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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건축

[지구칼럼] 개미는 어떻게 ‘작은 철학자’가 되었나…신화·우화에서 '베르베르' 문학까지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인간은 오래전부터 개미에게서 성실과 집요함, 때로는 군집의 두려움을 읽어왔다. 고대 격언에서 현대 베스트셀러 소설까지, 개미는 ‘작은 곤충’을 넘어 인간 문명을 비추는 문화적 거울로 기능해 왔다.

 

1. 고대 경전 속 개미…근면과 예지의 상징


서구·이슬람 전통에서 개미는 대표적인 근면의 상징으로 등장한다. 구약성서의 잠언은 “게으른 자여, 개미에게로 가서 그가 하는 것을 보고 지혜를 얻으라”고 적으며, 계절에 따라 먹이를 비축하는 개미의 행동을 예지와 준비성의 모델로 제시했다. 이솝 우화 ‘개미와 베짱이’ 역시 겨울을 대비한 개미의 성실성을 ‘미래를 대비하는 이성적 존재’로 그린다.

 

동아시아에서도 개미는 이중적이다. 작은 결점이 큰 화를 부른다는 “개미 구멍으로 둑이 무너진다”, 미약한 존재도 꾸준히 힘을 모으면 큰일을 이룬다는 “개미는 작아도 탑을 쌓는다” 같은 속담들이 그것이다. 민담과 한자 문화권의 ‘루의(螻蟻)’라는 표현은, 한편으로는 하찮은 존재, 다른 한편으로는 무시할 수 없는 집단을 동시에 가리킨다.

 

2. 베르베르 『개미』… 곤충 사회를 빌려 쓴 인류 문명 비평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개미』는 개미 사회를 통해 인간 문명을 비추는 대표적 ‘개미 문학’이다. 작품은 인간 세계와 개미 세계를 교차시키며, 개미 군체의 네트워크와 집단지성을 통해 인간 사회의 경쟁, 계급, 종(種) 중심주의를 비판적으로 재조명한다.

 

 

이화여대의 한 연구는 『개미』를 “세밀한 곤충 관찰에 기반한 과학적 근거 위에, 우주론·진화론을 아우르는 철학적 사유를 결합한 작품”으로 규정한다. 개미의 시점은 인간을 상대화하는 장치다. 위에서 내려다보던 인간의 시선을,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곤충의 시선으로 뒤집어 인간 문명이 얼마나 취약하고 폭력적일 수 있는지를 드러낸다.

 

3. 동서양 격언에 새겨진 개미의 메시지


페르시아 속담 “개미 떼가 모이면 사자도 이길 수 있다”는 집단행동의 힘을, 한국식 표현 “개미 메 나르듯”은 협동이 만들어내는 축적의 위력을 말한다. 이 속담에서 메는 한 번에 나르는 곡식의 양, 곧 벼·곡식의 한 짐을 뜻한다.  즉 개미가 자신보다 큰 곡식 알, 부스러기들을 여러 번에 나르듯, 사람도 돈이나 재산을 한 번에 크게 버는 것이 아니라, 작은 단위(메)씩 꾸준히 모아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속담에서 개미는 “땀 흘리는 재산(earned wealth)”의 상징으로, 혹은 “작은 균열을 방치하면 큰 재앙이 된다”는 시스템 리스크의 메타포로 활용된다.

 

결국 문화·신화·문학 속 개미는 세 가지 메시지를 반복한다. 작지만 끈질기게 축적하는 존재, 다수가 모여 거대한 힘을 발휘하는 존재, 그리고 문명이 방심할 때 그 균열을 먼저 드러내는 ‘미세 균열의 탐지자’다. 이 작은 곤충을 관찰하는 일은, 인간 사회를 비추는 철학적 거울을 들여다보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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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연구소] 도쿄 제친 서울, ‘세계 1위’의 비밀은 골목에 있었다…콘데나스트 트래블러, 서울>도쿄>프놈펜>상하이>시드니 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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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사회학] AI 기업이 강남에 카페를 연 이유…퍼플렉시티 ‘큐리어스’, 질문을 도시의 일상으로 옮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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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사회학] 50년 달린 잠수교, 보행전용교 변신…‘795m 한강 거실’의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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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사회학] 왜 고양이는 병원을 찾아왔을까…소아병동에 남을 그림, 기다림 곁에 놓일 위로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병원에서는 누구나 무언가를 기다린다. 자신의 이름이 불리기를, 검사 결과가 나오기를, 사랑하는 사람이 다시 일어나기를 기다린다. 그 기다림 속에서 사람은 자주 말이 없어진다. 위로가 필요하지만, 어떤 말도 쉽게 들어오지 않는 순간이 있다. 올가을 창원의 한 병원에 찾아오는 고양이들은 말을 걸지 않는다. 푸른 눈으로 올려다보고, 꽃 그늘에서 심술궂은 표정을 짓고, 벤치 위에서 쉬거나 숲속에서 서로 몸을 기댄다. 그림 앞에 선 사람에게 다가오라고 재촉하지도 않는다. 다만 저마다의 자리에서 관람객을 바라본다. 김주성 작가의 초대 개인전 「나는 고양이를 본다(I SEE CATS)」가 10월 19일부터 11월 28일까지 한양대학교 창원한마음병원에서 열린다. 병원 1층 로비 특별전시실에 회화 45점을 선보이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시는 소아과에서 치료받는 아이들에게 힘을 보태고 싶다는 작가의 뜻에서 출발했다. 작품 일부는 소아병동에 기증될 예정이다. 도록 첫머리에는 전시 제목과 짝을 이루는 문장이 적혀 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고양이가 나를 바라본다.’ 이 문장은 전시를 읽는 하나의 열쇠다. 처음에는 사람이 고양이를 구경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