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씨젠(대표이사 천종윤, 이대훈)이 2025년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화려한 실적을 거뒀지만, 그 이면에는 오너 일가를 향한 대규모 배당과 막대한 소프트웨어 장기 계약 지급 등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특히 영업이익을 훌쩍 뛰어넘는 461억원의 배당금이 지급되며 배당성향이 95.5%에 달하는 기형적인 구조가 확인됐고, 신사업 명목으로 체결된 198억원 규모의 소프트웨어 장기 약정은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위협하는 핵심 페인포인트로 지목된다. 여기에 특수관계자와의 내부거래 증가, 잇단 M&A 부담, 법적 소송 리스크까지 겹치며 지배구조와 경영 투명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씨젠, 흑자전환의 명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등록된 씨젠의 2025년(제26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씨젠의 2025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4,742억원으로 전년(4,142억원) 대비 14.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345억원을 기록해 전년 164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당기순이익은 484억원으로 전년 86억원 순손실에서 큰 폭으로 개선됐다. 영업이익률은 7.3%로 집계됐다. 이익잉여금은 1조 883억원으로 나타났다.
별도기준으로는 매출액 3,453억원(전년 2,991억원 대비 +15.4%), 영업이익 356억원(전년 178억원 손실), 당기순이익 527억원(전년 345억원 순손실)으로 집계됐다.

페인포인트 ① 영업이익 초과 배당…오너 일가 '배당 잔치'
씨젠의 가장 두드러진 재무적 페인포인트는 과도한 배당 정책이다. 씨젠은 2025년 분기배당(3·6·9월, 주당 200원)과 기말배당(주당 400원)을 합쳐 총 461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이는 당해 연도 영업이익(345억원)을 116억원 초과하는 수치이며, 연결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소유주지분 기준 482억원) 대비 현금배당성향은 95.5%에 달한다. 벌어들인 이익의 거의 전부를 배당으로 소진한 셈이다.
씨젠은 2023년 373억원(배당성향 5,578.5%), 2024년에도 369억원(순손실)의 배당을 실시했다.
문제는 이 고배당 정책의 최대 수혜자가 오너 일가라는 점이다. 2025년 말 기준 천종윤 대표이사는 18.21%(9,508,880주)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 일가의 총 지분율은 28.75%(15,016,127주)에 달한다.
단순 계산으로도 전체 배당금 461억원 중 약 132억원 이상이 오너 일가의 주머니로 유입된 것으로 추산된다. 천종윤 대표 개인만 해도 약 84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한 것으로 추산되며, 여기에 2025년 급여 15억 4,900만원과 상여 2억 9,200만원을 합산한 총 보수 18억 5,900만원을 별도로 수령했다.

페인포인트 ② 198억원 소프트웨어 장기 약정…'최소 사용 의무' 족쇄
씨젠은 신규사업(기술공유사업) 추진을 명목으로 2024년 4월 23일부터 2029년 4월 30일까지 총 198억원 규모의 소프트웨어 사용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의 전략적 협업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계약은, 약정 기간 내 실제 사용금액이 약정 금액에 미달하더라도 미사용 잔액에 대한 지급 의무가 발생하는 구조다. 2025년 말 기준 누적 사용금액은 19.8억원에 불과해, 전체 약정 금액의 10%에 그쳤다. 향후 4년간 약 178억원의 추가 지출이 예정된 셈이다.
씨젠은 "회사 사용금액이 기간경과분 약정 사용금액을 상회할 것으로 보아 충당부채는 인식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실제 사용 속도가 약정 페이스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상당한 재무적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페인포인트 ③ 특수관계자 내부거래 증가…나노헬릭스 매입 92억원
씨젠의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씨젠은 관계기업인 (주)나노헬릭스(지분율 35.1%)로부터 2025년 한 해 동안 92억 4,800만원 규모의 원재료 등을 매입했다. 이는 전년(82억 7,100만원) 대비 11.8% 증가한 수치다. 나노헬릭스는 진단시약 원재료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씨젠이 35.1%의 지분을 보유한 관계기업이다.
또한 (재)씨젠의료재단과의 거래에서도 7억 8,900만원의 매입 거래가 발생했으며, 씨젠의료재단은 최대주주 일가와 관련된 기타 관련기업으로 분류돼 있다. 보고기간 종료일 기준 나노헬릭스에 대한 채무 잔액은 12억 4,800만원에 달한다.

페인포인트 ④ 잇단 M&A와 전기 재무제표 오류 수정
씨젠은 디지털 전환과 자동화 장비 개발을 명목으로 2024년 (주)브렉스(IT기업)와 (주)펜타웍스(SW개발기업)를 인수한 데 이어, 2025년 2월에는 (주)단디메카 지분 100%를 약 50억원(현금 37억 8,000만원 + 자기주식 10억 2,400만원 + 조건부 대가 2억 1,200만원)에 인수했다.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영업권은 36억 5,800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단디메카는 2025년 인수 후 1,4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즉각적인 수익 기여에 실패했다.
더불어 씨젠은 2025년 사업보고서에서 전기(2024년) 재무제표에 대한 오류 수정을 공시했다. 2025년 2월 발생한 법인세 경정청구 환급금(115억 7,700만원)이 2024년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은 오류를 발견, 전기 재무제표를 재작성했다. 이로 인해 2024년 당기순손실은 기존 202억 7,000만원에서 86억 9,300만원으로 수정됐다. 재무제표의 소급 재작성은 회계 신뢰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요소다.
페인포인트 ⑤ 판매비·관리비 급증과 지급수수료 폭증
씨젠의 2025년 연결기준 판매비와 관리비 합계는 2,030억원으로 전년(1,857억원) 대비 9.3%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관리비 내 급여는 740억원(전년 656억원, +12.7%), 지급수수료는 346억원(전년 246억원, +40.5%)으로 급증했다. 지급수수료의 40% 이상 급증은 외부 용역 의존도 확대를 시사하며, 비용 구조의 효율성 저하를 나타낸다. 성격별 분류 기준 전체 지급수수료는 526억원(전년 385억원, +36.6%), 광고선전비는 47억원(전년 40억원, +18.7%)으로 나타났다.
한편, 연구개발비는 662억원으로 전년(693억원) 대비 4.5% 감소했으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도 13.97%로 전년(16.75%)에서 하락했다. 핵심 역량인 R&D 투자가 줄어드는 반면 관리 비용은 늘어나는 구조적 문제가 엿보인다.

재무 건전성 지표
씨젠의 재무 건전성 지표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편이나,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 부채비율은 21.7%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현금성자산이 전년 2,597억원에서 2,256억원으로 341억원 감소한 반면 배당금 지급(461억원)과 M&A(단디메카 인수 약 50억원), 유형자산 취득(373억원) 등 현금 유출이 지속됐다.
재고자산은 822억원으로 전년(1,093억원) 대비 24.8% 감소해 재고 효율화가 이뤄졌다. 연결 유동자산 7,988억원, 연결 유동부채 1,708억원, 무형자산 286억원, 이익잉여금(연결) 1조 883억원로 나타났다.
전문가 분석… 핵심 페인포인트 진단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는 "씨젠이 흑자전환이라는 표면적 성과를 거두었으나, 영업이익(345억원)을 초과하는 461억원의 배당금 지급과 95.5%에 달하는 기형적인 배당성향은 기업의 지속 성장보다 오너 일가의 부 축적 수단으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며 "신사업 명목의 198억원 소프트웨어 최소 사용 약정과 특수관계자인 나노헬릭스로부터의 92억원 매입 증가는 기업의 장기적인 재무 건전성을 갉아먹는 핵심 페인포인트"라고 지적했다.
특히 "전기 재무제표 오류 수정과 지급수수료 40% 급증은 내부 통제 및 비용 관리 체계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외형 확장 이면에 감춰진 지배구조의 투명성 제고가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