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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유통

[CEO혜윰] 형님 내수·동생 글로벌…빙그레 김호연 장·차남의 경영 수업과 승계 시나리오 '솔깃'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빙그레는 2024년 3월 장남 김동환을 입사 10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시킨 데 이어, 2026년 5월 차남 김동만을 해태아이스크림 흡수합병과 함께 빙그레 사장으로 보임하며 해외사업을 총괄하도록 했다.

 

형·동생 모두 ‘사장’…오너 3세 전면 등판의 상징성

 

이에 따라 빙그레에는 박정환 사장(해외사업총괄·운영), 장남 김동환 사장(경영기획·마케팅), 차남 김동만 사장(해외사업 담당) 등 총 3인의 사장 체제가 구축됐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지분 승계는 미완이지만, 경영 승계는 사실상 3세 체제로 접어들었다”는 평가와 함께, 형제 사장 간 역할 분담이 향후 지배구조 재편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결국 빙그레 오너 3세 형제의 동시 ‘사장 체제’ 전환은 단순 인사가 아니라, 내수 포화·지배구조 압박·승계 재원 문제를 한 번에 풀어보려는 입체적 승계 시그널로 해석할 수 있다.
 

장남 김동환… 재무·전략 베이스의 ‘내수 중심’ 3세 카드


장남 김동환 사장은 1983년생으로 연세대학교 언더우드국제대학(UIC)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EY한영 회계법인에서 인수·합병(M&A) 업무를 담당하며 재무·딜 경험을 쌓았다. 2014년 빙그레에 입사해 구매부 과장·부장을 거쳐 2021년 1월 마케팅 전략 담당 상무로 승진했고, 이후 경영기획 및 마케팅 총괄 본부장을 맡다가 2024년 3월 사장에 올랐다.

 

재계 일각에서는 “입사 10년 만의 사장 승진은 사실상 후계 구도를 굳히려는 포석”이라면서도, 김 사장이 아직 빙그레 주식을 직접 보유하지 않은 점을 들어 “경영권 승계는 아직 ‘경영수업 단계’”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차남 김동만… 미국 유학·이커머스 출신의 ‘글로벌 확장’ 실전 카드


차남 김동만 사장은 1987년생으로 미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마친 뒤, 2011년 공군교육사령부에서 장교로 복무하고 이베이코리아에 입사해 G마켓 마케팅 업무를 담당한 이력이 눈에 띄는 이커머스·디지털 마케팅 출신이다. 이후 빙그레 물류 부문에서 분사한 물류회사 ‘제때’(구 케이엔엘물류)를 거쳐 2023년 초 해태아이스크림 전무로 합류해 경영총괄을 맡았고, 해태아이스크림이 2024~2025년 흡수합병 절차를 거쳐 2026년 4월 빙그레에 완전 통합되면서 마흔 살에 빙그레 사장으로 보임됐다.

 

업계에서는 “미국 유학·이커머스 경력·물류와 아이스크림 브랜드 경험을 두루 갖춘 차남을 해외사업 전진배치한 것은 내수 포화와 저출산·고령화로 성장 모멘텀이 약해진 국내 식품 시장 구조를 의식한 선택”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가족 물류회사 ‘제때’가 핵심…승계 재원의 지렛대

 

빙그레 2대 주주인 물류회사 ‘제때’는 빙그레 지분 약 1.9%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분 100%를 3남매가 나눠 들고 있다. 공개 보도에 따르면 제때의 지분 구조는 장남 김동환 사장 33.34%, 장녀 김정화 씨와 차남 김동만 사장이 각각 33.33%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오너 3세 3남매가 ‘공동 지렛대’를 쥔 형태다.

 

일부 매체 등은 제때를 두고 “배당·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경영권 승계 재원을 마련할 1차 지렛대이자, 향후 빙그레와의 합병 또는 구조 재편 시 핵심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기하고 있다.

 

승계 시나리오…제때 IPO·지분 매입형 ‘현금 동원’  vs 제때–빙그레 합병형 ‘지배력 재편’

 

첫번째 시나리오는 제때의 외형을 키운 뒤 기업공개(IPO)를 통해 김호연 회장이 보유한 빙그레 지분 36%대(약 36.7% 수준) 매입 재원을 마련하는 ‘IPO+지분 매입’ 시나리오를 거론한다. 이 경우 제때의 상장 가치와 3남매의 보유 지분을 통해 상당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핵심 물류 물량이 우호지분 회사에 집중되면서 총수일가 사익 편취(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휘말릴 여지가 있다.

 

결국 공정거래 규제와 여론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리스크가 뒤따른다. 특히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와 기관투자가들이 오너 일가 사익 편취와 지배구조 투명성을 강화하는 추세여서, 단순한 물류 일감 몰아주기 구조만으로 승계를 밀어붙이기엔 여건이 예전보다 훨씬 까다로워진 상황이다.

 

또 다른 시나리오로 제때의 기업가치를 키운 뒤 빙그레와 합병해, 3남매가 갖고 있는 제때 지분을 통해 간접적으로 빙그레 지배력을 확보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는 삼성그룹의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구조와 유사한 방식으로, 법적·사회적 논란과 소액주주 반발, 주주가치 훼손 논쟁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행 가능성은 있으나 정치·법적 비용이 막대하다”는 평가도 동시에 나온다.

 

시민단체와 일부 언론은 이미 “소액주주 권익을 무시한 승계 구조가 될 경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을 중시하는 글로벌 자본의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고 경고하며, 사전적 정보공개와 주주 설득 과정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형은 지배구조·내수, 동생은 글로벌’…이원화된 경영수업

 

현재 구조만 놓고 보면, 장남 김동환 사장은 회계법인 M&A 경험·구매·마케팅·경영기획 등 본사 핵심 기능을 두루 거치며 재무와 전략에 초점을 맞춘 ‘내수·본사 중심’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반면 차남 김동만 사장은 이커머스 마케팅, 물류회사 제때, 해태아이스크림 경영총괄, 그리고 빙그레 해외사업 담당 사장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통해 ‘브랜드·물류·글로벌 확장’을 중심으로 한 외연 확장형 경영수업을 밟는 중이다.

 

결과적으로 한 형제는 지배구조·전략·내수 채널, 다른 한 명은 브랜드 포트폴리오·로지스틱스·해외 채널을 맡는, 이원화된 경영 트랙 속에서 각각의 성과와 리더십을 시장이 평가하는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내수 포화와 해외 확장… ‘메로나 타임’에 올라탄 차남 카드

 

빙그레는 미국·중국·베트남 등 3개국에 해외법인을 두고 3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며, ‘메로나·바나나맛우유·붕어싸만코’를 앞세운 K-디저트 브랜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전략의 축으로 ‘핵심 유통채널 공략·현지화 제품 개발·K-컬처 기반 브랜딩’을 내세우며, 유럽에는 비관세 장벽을 피하기 위한 식물성 메로나, 오세아니아에는 바나나맛 우유, 중동에는 할랄 인증 제품 등 지역별 맞춤형 제품 포트폴리오를 전개하는 중이다.

 

2020년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후 5년여 만에 흡수합병을 마무리하고, 해태의 ‘메로나’ 브랜드를 글로벌 성장 플랫폼으로 재정렬한 뒤 차남에게 해외사업을 맡긴 것은,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메로나 타임’을 차남의 성과 무대로 삼겠다는 장기 플래닝으로 읽힌다.

 

오너 3세 승계, ESG와 소액주주라는 두 개의 벽


최근 국내외 기관투자가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대기업 승계 과정에서 지배구조 투명성과 소액주주 보호는 피할 수 없는 기준이 됐다. 빙그레 역시 김호연 회장이 지분 36%대의 최대주주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향후 제때·빙그레 간 거래 구조, 배당 정책, 사내이사·사외이사 구성, 합병·분할 등 지배구조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 해외 ESG 투자자와 국내 행동주의 펀드의 감시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김 회장의 장·차남에게 부여된 경영수업 과제는 단순 실적 경쟁을 넘어, “어떤 구조와 절차로 승계를 진행하느냐”라는 ESG 시대의 시험대이기도 하다.

 

기업재문분석 전문가는 "‘메로나’와 ‘바나나맛우유’처럼 대중성이 강한 브랜드를 앞세운 소비재 기업에서, 오너 3세의 일탈과 지배구조 논란은 곧 기업 이미지와 매출, 나아가 글로벌 브랜드 확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향후 형제 사장의 행보와 빙그레의 지배구조 설계는 투자자·소비자·규제당국 모두가 주목해야 할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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