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개미 사회는 완벽한 조화와 협력만으로 유지된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진화생물학과 사회행동 연구가 드러낸 개미의 민낯은 조금 다르다. 여왕 간 권력 다툼, 계급 간 갈등, 이익을 둘러싼 타협이 인간 사회 못지않게 치열하게 전개된다.
1. 여왕개미도 ‘권력 투쟁’을 한다
사회행동 진화 연구에 따르면, 일부 개미 종에서는 여왕개미들 사이에서 동맹·배신·합종연횡에 가까운 권력 투쟁이 관찰된다. 여러 여왕이 동시에 존재하는 군체에서는, 초기에는 협력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생식 성공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고, 결국 한 여왕만이 살아남는 사례가 반복 관측됐다.
이는 “군체의 이익을 위해 개인이 완전히 희생된다”는 기존 도식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장면이다. 개미 사회 역시 유전자 이익, 계급 간 이해관계가 얽힌 정치적 공간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2. ‘루의’에서 ‘개미 금탑’까지, 인간이 본 개미의 이중성
한국민족문화대백과는 개미가 전통적으로 “몸집이 작아 보잘것없지만, 부지런하고 성실한 존재”라는 양가적 이미지로 인식돼 왔다고 정리한다. 작은 사람이 큰일을 해낼 때 “개미가 절구통을 물고 나간다”, 근검절약을 의미할 때 “개미 금탑 모으듯 한다”는 표현이 사용된다.
중국 한자 문화권에서는 개미·땅강아지 등을 합쳐 ‘루의(螻蟻)’라 부르며, 미약한 존재를 상징했다. 그러나 현대 생태학은 이들 미물의 생태적 가치와 시스템 영향력을 수치로 증명해 내고 있다. 인간이 붙인 상징과 자연이 보여준 역할 사이의 간극이, 개미라는 렌즈를 통해 선명하게 드러난다.
3. 개미 정치학이 인간에게 던지는 질문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O. 윌슨은 개미 사회를 “협력과 갈등, 규칙과 일탈이 공존하는 고도로 조직된 시스템”으로 규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미 군체는 철저한 분업과 함께, 유전자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 발생하는 내적 갈등을 조정하는 메커니즘을 진화시켜 왔다.
이는 인간 사회의 정치·조직 운영에도 시사점을 준다. 완벽한 조화보다, 갈등을 제도화하고 조정하는 시스템이 장기적 안정성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개미집 안에서 벌어지는 축소판 정치학은, 인간 민주주의와 조직 거버넌스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자연의 모델하우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