자? 석연치 않은 대규모 자산 매각과 판관비 폭증
삼원무역은 2024년(전기)에 토지 33.7억원, 건물 14.3억원 등 총 48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형자산을 취득하며 부동산 투자를 단행했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인 2025년에 토지 일부(장부가 8.1억원)와 건물 일부(장부가 3.3억원)를 되팔았다. 이 과정에서 6억 1,163만원의 유형자산처분이익을 올렸으나, 주방용품 제조라는 본업의 정체성과 무관하게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부동산 투기에 회사 자금을 동원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경영 효율성을 나타내는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도 통제 불능 상태로 치솟았다. 2025년 판관비는 33억 2,803만원으로 전년(23억 2,145만원) 대비 43.4% 급증했다. 특히 세부 항목 중 급여비는 12억 3,926만원으로 전년(4억 2,436만원) 대비 무려 192.0% 폭증했다.
지급수수료 역시 8억 6,945만원으로 전년(2억 7,614만원) 대비 214.9% 급증했으며, 광고선전비는 1억 828만원으로 전년(784만원) 대비 1,281.8%라는 비상식적인 폭증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급여비와 지급수수료의 급격한 비용 팽창은 매출 증가율(17.5%)을 압도하는 것으로, 대주주 일가 및 주요 경영진에 대한 과도한 급여 책정이나 불투명한 수수료 지급 등 도덕적 해이(Moral Hazard)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는 "삼원무역은 겉으로는 20%가 넘는 경이적인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화려한 성장을 구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64억원에 달하는 장기차입금 전체가 유동성 부채로 전환되어 당장 올해 안에 상환해야 하는 일촉즉발의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자본금의 174배가 넘는 174억원의 이익잉여금을 쌓아두고도 주주 배당에는 고작 1,875만원만 쓰면서, 정작 정체불명의 특수관계인에게는 13.5억원이라는 거액을 대여해 준 것은 경영 투명성과 지배구조의 심각한 왜곡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또 "본업인 주방용품 제조와 무관한 단기 부동산 매매와 30억원 규모의 단기 금융상품 투자에 한눈을 파는 사이, 판관비 내 급여가 192%나 폭증한 것은 대주주 1인 지배체제하에서 내부 견제 장치가 완전히 상실되었음을 방증하는 뼈아픈 페인포인트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