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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3D 프린팅 인공 알에서 살아있는 병아리 부화 성공…인공 알 프로젝트, 멸종 조류 복원의 게임체인저 '주목'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멸종 복원 스타트업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Colossal Biosciences)가 3D 프린팅 인공 알 구조물에서 병아리 26마리를 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히면서, ‘인공 알’이 멸종 조류 복원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전 세계 과학계와 투자업계의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기술적 성과 자체는 분명하지만, 이를 어디까지 ‘혁신’으로 인정하고 어디부터 ‘과장’으로 볼 것인가를 둘러싼 논쟁도 동시에 뜨거워지는 양상이다.

 

3D 프린팅 인공 알, 무엇이 다른가


콜로설이 공개한 시스템의 핵심은 ‘껍데기 없는(shell‑less) 배양’이다. 달걀 껍데기 대신 육각형 3D 프린팅 격자 구조와 특수 실리콘 막을 적용해, 배아가 일반 대기 환경에서 자연 알과 유사한 수준의 산소를 공급받도록 설계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겉모습은 차 인퓨저(tea infuser)에 가까운 개방형 구조로, 뚜껑을 열어 배아 발달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어 기존 ‘불투명한 알’이 가진 블랙박스 한계를 상당 부분 보완한다.

 

실제 실험에서 콜로설은 수정란을 이 인공 구조물에 주입한 뒤, 상용 인큐베이터에 넣어 온·습도를 조절하고, 원래 껍데기에서 공급되던 칼슘을 별도 용액 형태로 추가해 배아 성장에 필요한 무기질을 확보했다. 그 결과 생후 며칠짜리부터 수개월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병아리 26마리가 이 인공 구조물에서 부화했다는 것이 회사 측 발표다. 콜로설은 이를 두고 “추가 산소 공급 장치 없이 완전한 조류 배아 발달을 지원한 세계 최초의 껍데기 없는 인큐베이션 시스템”이라고 강조한다.

 

1980년대 실패를 뒤집은 ‘산소’와 ‘스케일’의 문제

 

껍데기 없는 조류 배양 자체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니다. 1980년대에도 투명 용기에 난황과 난백을 옮겨 담는 방식의 실험이 시도됐지만, 대부분 고농도 순수 산소 공급에 의존했고 이로 인한 DNA 손상과 산화 스트레스 때문에 상업적·보전 목적의 대규모 응용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내려졌었다. 당시 시스템은 배아 생존율과 건강성을 동시에 끌어올리지 못해 ‘흥미로운 시도’ 이상으로 확장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번 콜로설의 설계가 주목받는 지점은, 추가 산소 라인 없이 대기 중 산소만으로도 알 껍데기와 유사한 수준의 가스 교환을 구현했다고 주장하는 부분이다. 실리콘 기반 바이오공학 막이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확산 속도를 정밀하게 조절해, 배아에 필요한 만큼만 산소를 들여보내고 노폐성 가스를 배출하도록 설계됐다는 것이다. 산소 탱크와 배관이 필요 없다는 점은 기술을 야생 조류 보전, 축산·식품 산업 등으로 확장하는 데 있어 비용과 인프라 측면에서 중요한 차별점이 된다.

 

“인공 알이 아니라 인공 껍데기”라는 과학계의 냉정한 평가


그러나 독립 연구자들은 콜로설이 사용한 표현처럼 이것을 곧바로 ‘완전한 인공 알’로 부르기에는 구성 요소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AP통신과 야후뉴스 등 해외 보도에 따르면, 해당 시스템은 알 내부에서 형성되는 일시적 기관, 예를 들어 배아를 지지하고 영양을 공급하며 노폐물을 제거하는 구조를 따로 구현하지 않았다. 쉽게 말해, 난황·난백·배막 등 알의 ‘내용물’은 여전히 자연 알에 의존하고, 콜로설이 새로 만든 것은 그 외곽을 둘러싼 고기능성 ‘껍데기’에 가깝다는 뜻이다.

 

버팔로대학교 생물학자 빈센트 린치(Vincent Lynch)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알을 구성하는 나머지 요소들을 그대로 부어 넣고 껍데기만 대체했다면, 그것은 인공 알이 아니라 인공 알껍데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더 나아가 콜로설의 멸종 복원 프로젝트 전반에 대해 “자본 유치를 위한 긍정적 여론을 공짜로 만들려는 홍보성 ‘허위 정보 캠페인’에 가깝다”고 비판한 바 있다. 요약하면, 공학적 성취 자체는 인정하되, 이를 곧바로 ‘종 복원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포장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게 회의론의 핵심이다.

 

모아(Moa)·매머드로 이어지는 ‘데카콘’의 큰 그림


그럼에도 콜로설이 인공 알 기술에 집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뉴질랜드 남섬 자이언트 모아(South Island Giant Moa)처럼 이미 멸종한 초대형 조류의 알 크기가 현존 조류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모아의 알 부피는 닭 알의 약 80배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어떤 살아있는 새도 안전하게 품어 부화시키기 어려운 크기다.

 

결국 ‘자연 알+자연 새’ 조합으로는 복원이 불가능한 영역을, 인공 껍데기와 인공 인큐베이션으로 대체해 보겠다는 것이 회사의 전략적 포지셔닝이다.

 

콜로설은 조류에 그치지 않고, 털매머드와 도도, 태즈메이니아호랑이(틸라신) 등 포유류 멸종 복원을 위해 인공 자궁(artificial womb) 기술도 병행 개발 중이다. 2025년 1월 발표된 시리즈 C 투자 라운드에서만 2억 달러(약 2,700억 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02억 달러, 이른바 ‘데카콘(decacorn)’ 반열에 올랐고, 설립 이후 누적 투자금은 4억 3,5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이번 인공 알 성과 발표에서도 회사는 “대리모를 쓸 수 없는 종, 그리고 게놈 복원이 이를 활용할 능력을 앞지른 종에게 이 기술이 빠진 퍼즐 조각”이라고 강조하며 모아 프로젝트와 포유류 인공 자궁 개발의 핵심 기반 기술로 포지셔닝했다.

 

‘멸종 복원’인가, ‘유전자 개조 신종 창출’인가


논쟁의 본질은 결국 이 기술이 진짜 ‘멸종 복원’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느냐에 모인다. 콜로설은 DNA 복원·편집 기술, 인공 자궁, 인공 알을 패키지로 묶어 “사라진 생태계의 재구성”을 비전으로 제시한다. 하지만 린치 교수를 포함한 여러 진화생물학자들은 “현재 기술로 가능한 것은 멸종종을 닮은 유전자 변형 동물을 만드는 것일 뿐, 과거와 동일한 종을 되살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다.

 

고대 DNA의 불완전성, 모체·환경 요인의 차이, 학습·문화 전승 부재 등 복잡한 변수들을 감안하면 ‘유전적으로 유사한 신종’과 ‘진정한 복원종’ 사이에는 여전히 큰 간극이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인공 알 병아리 26마리 부화 사례는, 그 자체로는 “인공 껍데기 엔지니어링”의 중요한 전진이며 야생 조류 보전과 농업·축산 분야에 새로운 옵션을 제시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것이 곧바로 모아나 매머드가 대규모로 초원에 돌아다니는 그림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과학적으로도, 투자 측면에서도 아직 근거가 부족하다.

 

핵심은 ‘멸종 복원’이라는 화려한 내러티브 뒤에서 이 기술이 향후 5~10년 내 현실 생태계와 산업 현장에 어떤 실질적 변화(혹은 부작용)를 만들어 낼 것인가에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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