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23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종전 협상 합의를 조만간 발표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인도 뉴델리를 방문 중인 루비오 장관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늦은 오늘이든, 내일이든, 며칠 뒤든 우리가 뭔가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며 "일부 진전이 있었고, 이렇게 이야기하는 지금도 몇몇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28일 시작된 미국-이란 전쟁이 3개월 만에 종식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14개 조항 MOU, 핵심은 '30일 협상 기간'
양국이 협상 중인 합의문은 1페이지 분량의 '14개 조항 양해각서(MOU)'로 알려졌다. Axios는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이 MOU가 전쟁 종식 선언과 함께 향후 30일간 세부 핵 협상을 진행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고 보도했다. 합의문 초안에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단, 미국의 대이란 제재 해제 및 수십억 달러 규모의 동결 자산 석방, 양국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제한 완화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쟁점은 우라늄 농축 중단 기간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은 20년 모라토리엄을 요구한 반면, 이란은 5년을 제안했으며, 현재 12~15년 선에서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국외로 반출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으며, 미국 이전을 포함한 여러 옵션이 검토 중이다. 미국은 이란의 지하 핵시설 운영 금지 조항과 유엔 사찰관의 불시 점검을 포함한 강화된 사찰 체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파키스탄 중재 속 물밑 협상 가속화
파키스탄이 이번 협상의 핵심 중재국으로 부상했다.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 아심 무니르는 지난 4월 15~18일 이란 테헤란을 방문해 고위 당국자들과 연쇄 회동했으며, 5월 21일에도 테헤란 방문이 예정됐으나 이란이 미국의 최신 제안을 검토할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며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은 지난 4월 11~12일 이슬라마바드에서 21시간 마라톤 협상을 중재했으나 당시 합의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이란이 파키스탄의 중립성을 완전히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란은 파키스탄이 미국 이익에 편향될 수 있다는 우려로 다국적 접촉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는 중재 과정의 복잡성을 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쟁 피해 규모와 경제적 파장
2월 28일 '에픽 퓨리 작전(Operation Epic Fury)'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은 이란 측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미국 기반 인권단체 HRANA는 전쟁 발발 이후 이란에서 3,500~3,636명이 사망했으며, 이 중 민간인이 1,616~1,701명, 어린이가 최소 244명 포함됐다고 추산했다. 이란 보건부는 더 높은 사망자 수를 보고했으며, 미 국방부는 이란 군인 약 6,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글로벌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이 해협의 통행 제한은 유가 급등과 시장 불안을 야기했다. 이란이 동결된 자산 석방의 조건으로 해협 개방을 활용하려는 시도도 있었으며, 한 이란 의회 의원은 해협을 협상 레버리지로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실제 동결 자산 규모를 약 1,000~1,200억 달러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는 주로 제재로 인해 중국, 인도, 한국, 이라크 등의 외국 은행에 동결된 석유 수익이다.
협상 성공 여부는 '며칠 내' 판가름
루비오 장관은 출국 전인 5월 22일에도 "몇몇 좋은 신호들이 있지만, 지나치게 낙관하고 싶지도 않다. 며칠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켜보자"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지난 5월 8일에도 "오늘 어느 시점에 이란의 답을 받게 될 것 같다"며 기대감을 표했으나, 당시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협상 실패 시 대이란 공습 재개를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30일 협상 기간 중 합의가 결렬되면 미군이 봉쇄를 재개하거나 군사 작전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조항도 MOU에 포함될 예정이다. 이번 협상이 성공하면 3개월간 수천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쟁이 종식되고, 중동 지역의 긴장 완화와 글로벌 경제 안정화의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