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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폴더블 다음은 롤러블”…삼성전자, 슬라이딩 디스플레이 특허로 ‘포스트 폼팩터’ 정조준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삼성전자가 화면을 옆으로 ‘쭉’ 늘려 태블릿 수준의 와이드 화면으로 변신하는 롤러블 스마트폰 특허를 공개하면서, 폴더블을 넘어서는 차세대 폼팩터 경쟁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다만, 이미 수년째 관련 특허와 콘셉트를 쌓아온 만큼 이번 특허 역시 상용화 가능성과 시점, 그리고 사업적 수지 계산이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다.

 

특허가 보여준 ‘슬라이딩 롤러블’의 골격

 

gadgets360, androidauthority, lowyat에 따르면, 이번에 드러난 롤러블 특허는 2023년 6월 출원, 2026년 5월 5일자로 등록된 문서로, 겉보기엔 일반 바(Bar) 타입 스마트폰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면에는 세로로 긴 디스플레이와 중앙 홀 펀치 셀피 카메라, 후면에는 세로 배열 트리플 카메라가 배치돼 최근 갤럭시 Z 폴드 7 계열 디자인 언어와 유사한 구성을 따른다.

 

핵심은 후면 카메라가 고정이 아니라 ‘이동식 모듈’이라는 점이다. 디스플레이를 옆으로 밀어내며 화면이 바깥쪽으로 말려 나올 때, 카메라 모듈이 섀시의 슬라이딩 구조와 연동돼 함께 이동하고, 다시 접을 때는 전용 홈에 정확히 수납되는 구조가 특허 문서에 구체적으로 기술돼 있다. 여기에 화면이 얼마나, 어느 속도로 펼쳐졌는지 감지하는 센서를 배치해 UI·UX를 실시간으로 최적화하도록 한 점도 눈에 띈다.

 

하나의 특허에 담긴 두 가지 롤러블 시나리오


해당 특허는 단일 아이디어가 아니라 두 가지 롤러블 콘셉트를 동시에 담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의 내부 ‘폼팩터 시나리오 플래닝’을 엿보게 한다. IT 매체 Android Authority는 이번 특허가 슬라이딩 방식과 양측 분리형 방식, 두 가지 구조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고 전했다.

 

첫 번째는 현재 알려진 것처럼 기기 한쪽에서 화면이 옆으로 슬라이드되며 넓어지는 형태로, 사용자는 평상시 6인치대 바 타입으로 쓰다가 필요할 때 7~8인치급 와이드 화면으로 확장하는 사용 시나리오를 상정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양쪽 끝을 동시에 잡아당겨 디스플레이 전체를 드러내는 투-파트 구조로, 삼성은 문서에서 이 방식이 “디스플레이 모듈의 손상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특허는 웨어러블·모바일 디바이스 특허를 집중 추적해 온 WearView와 팁스터 @xleaks7이 공동으로 포착했고, 이후 Android Authority 등 해외 IT 매체를 통해 구체적인 도면과 작동 개념이 공개되면서 시장의 관심을 키우고 있다.

 

MWC 2026에서 이미 ‘슬라이더블 실물’로 예열


삼성이 롤러블·슬라이더블 폼팩터를 겨냥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9년 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 특허청(USPTO)에 화면을 최대 3배까지 가로로 늘릴 수 있는 롤러블 디스플레이 특허를 출원했다는 보도가 나온 데 이어, 2021년에는 ‘듀얼 슬라이드형 전자장치’ 특허를 통해 내부에서 화면을 끌어내 태블릿처럼 확장하는 구조가 공개된 바 있다.

 

2026년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 2026 현장에서는 마침내 “위로 잡아당기면 엿가락처럼 늘어나는” 슬라이더블 스마트폰 실물이 공개됐다. 업계는 이 데모를 두고 “상용화 시점이 상당 부분 무르익었다”는 신호로 해석했으며,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한 ‘롤러블 플렉스’ 기술이 최대 5배까지 패널을 확장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경쟁의 전선을 넓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2023년 “슬라이더블 OLED를 2~3년 내 스마트폰·태블릿에 실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밝힌 바 있다. 이 발언을 감안하면, 기술적 준비는 2025~2026년을 전후해 상용화 가능 구간에 진입한다는 시그널로 해석할 수 있다.

 

 

폴더블 독주 속 ‘롤러블’은 언제 얼굴을 내밀까


시장 측면에서 보면 삼성은 폴더블에서 이미 사실상의 ‘1위 사업자’ 지위를 확보했다. 2025년 기준 삼성은 2026년 폴더블폰 판매 목표를 약 670만대 수준으로 잡고 있으며, 이는 전년 대비 약 10% 성장 목표로 분석된다. 2026년에는 두 번 접히는 멀티 폴더블폰 출시 계획까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폴더블 라인업만으로도 라인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문제는 폴더블 폼팩터가 빠르게 ‘주류 프리미엄’으로 편입되는 동시에, 그 다음 성장 동력이 무엇이 될 것인가다. 국내외 매체들은 삼성전자가 최근 수년간 폴더블과 롤러블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특허, 슬라이드+폴더블 결합 특허 등을 잇달아 확보해온 점을 들어, “폴더블-슬라이더블-롤러블”로 이어지는 폼팩터 포트폴리오 전략을 장기적으로 준비해온 것으로 분석한다.

 

다만, 업계는 롤러블 스마트폰의 양산 난이도, 내구성 검증, 방수·방진 설계, 모터·롤기어 구조의 수명 문제 등을 이유로 단기간 상용화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특허 쌓기 vs. 제품 출시…‘숫자’가 말해주는 전략


삼성의 롤러블 특허 행보는 숫자로도 읽힌다. 2019년 이후 최소 수 건의 롤러블·슬라이더블 관련 특허가 미국·유럽·WIPO 등을 통해 공개됐고, 2024년에는 폴더블+롤러블 복합 구조 특허까지 추가 확보되면서, 기술 포트폴리오 면에서 경쟁사 대비 선제적인 ‘지식재산 락인(Lock-in)’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상용 롤러블 스마트폰의 출시 건수는 2026년 5월 현재 ‘0건’이다. LG전자가 한때 세계 최초 롤러블폰 상용화를 예고했다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로 프로젝트가 사실상 무산된 사례, 중국 업체들이 콘셉트 시연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는 상황 등을 고려하면, 롤러블은 아직까지 ‘기술 시연(Stage)’에 가까운 시장임을 의미한다.

 

삼성 내부에서도 이러한 현실 인식이 반영돼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은 2024년 주주총회에서 슬라이더블·롤러블 등 새로운 폼팩터가 “콘텐츠와 서비스 생태계가 충분히 갖춰지는 시점에 상용화를 추진하겠다”고 명시적으로 언급했다. 다시 말해, 단순히 기술이 가능하다고 해서 바로 내놓기보다는, 폼팩터에 맞는 콘텐츠 경험과 가격·수율·AS 구조까지 계산되는 시점이 올 때까지 ‘특허로 미래 옵션을 확보하는 단계’라는 게 현재 전략의 요지다.

 

‘폴더블 이후’를 겨냥한 시그널로 읽어야


결국 이번 롤러블 특허 공개는 곧바로 ‘신제품 출시 임박’이라기보다, 폴더블 다음 세대를 겨냥한 중장기 시그널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삼성은 2026년까지 폴더블 판매를 늘려 프리미엄 스마트폰 포트폴리오의 한 축을 굳히려는 동시에, 롤러블·슬라이더블 특허와 MWC 데모를 통해 “다음 카드”를 이미 시장과 투자자에게 보여주고 있다.

 

즉, 폴더블이 지금의 ‘갤럭시 노트’ 역할을 이어받은 프리미엄 포맷이라면, 롤러블은 그 다음 5년을 겨냥한 ‘미래 옵션’에 가깝다. 접는 대신 말아서 늘리는 이 새로운 폼팩터가 실제 시장에 데뷔하는 시점, 그리고 어떤 가격·스펙·서비스 패키지로 등장할지에 따라, 삼성의 스마트폰 사업은 또 한 번 구조적 재편의 기회를 맞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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