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ABC마트코리아(에이비씨마트코리아, 대표이사 이기호)의 2025년 실적은 외형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수익성이 급격히 훼손되는 전형적인 '속 빈 강정'의 모습을 보여줬다. 순이익이 23% 급감하고 재고자산이 20% 이상 폭증하는 위기 상황에서도, 지분 99.96%를 쥔 일본 본사(ABC-MART INC)로 매년 수십억원의 로열티가 꼬박꼬박 빠져나가는 기형적인 지배구조는 기업의 장기적 생존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페인포인트다.
미얀마 공장 가동 중단과 부실 매장 손상차손 등 구조조정의 청구서가 날아들고 있음에도, 경영진은 뼈를 깎는 쇄신보다는 본사 이익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우며, 한국 소비자와 임직원의 희생 위에 일본 본사만 배를 불리는 구조적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5116억원에 달하는 이익잉여금을 쌓아두면서도 국내 재투자나 주주 환원보다 해외 본사 로열티 지급을 우선시하는 경영 방식은, 한국 법인의 독립적 성장 의지가 있는지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핵심 재무 성과… 매출 정체 속 수익성 급락
3월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등록된 에이비씨마트코리아(ABC마트)의 제24기 연결감사보고서(2025년 1월 1일~12월 31일, 안진회계법인)에 따르면,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6606억 9650만원으로 전년(6588억 5561만원) 대비 0.3% 소폭 증가에 그쳤다.
그러나 수익성 지표는 급격히 악화됐다. 영업이익은 462억 4737만원으로 전년(592억 3768만원) 대비 21.9%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은 385억 5339만원으로 전년(502억 4817만원) 대비 23.2%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7.0%로 전년(9.0%) 대비 2.0%포인트 하락하며 수익성 훼손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매출원가가 5.1% 증가하면서 매출총이익이 5.7% 감소한 것이 수익성 악화의 핵심 원인이다. 상품매출액이 6080억원으로 전년(6334억원) 대비 오히려 4.0% 감소한 반면, 제품매출액은 503억원으로 전년(232억원) 대비 116.5% 급증했다. 이는 자체 제조 비중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재고 폭증…팔리지 않는 신발이 쌓인다
가장 우려스러운 재무 지표 중 하나는 재고자산의 급증이다. 2025년 말 기준 재고자산은 1954억 2900만원으로 전년(1617억 2597만원) 대비 20.8% 급증했다. 상품 재고만 해도 1916억원으로 전년(1589억원) 대비 20.6% 늘었으며, 원재료도 112억원으로 전년(90억원) 대비 24.6% 증가했다.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는 "이는 소비 둔화와 판매 부진이 맞물리며 창고에 팔리지 않는 재고가 쌓이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재고자산 증가는 향후 재고평가손실 확대 및 현금흐름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217억 6909만원으로 전년(682억 2871만원) 대비 68.1% 급감했다. 이는 당기순이익 감소와 재고자산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기말 현금성자산도 1107억 6960만원으로 전년(1483억 985만원) 대비 25.3% 감소했다.
일본 본사에 흘러가는 83억 로열티… 지배구조의 핵심 페인포인트
에이비씨마트코리아의 지배구조는 일본 ABC-MART INC가 지분 99.96%를 보유하는 사실상 완전 자회사 구조다. 이 구조 속에서 매년 막대한 로열티가 일본 본사로 유출되고 있다.
에이비씨마트코리아는 2010년 1월 1일자로 지배회사인 ABC-MART INC와 상표권 및 HAWKINS 등의 브랜드 판매권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여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지급하기로 약정했다. 이에 따라 2025년 중 발생한 로열티는 76억 2699만원(전기 78억 4303만원)으로, 판매비와관리비의 로열티 항목으로 회계처리됐다.
여기에 VANS, INC.와의 계약에 따른 로열티 4억 2105만원(전기 6억 385만원),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와의 계약에 따른 로열티 2억 5705만원(전기 2억 7349만원)을 합산하면, 2025년 총 로열티 지급액은 약 83억원에 달한다.
더불어 에이비씨마트코리아는 ABC-MART INC에 지급임차료로 52억 4132만원(전기 42억 4800만원)을 지급했으며, 특수관계자 매출 거래도 482억 9843만원(전기 230억 8554만원)에 달해 일본 본사와의 거래 의존도가 매우 높다.
이처럼 로열티 83억원, 임차료 52억원, 매입 483억원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일본 본사로 자금이 흘러나가는 구조는 국내 법인의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잠식하는 요인이다.

대규모 설비 투자… 건설중인자산 급증의 이면
2025년 에이비씨마트코리아는 대규모 설비 투자를 단행했다. 건설중인자산의 증가로 504억 6533만원을 투입했으며, 이는 전년(57억 7629만원) 대비 773% 급증한 수치다. 건설중인자산의 본계정 대체액도 545억 3566만원(전기 18억 6857만원)에 달해 대규모 유형자산 취득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유형자산 총액은 989억 8274만원으로 전년(535억 2523만원) 대비 84.9% 급증했다. 특히 토지(221억 9366만원, 전년 대비 +61.7%)와 건물(665억 1014만원, 전년 대비 +152.9%)이 대폭 증가했다. 이는 직영 물류센터 또는 대형 점포 확장과 관련된 투자로 추정되나, 수익성 악화 국면에서의 무리한 투자 확대가 향후 재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액은 703억 7503만원으로 전년(658억 2733만원) 대비 6.9% 증가했으며,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596억 9916만원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해외 제조 자회사 부실… 미얀마 공장 생산 중단
에이비씨마트코리아는 미얀마에 신발 제조 공장(MYANMAR DYC Co., Ltd., SUNNY SHOES Co., Ltd.)을 운영하고 있으나, 이들 종속기업은 모두 적자를 기록 중이다. MYANMAR DYC는 당기 21억 3036만원 순손실, SUNNY SHOES는 1억 5104만원 순손실을 냈다.
특히 감사보고서는 "연결회사는 생산을 중단할 예정인 미얀마 신발 제조 공장의 유형자산 장부금액과 관련하여 건물 6억800만원, 기계장치 2200만원, 비품 3000만원의 손상차손(영업외비용)을 계상하였습니다"라고 명시했다. 미얀마 공장의 사실상 철수 결정은 해외 생산 전략의 실패를 의미하며, 이에 따른 손상차손 6억6600만원이 추가로 반영됐다.
국내 매장에서도 경기 악화에 따른 영업부진으로 인테리어 자산 13억 8191만원, 비품 자산 3700만원 등 총 14억원 이상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이는 전년(11억 9221만원) 대비 74.4% 증가한 수치로, 부실 매장이 늘어나고 있음을 방증한다.

판매비와 관리비 세부 분석
판매비와 관리비 세부내역을 보면, 급여 645억 1282만원, 지급임차료 677억 4140만원, 지급수수료 311억 7861만원, 감가상각비 112억 9121만원, 광고선전비 74억 9480만원, 로열티 78억 8405만원, 물류비 79억 5314만원, 판매촉진비 43억 6792만원, 퇴직급여 54억 7123만원 등이다.
퇴직급여가 전년 대비 44.3% 급증한 것은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을 시사하며, 판매촉진비가 60.4% 급증한 것은 소비 둔화 속에서 할인·프로모션을 강화했음을 보여준다. 반면 광고선전비는 15.2% 줄어 브랜드 투자를 축소하는 모순적인 행태를 보였다.
지급수수료가 전년보다 1.1% 소폭 증가해 무려 311억원에 달했다. 지급수수료는 홍보 및 마케팅 대행 수수료, 법률 자문 및 회계 감사 수수료, 외부 용역 및 컨설팅 비용 등과 같이 외부 전문가나 기관에 의뢰한 서비스 비용을 말한다. 지급수수료의 급증은 홍보대행사(피알원과 계약), 법무법인, 본사의 컨설팅 등 외부 전문가 집단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법적 소송 2건 및 8.4억원 이행보증
현재 에이비씨마트코리아가 피고로 계류 중인 소송은 2건이며, 소송가액 합계는 6억 1884만원이다. 경영진은 현재로서는 소송의 전망을 예측할 수 없으며,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또한 소송 공탁 등과 관련해 서울보증보험으로부터 8억4600만원의 이행보증을 제공받고 있어, 전년 대비 이행보증 규모가 56배 이상 급증한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재무 안정성 지표와 경영진 보상
부채비율 9.1%, 유동비율 861.2%로 단기 재무 안정성은 양호한 편이다. 그러나 5116억원에 달하는 이익잉여금을 쌓아두면서도 국내 재투자보다 해외 본사 로열티 지급을 우선시하는 경영 방식은 비판의 여지가 있다. 특히 이익잉여금이 자본금(252억 6000만원)의 약 20배에 달했다.
임직원 급여는 7억 3995만원, 퇴직급여 6238만원으로 나타났다. 주요 경영진(이사 및 감사 포함)에 대한 급여는 전년 대비 10.7% 감소했으나, 퇴직급여는 전년(533만원) 대비 1070% 급증한 6238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경영진 교체 또는 임원 퇴임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는 "에이비씨마트코리아 여러 구조적 리스크를 노출하고 있다. 첫째, 수익성 악화의 구조적 문제다. 매출이 사실상 정체된 가운데 매출원가율이 58.1%(전년 55.4%)로 상승하며 수익성이 급격히 훼손됐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경쟁 심화, 소비 둔화, 원가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둘째는 일본 본사 종속 지배구조다. 지분 99.96%를 보유한 일본 ABC-MART INC는 로열티(76억원), 지급임차료(52억원)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매년 1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한국 법인으로부터 수취하고 있다. 이는 한국 소비자와 임직원의 노력으로 창출된 가치가 일본 본사로 귀속되는 구조임을 방증한다"고 꼬집었다.
게다가 "재고자산이 20.8% 급증하고 영업현금흐름이 68.1% 급감하는 상황은 향후 유동성 위기의 전조가 될 수 있다"면서 "게다가 미얀마 공장의 생산 중단 결정은 저비용 생산 전략이 현지 정치적 불안정성과 운영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해외 전략의 실패사례"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