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가 이란 혁명수비대(IRGC) 연계 테러리스트의 암살 표적이 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란과 미국 사이 ‘그림자 전쟁’이 트럼프 일가의 사적 영역까지 파고들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결혼식 불참을 공식화하면서, 전장(戰場)과 가족 행사 사이에서 대통령이 택한 ‘정치적 선택’의 의미를 둘러싼 논쟁도 점화됐다.
뉴욕포스트가 던진 폭탄… “이방카 암살 모의”
미 뉴욕포스트는 5월 22일(현지시간) 이방카 트럼프가 이란 혁명수비대(IRGC) 훈련을 받은 이라크 국적 테러리스트의 암살 표적이 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용의자는 32세 이라크인 모하마드 바크르 사아드 다우드 알사디로, 2020년 미군의 드론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 거셈 솔레이마니에 대한 ‘복수’를 명분으로 트럼프 일가를 목표로 삼았다는 것이다.
쿠르드계 매체 쿠르드스탄24는 알사디가 터키에서 체포된 뒤 미국으로 송환돼 뉴욕의 고위험 수감시설에 수감됐으며, 유럽과 북미에서 최소 18건의 테러 혹은 테러 시도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국제방송(Iran International) 역시 “IRGC 연계 테러리스트가 이방카 트럼프 암살을 노렸다”고 전하며 뉴욕포스트 보도를 재확인했다.
SNS와 국제 방송들은 공통적으로, 알사디가 플로리다에 있는 이방카의 주거지 설계도급 도면과 침입 경로에 대한 정보를 확보했고, 이방카 암살을 위해 ‘서약(pledge)’을 했다는 익명 정보기관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했다. 다만 이 같은 세부 내용은 아직 미 법무부 공식 공소장 형태로 공개되지는 않았다.
트럼프의 ‘결혼식 불참’과 이란 위기
정치권의 관심은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결혼식으로 향했다. 트럼프는 5월 22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소셜라이트 베티나 앤더슨의 바하마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정부 관련 사정(circumstances pertaining to Government)”과 “이란과 관련된 상황”을 언급하며 구체적인 설명을 피했다.
인도 NDTV,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영국 인디펜던트 등은 트럼프의 발언을 두고 “이란과의 전쟁 상황 때문에 아들 결혼식에 가지 못한다고 밝힌 것”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NDTV는 “트럼프는 하루 전만 해도 ‘이란 전쟁 때문에 타이밍이 좋지 않다’고 말했지만, 결국 백악관에 남기로 했다”고 전하며, 이 결정이 이방카 암살 모의 보도와 맞물리면서 안보위기 심각성을 드러내는 상징적 장면이 됐다고 전했다.
한국 SNS에서는 이 장면이 “트럼프가 전쟁 중에도 즐기던 골프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백악관 상황실에 상주하며, 공중급유기 50여 대를 중동 상공에 집중 배치했다”는 식의 설명과 결합해 유포되고 있다.
‘솔레이마니의 유령’과 이란의 장기 복수전략
이번 사건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이방카 개인이 아니라 이란의 장기 복수전략 맥락 속에서 읽혀지기 때문이다. 미 법무부는 2024년 11월, 이란 정권 연계 인물 파르하드 샤케리 등을 포함한 3명을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와 이란계·유대계 미국인을 노린 ‘해외 암살 공모’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당시 공소장에는 IRGC 쿠드스군이 솔레이마니 사망에 대한 보복을 명분으로 트럼프 암살을 직접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뉴욕포스트와 예루살렘포스트, 이란 국제방송이 이번 이방카 암살 모의를 보도하면서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도 바로 이 ‘솔레이마니 보복’ 서사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군사적 충돌뿐 아니라, 암살 위협·사이버공격·해외 공작 등을 복합적으로 활용해 미국 및 동맹국을 압박하는 ‘하이브리드 전쟁’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과 직결된다.
실제로 2026년 1월 이란 국영방송은 2024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장에서 벌어진 트럼프 저격 미수 장면을 내보내며 “이번에는 목표를 빗나가지 않을 것”이라는 자막을 달아 국제사회의 비난을 산 바 있다. 이는 국가 차원의 암살 위협을 사실상 ‘공영 채널’에서 재생산한 사례로, 서방 정보기관들이 이란을 고위급 인사 암살 공모의 ‘상습국가’로 규정하는 근거로도 활용된다.
“트럼프 일가 신성불가침인가” vs “국가안보의 연장선”
이번 보도 이후 보수 성향 미국 매체와 SNS에서는 “트럼프를 향한 이란의 복수가 가족으로 확전됐다”는 위기의식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미국 보수 매체와 일부 케이블 뉴스는 “대통령 당선 후 테러 위협이 폭증하고 있다”며, 특히 이란 관련 위협이 체계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에서는 “대통령 가족을 노리는 것은 레드라인을 넘는 테러”라는 프레이밍이 강하게 공유된다.
반면 진보 성향 커뮤니티와 일부 국제 논평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이 초래한 역습”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들은 “국가 차원에서 타국 군부 실세를 제거하는 ‘표적 살해’를 감행한 이상, 그 후폭풍이 오랜 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번 사건을 ‘정치·군사적 인과관계’ 속에서 읽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이 역시 정치적 해석에 가까운 주장으로, 수치화된 데이터로 검증된 인과는 아니어서 ‘확실하지 않음’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의 정치적 계산…‘전시 대통령’ 서사 강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결혼식 불참 결정은 단순한 가족사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서사 구축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미국 대통령이 가족 경사보다 ‘전시 상황’을 우선했다는 이미지는, 보수 지지층에게는 ‘책임감 있는 전시 지도자’로, 비판층에게는 ‘위기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냉혈 정치인’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는 2024년 대선 과정에서 발생한 저격 미수 사건과 그 이후 이어진 이란발 암살 위협을 꾸준히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해 왔다. 여기에 ‘딸 이방카 암살 모의’라는 추가 스토리가 보태질 경우, 트럼프 본인은 물론 가족 전체가 ‘테러의 표적이 된 집안’이라는 피해자 서사를 강화할 수 있다. 향후 트럼프가 대국민 연설이나 선거 유세에서 이 사건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미국 내 대(對)이란 강경 여론이 다시 한번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이방카 암살설’이 말해주는 것…전장과 일상의 경계 붕괴
한국 SNS에 올라온 캡처 이미지처럼, “트럼프 딸 이방카 암살 시도한 이란 혁명수비대, 트럼프는 장남 결혼식 불참, 공중급유기 50대 중동 집결”이라는 식의 서사는 전장과 일상이 어떻게 뒤섞여 소비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사건이 던지는 핵심 메시지는 분명하다. 국가 간 갈등이 장기화될수록, 전쟁은 더 이상 국경과 군사시설에만 머물지 않고 지도자의 가족·일상·개인적 관계까지 침투한다는 점이다. 솔레이마니 제거 이후 6년이 지났음에도 이란발 보복 시나리오가 계속 생산되고, 그 대상이 대통령에서 딸·가족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각종 보도는 그 현실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향후 미 법무부 공소장 공개와 재판 과정을 통해 알사디 사건의 사실관계와 IRGC 개입 정도가 어느 수준까지 입증될지, 그리고 백악관이 이 사건과 트럼프의 결혼식 불참 사이 연결고리를 어느 정도까지 공식화할지가, 이번 ‘이방카 암살 모의’ 보도를 둘러싼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