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21 (화)

  • 구름많음동두천 24.6℃
  • 구름많음강릉 22.9℃
  • 서울 25.7℃
  • 흐림대전 26.2℃
  • 맑음대구 26.2℃
  • 맑음울산 25.5℃
  • 구름많음광주 27.2℃
  • 맑음부산 26.5℃
  • 흐림고창 26.7℃
  • 구름많음제주 28.3℃
  • 구름많음강화 26.7℃
  • 구름많음보은 24.0℃
  • 구름많음금산 24.8℃
  • 맑음강진군 26.6℃
  • 맑음경주시 22.7℃
  • 맑음거제 26.6℃
기상청 제공

공간·건축

[공간사회학] ‘트럼프 개선문’에 심지어 엘리베이터까지…파리 개선문 보다 높은 워싱턴 76m 기념비 '논란'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워싱턴 DC 입구에 250피트(약 76m) 높이의 초대형 ‘트럼프 개선문’이 세워지는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내부에 전망대까지 연결하는 엘리베이터 설치와 총 1억달러(약 1500억원)로 추산되는 건설비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링컨기념관 두 배, “ONE NATION UNDER GOD” 새긴 250피트 구조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5년 워싱턴 DC 서쪽 관문인 메모리얼 브리지와 알링턴국립묘지를 잇는 ‘메모리얼 서클’에 이른바 ‘미국 개선문(United States Triumphal Arch)’을 세우겠다는 구상을 공식화했다.

 

새 기념비는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을 본뜬 고전주의 양식으로, 높이 250피트(76.2m), 주 아치 개구부 높이 110피트, 폭 약 55피트 등으로 설계됐으며, 정면 상단에는 “ONE NATION UNDER GOD(하나님 아래 한 민족)”이라는 문구가 금박으로 새겨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계도에 따르면 개선문 상부에는 날개를 펼친 여신상과 독수리 조각상이 배치되고, 내부에는 관람객이 꼭대기 전망대까지 올라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와 계단, 보안 검색 공간, 상시 운영을 위한 설비실 등이 포함된다.

 

완공 시 높이 99피트(30m)에 불과한 링컨기념관보다 2.5배, 164피트(50m)인 파리 개선문보다 100피트 이상 높은 세계 최대 규모의 ‘승전의 문’이 되며, 워싱턴 기념탑(555피트)과 연방의회 의사당 돔 다음가는 상징적 스카이라인으로 떠오르게 된다.

 

건설비 1억달러…파리 개선문 물가 보정 비용의 10배


백악관은 공식 총사업비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워싱턴 정치권과 건축업계에서는 구조 규모와 고급 석재, 금장(金裝) 조각, 특수 엘리베이터·안전 설비 등을 감안할 때 최소 1억달러(약 1500억원) 안팎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19세기 초 930만 프랑의 예산으로 30여년에 걸쳐 완공된 파리 개선문 건설비를 오늘날 물가로 환산한 추정치(약 800만~1000만유로 수준)를 크게 상회하는 규모로, “역사상 가장 비싼 승전문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연방 예산이 아닌 민간 기부와 일부 공공기금을 섞는 혼합재원 방식”을 강조하며 재정 부담이 크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사업 승인 과정에서 제출된 자료에는 구체적인 모금 계획과 민간 출자 비율이 적시되지 않아 예산 투명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통령이 동시에 추진 중인 백악관 내 대형 볼룸(연회장) 건립과 연계해 “볼룸 예산을 쓰고 남는 돈을 개선문에 돌리겠다”고 언급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정치적 치적을 위한 쌍둥이 프로젝트’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세계 최대 개선문” 자부심 vs “전망대 겸 자아 기념비” 조롱


트럼프 대통령은 이 구조물을 미국 독립 250주년(1776~2026년)을 기념하는 상징적 랜드마크로 규정하며 “세계에서 가장 큰 개선문”이 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실제 설계대로라면 ‘아크 드 트리옴프’(164피트), 평양 개선문(197피트)을 모두 제치고, 국가 수도 관문에 세워지는 최대 규모의 개선문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하지만 미국 주요 언론과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이 프로젝트를 “전망대 기능을 갖춘 초대형 자아 기념비” “대통령 개인 브랜드를 도시 경관에 영구 각인시키려는 시도”라고 비판한다.

 

비평가들은 특히 상단에 올라서는 여신상이 뉴욕 자유의 여신상을 변주한 형상인데다, ‘ONE NATION UNDER GOD’ ‘LIBERTY AND JUSTICE FOR ALL’ 등 정치·종교적 메시지가 강조돼 “국가 통합의 상징이라기보다 특정 정치 지도자와 지지층의 이념을 시각화한 구조물”이라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시야 차단·환경 훼손·안전 리스크…소송과 반대 여론 99.5%


미국 독립전쟁·베트남전 참전 군인 단체와 도시경관 보존 단체들은 개선문이 건설될 메모리얼 서클이 “알링턴국립묘지와 링컨기념관, 워싱턴 기념탑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상징적 시야축”이라는 점을 들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브리태니커와 NPR, AP 등이 전한 바에 따르면 이들 단체는 “높이 250피트의 구조물이 들어설 경우, 링컨기념관 방향 주요 시선축이 가려지고, 국립묘지에서 바라본 워싱턴 스카이라인이 왜곡된다”는 이유로 연방법원에 공익소송을 제기했다.

 

미 연방 기념물·건축물 심의를 담당하는 미 예술위원회(Commission of Fine Arts)가 2026년 4월 실시한 공청회에는 600건이 넘는 시민 의견서가 제출됐는데, 이 가운데 99.5%가 반대 입장이었다는 사실이 위원회 회의록을 통해 공개됐다.

 

반대 의견에는 “대통령의 사적 브랜드 시설을 위해 국가 상징축을 훼손하는 일” “교통 혼잡·테러 표적 가능성 증가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안전 대책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지적과 함께, 전망대와 엘리베이터 설치가 “관광 상품화에만 치우쳤다”는 비판도 다수 포함돼 있다.

 

“엘리베이터 전망대”가 키워드…수익형 랜드마크냐, 또 하나의 분열 상징이냐


설계안에 포함된 엘리베이터는 지상부 아치 중앙부에서 출발해 상단 전망대까지 관람객을 수송하는 구조로, 250피트(약 76m)를 수십초 안에 오르내리는 고속 승강기가 될 것으로 전해진다. 백악관과 트럼프 지지 단체들은 “엘리베이터와 옥상 전망대, 기념품 숍, 야간 조명쇼 등을 통해 지속적인 관광 수익을 창출하고, 발생 수익 일부를 참전용사 지원과 국립묘지 관리에 재투자하겠다”며 ‘수익형 랜드마크’ 모델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반대측은 “고층 전망대·상업 시설 중심의 설계는 전통적인 전쟁기념·헌정기념물과 거리가 멀다”며, 파리 개선문이 군사 퍼레이드와 국가 추모식의 공간이라는 점,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이 도심 광장과 연결된 시민 공간이라는 점을 예로 들며 우려를 표한다.

 

트럼프 개선문이 전망대와 상업 기능을 앞세우면서, 워싱턴 기념탑과 링컨기념관, 한국전·베트남전 참전용사 기념비가 만들어온 ‘추모·성찰의 서사’ 대신 ‘관광·소비의 서사’를 수도 한복판에 주입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역사적 아치 vs 정치적 아치” 논쟁, 2029년 완공 목표


트럼프 행정부는 1925년 의회가 해당 부지에 기념 구조물 설치를 허용한 결정을 근거로 “추가 입법 절차 없이 행정부 차원에서 추진 가능한 사업”이라는 법률 자문을 확보했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까지 미 예술위원회가 기본 설계를 조건부 승인했고, 향후 교통·환경영향평가와 국립공원관리청(NPS) 세부 협의, 의회 예산 관련 심사 등 몇 단계의 절차가 남아있다.

 

백악관은 2026년 여름 착공, 트럼프 대통령 임기 종료 시점인 2029년 이전 완공을 목표로 일정을 짜고 있지만, 행정소송과 의회 예산 심의, 민간 모금 상황 등에 따라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작지 않다.

 

해외 언론들은 “파리 개선문이 나폴레옹 군대의 승리를 기념하는 아치에서 프랑스 공화국 전체의 추모 상징으로 의미가 확장되었듯, 워싱턴의 새 개선문 역시 ‘트럼프의 아치에서 미국 민주주의의 아치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인지’가 향후 수십년간의 정치·사회적 논쟁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어느 쪽이든 “완공되는 순간 이 구조물은 이미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미국 정치 분열의 거대한 석상”이라는 상징성을 내포하게 될 것이라는 것은 명확해 보인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공간사회학] 레바논 성채·바이칼 호수·팔레스타인 사마리아 유적, '위험 세계유산' 등재 예정…부산서 유네스코 세계유산委, 전쟁·기후위기 유산 '구조 신호'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레바논 성채, 팔레스타인 사마리아 유적, 러시아 바이칼 호수 등이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등재를 두고 표결에 부쳐진다. arabnews.pk, moderndiplomacy.eu, artasiapacific.com, whc.unesco.org, 48whcbusan2026.kr에 따르면, 7월 19일부터 2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이 안건이 결정될 예정이다. 이번 회의는 한국이 1988년 세계유산협약에 가입한 이후 처음으로 개최하는 세계유산위원회로, 국가유산청은 개최를 위해 179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전담준비기획단을 운영해왔다. 전쟁이 삼킨 유산들 레바논 남부의 중세 성채 '아멜 산성' 등 5곳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쟁 격화로 잇단 공습과 지상 점령 피해를 입어 긴급등재 안건에 올랐으며, 이 가운데 십자군 요새 보포르 성(아랍어명 칼라아트 알샤키프)은 지난 5월 이스라엘군에 점령됐다. 앞서 2024년 11월 유네스코는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공습을 받는 레바논 내 34개 문화유산을 '임시 강화 보호'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으며, 당시 오드리 아줄레이 사무총장은 이 조치를 준수하지 않을 경

[공간사회학] 전남 해남, 마을과 숲, 텅 빈 고속도로 그리고 우주선까지…나홍진의 '호프'가 그려낸 4개의 공간, 절망과 희망의 지형도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전남 해남 북평면 남창리의 낡은 정육점 간판과 텅 빈 고속도로, 그리고 CGI(Computer-Generated Imagery)로 재현된 외계 공간이 하나의 영화 안에서 충돌한다.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는 실존하는 어촌 마을과 상상된 우주를 나란히 배치하며, 관객에게 '공간이 곧 서사'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실제 촬영지, 해남 남창마을 '호프'의 주 무대인 비무장지대 인근 가상의 포구 '호포항'은 실제로는 전남 해남군 북평면 남창리에서 촬영됐다. 제작진은 2023년 10월부터 약 3개월간 이 마을에 머물며 황정민을 비롯한 주연 배우들과 함께 촬영을 진행했고, 골목과 상점을 1970~80년대 모습으로 손질해 시대적 질감을 입혔다. 정육점·식당·전당포 간판이 나란히 붙은 옛 버스터미널 건물은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카메라에 담겨 영화적 배경이 됐다. 해남군 북평면 남창마을이 낙점된 이유에 대해 제작진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SF를 표방하는 이번 영화와 가장 흡사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서"라고 밝혔다. 영화가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오르며 화제를 모으자 해남군은 남창리 일원을 영화와 연계한 1970~80년대 감

[공간사회학] 시내버스 라디오, 침묵시대의 소음이 되다…'방해받지 않을 권리'와 '공공 공간'의 재정의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기사님, 여긴 당신의 자동차가 아닙니다." 서울 시내버스 안에서 흘러나오는 라디오 소리를 둘러싸고 승객과 운전기사 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서울시의회 의회신문고에는 시내버스 기사들의 라디오 청취를 법적으로 금지해 달라는 민원이 제기됐고, 서울시는 "일률적인 금지는 법적 근거가 없어 어렵다"며 "최대한 계도하겠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놓았다. 민원의 발단과 서울시 답변 민원인 A씨는 "버스가 기사님 개인 자가용이 아닌데 왜 본인 취향의 라디오를 승객들에게 강제로 듣게 하느냐"는 취지의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로 한 승객은 "기사님이 라디오를 너무 크게 틀어서 하차 벨 소리도 못 듣고 정거장을 지나쳤다"고 불편을 토로했으며, 볼륨을 줄여달라고 요청했다가 오히려 욕설을 들었다는 사례도 전해졌다. 민원의 골자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첫째는 과도한 볼륨, 둘째는 기사 개인의 정치·종교적 성향이 반영된 특정 채널 편성에 대한 불쾌감, 셋째는 안내방송이나 하차벨 소리를 가리는 안전 문제다. 이에 서울시는 조례를 통한 일괄 금지 대신 버스회사별 개별 교육과 계도를 약속했지만, 강제력 있는 규제는 현재로선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소

[공간사회학] "럭셔리 대명사" 5성급 호텔 뷔페 브랜드와 문화코드…파크뷰·라세느·그라넘·테라스 키친·온 테이블·콘스탄스·코너스톤·플레이버즈·섬모라·다모임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2026년 봄, 서울 신라호텔 '더 파크뷰(The Parkview)'의 주말 디너 예약 오픈 알림이 뜨는 순간, 캐치테이블 앱은 수천 명의 동시 접속으로 서버가 과부하 상태가 된다. 성인 1인 기준 20만원이라는 초고가 한끼 가격표가 붙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약 가능한 자리는 불과 몇 분 만에 소진된다. ◆ 한 끼 20만원, 음식 가격이 아닌 럭셔리 브랜드를 소비 뷔페형 레스토랑 시장 규모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4,000억원대에서 2023년 8,900억원, 2024년 9,300억원을 넘어섰으며, 2025년에는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가 코로나19 이후 최저치(70.76, 2025년 1분기)를 기록하는 불황 속에서도 특급호텔 뷔페만큼은 나 홀로 호황을 누리는 역설적 현상이 펼쳐지고 있다. 이 현상의 중심에는 음식만이 아닌 '이름'이 있다. 소비자들은 '라세느(La Seine)'의 랍스터를 먹으면서 파리의 센강변을 걷는 상상을 하고, '아리아(Aria)'의 양갈비를 맛보면서 110년 역사의 오페라 독창곡을 듣는 듯한 감각을 경험한다. 호텔 뷔페의 브랜드명은 단순한 식당 간판이 아니다.

[Moonshot-thinking] '창고'의 시대 가고, 물류 인프라의 시대가 온다

요즘 물류센터 시장에서 흥미로운 장면은 새로 지어지는 창고가 아니라 비어 있던 창고가 채워지는 모습이다. 2~3년 전만 해도 시장의 화두는 공급이었다. 전국 곳곳에 대형 물류센터가 들어서고, 수도권에는 유례없는 규모의 신규 자산이 쏟아졌다. 공실은 늘고, 임대인들은 임차인 확보를 위해 렌트프리와 각종 지원 조건을 경쟁하듯이 내놓았다. 시장은 임차인 우위였다. 그러나 최근 현장에서 마주하는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공급이 줄어들자 공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과 공사비 상승, 인허가 감소가 이어지면서 신규 공급이 급감했다. 그동안 결정을 미루던 화주 기업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입지가 우수하고 스펙이 뛰어난 물류센터부터 빠르게 임차계약이 체결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단순한 시장 회복으로만 해석하면 중요한 변화를 놓치게 된다. 물류센터 시장에서 벌어지는 일은 공실률이 오르내리는 수준의 이야기가 아니다. 물류센터를 바라보는 기준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물류센터를 부동산으로 평가했다. 위치, 규모, 임대료가 판단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지금 화주들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은 다르다. '이 물류센터가 우리의 공급망을 얼마나 효율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