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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애플이 약속한 ‘슈퍼 플랫폼’은 없었다”…오픈AI, 파트너십 균열로 애플 상대 법적 조치 '검토'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애플과 오픈AI의 ‘AI 동맹’이 법정 다툼 직전까지 치달으면서, 한때 상징적이었던 ‘애플·오픈AI 연합 전선’이 AI 패권 전쟁의 새로운 분수령으로 떠오르고 있다.

 

블룸버그 등 주요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오픈AI는 2년 전 체결한 애플과의 파트너십에서 약속된 수준의 챗GPT 통합과 가입자 확대 효과를 얻지 못했다며 복수의 외부 로펌과 함께 애플의 계약 위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트너십, 왜 ‘법정 직전’까지 갔나


블룸버그 통신은 14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오픈AI가 애플을 상대로 정식 소송 제기 여부를 포함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협의 중이며, 1차 단계로는 ‘정식 소송’이 아닌 계약 위반 통지(Notice of breach)를 보내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곧바로 법정으로 가기보다는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준(準) 분쟁 단계’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오픈AI의 핵심 불만은 “애플이 아이폰·아이패드·맥에서 챗GPT를 전면에 내세우고 사용자를 폭발적으로 늘려줄 것”이라는 기대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점으로 요약된다. 국내 매체들도 “챗GPT 통합 효과가 사실상 없었다는 내부 평가가 누적되면서, 애플이 계약상 약속했던 수준의 통합·마케팅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인식이 강해진 상태”라고 전했다.

 

구글 제미나이·IO 인수…판을 바꾼 두 개의 변수

 

전세를 뒤집은 첫 번째 변곡점은 애플의 ‘구글 카드’였다. 2026년 1월, 애플은 구글과 다년 계약을 맺고 구글의 제미나이(Gemini) 모델과 클라우드 기술을 차세대 시리(Siri) 및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의 핵심 인프라로 채택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애플이 구글에 지불하기로 한 금액은 연간 약 10억달러(약 1조3000억~1조4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사실상 자사 AI 전략의 ‘뼈대’를 구글에 맡긴 셈이다.

 

이 결정으로 오픈AI의 위상은 ‘애플 AI 전략의 핵심’에서 ‘복잡한 선택형 쿼리를 처리하는 보조 기능’으로 밀려났다. 챗GPT는 애플 인텔리전스 속에서 여전히 제공되지만, 기본 프레임워크가 아닌 옵션 기능으로 남으면서, 오픈AI가 기대했던 ‘수억대 단말 기반의 폭발적 트래픽·구독 전환’은 현실화되지 못했다는 평가다.

 

두 번째 변수는 오픈AI의 하드웨어 행보다. 오픈AI는 2025년 5월, 애플 전 수석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Jony Ive)가 이끄는 AI 하드웨어 스타트업 ‘IO’를 약 65억달러(약 8조7000억원)에 인수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 인수로 오픈AI는 ‘앱·API 제공사’를 넘어 ‘소비자용 AI 디바이스 플레이어’로 포지셔닝을 바꾸기 시작했고, 이는 애플의 아이폰·맥 생태계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궤적이 됐다.

 

애플은 “독점 아니었다”지만…숫자가 말해주는 이해 충돌


애플 입장에서는 “애초부터 오픈AI와의 제휴가 독점 계약은 아니었기 때문에, 구글·앤트로픽 등 다른 모델을 도입하는 것은 계약 위반이 아니다”라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분쟁의 초점이 ‘독점 여부’보다는 ‘성실 이행·성과 배분’에 맞춰져 있음을 짚었다.

 

그러나 숫자를 대입해 보면 이해관계의 구조는 분명해진다. 애플이 구글 제미나이에 연간 약 10억달러를 쓰면서, 애플·구글·오픈AI(그리고 앤트로픽까지)가 한 단말기 안에서 ‘AI 트래픽·구독·브랜드 인지도’를 놓고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여기에 오픈AI가 IO 인수로 ‘애플과 경쟁하는 AI 디바이스’ 가능성을 연 8조원대 규모의 베팅으로 공표한 순간, 애플이 챗GPT를 전략적 핵심이 아니라 ‘보완재’ 정도로만 취급하기 시작했을 개연성은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이미 2억5000만달러 합의한 애플, 또 하나의 AI 리스크


애플을 둘러싼 AI 관련 법적 리스크는 이미 현실화된 상태다. 미국 IT·통신 전문매체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더욱 개인화된 시리’와 애플 인텔리전스 도입 지연, 기능 과장 광고 논란과 관련해 미국 내 집단소송에서 약 2억5000만달러(한화 약 3,670억원) 규모의 합의에 이르렀다. 합의 문건에 따르면 2024년 6월 10일부터 2025년 3월 29일 사이에 아이폰 15 프로·아이폰 16 라인업을 구매한 미국 소비자들이 대상이며, 1인당 25~95달러 수준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여기에 더해 일론 머스크의 xAI와 X Corp는 2025년 8월, 애플·오픈AI를 상대로 “챗GPT의 iOS 독점 통합이 경쟁법을 위반했다”며 미국에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고, 머스크 대 오픈AI 소송 역시 오픈AI의 영리 법인 전환을 둘러싸고 평판·지배구조 논란을 키우고 있다.

 

오픈AI가 애플과의 분쟁에서 실제 소송 카드까지 꺼낼 경우, 애플은 ‘AI 기능 과장 광고’와 ‘파트너십 분쟁’이라는 두 개의 법적 리스크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 이는 AI 전략 추진 속도와 시장 신뢰에 추가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AI 동맹’에서 ‘AI 플랫폼 전쟁’으로

 

블룸버그 보도 이후 애플 주가는 약 1% 안팎의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단기 주가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시장은 애플·오픈AI의 관계가 ‘친화적 협력’에서 ‘조건 협상·법적 분쟁 가능성’을 내포한 긴장 관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를 읽고 있다.

 

현재로서는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해 챗GPT 기능을 이용하는 데 즉각적인 변화는 없지만, 오픈AI가 실제로 계약 위반 통지서를 보내고 협상이 결렬될 경우, 향후 iOS·macOS 업데이트에서 챗GPT 노출 비중이 축소되거나, 특정 지역·모델에서 제휴 구조가 재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이번 갈등은 ‘대형 플랫폼과 AI 모델 기업 간의 수익·데이터·브랜딩 배분을 둘러싼 힘의 역학’이 앞으로 얼마나 자주 법정으로 번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첫 사례 중 하나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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