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출근길, 4년 차 팀장을 마주쳤다. 짧은 인사 끝에 그녀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담당님, 왜 갈수록 리더라는 자리가 더 어렵고 조심스러울까요? 처음엔 열정으로 다 될 줄 알았는데, 이젠 제가 정말 좋은 리더인지 잘 모르겠어요."
낯설지 않은 질문이다. 나 역시 3~4년 차 팀장 시절, 스스로의 자질을 의심하며 내 상사에게 같은 질문을 던진 적이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임원의 자리에 올라와 보니 비로소 알게 됐다. 이러한 혼란이야말로 리더십 교육이 필요한 이유라는 것을 말이다.
◆ "리더십 교육 내용은 너무 뻔하지 않나요?" 가장 많이 듣는 질문
리더십 교육을 기획하거나 진행하다 보면 반드시 마주하게 되는 시선이 있다.
"어차피 다 아는 말 아닌가요? 뻔한 이야기네요." 틀린 말은 아니다. '경청하라, 신뢰를 쌓아라, 구성원의 강점을 발견하라' 등 리더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야기들을 배운다.
그렇다면 왜 이 뻔하고 다 아는 말을 우리는 반복해서 들어야 하는 걸까.
여기서 질문 하나를 던져보자. '아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과연 같다고 할 수 있을까.
◆ 앎과 행동 사이의 간극, 교육이 반복되어야 하는 이유
현장에서 다양한 계층의 리더십 교육을 설계하고 운영하면서 나는 한 가지 패턴을 발견했다. 교육이 끝난 후, 참가자들의 눈빛은 대부분 빛난다.
"맞아, 이게 진짜 리더십이지." 그런데 3개월 후 현장에서 다시 마주하게 되면 그 눈빛은 온데간데 없다.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 사이의 거리는 생각보다 훨씬 멀다. 이것이 내가 다양한 교육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사실이다.
지식은 머리에 저장되지만, 리더십은 몸에 새겨진다. 그리고 몸에 새겨지려면 반드시 '반복적 성찰과 학습'이 필요하다.
1년 차에 들은 '경청'과 10년 차에 듣는 '경청'은 글자는 같지만 무게가 다르다. 팀원의 침묵 앞에서, 성과 압박 속에서, 갈등의 한복판에서 수없이 다양한 경험을 해본 사람이 그 말을 다시 들을 때 리더십 이론은 비로소 몸의 언어로 바뀌게 된다.
다소 뻔한 말이 절실한 답이 되는 건 말이 바뀌어서가 아닌, 아마도 그것을 듣는 사람의 경험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 리더십은 혼자 완성하는 독주곡이 아니다
리더십 교육이 리더 개인만을 바꾸면 된다고 생각하는가? 여기서 오해 하나를 짚고 가고 싶다.
인권 업무를 통해 체감한 사실이 하나 있다. 리더가 아무리 탁월해도 팔로워의 신뢰가 없는 리더십은 반쪽이라는 점이다. 리더의 책임감과 겸손이 리더십의 한 축을 쌓는다면, 나머지 축은 팀원들이 그 리더를 믿고 움직여줄 때 비로소 완성된다.
수치로 증명된 이론은 아니지만, 수많은 팀을 옆에서 지켜보며 쌓인 나만의 현장 속 확신이 되었다.
완벽한 리더는 없다.
다만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그 빈틈에 팀원들이 들어올 자리를 만들어주는 리더가 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십 교육은 개인의 깨달음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의 '재정렬'이어야 한다.
이번에 3~4년 차 팀장 교육을 '그룹 코칭' 방식으로 기획한 것도 이 때문이다.
새로운 이론을 일방향으로 전달하는 교육이 아닌, 동료와 함께 이미 알고 있는 말들을 꺼내놓고 서로의 경험 앞에서 문제를 다시 읽어보는 시간을 만들고 싶었다.
"나만 이런 고민을 하는 게 아니구나"라는 동료 리더들의 나눔과 성찰 속에서 각자가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말은 반복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과정 속에서 성장하며 매번 달라진다.
◈ 당신은 어떤 리더로 기억되고 싶은가
리더십은 도착지가 있는 여정이 아니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우리는 더 자주 같은 상황 앞에 놓이게 된다.
반복해서 듣지 않으면, 어느새 관성에 젖어 '아는 말'을 잊어버린 리더가 되어버릴지 모른다.
오늘 아침 그 팀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 흔들림이 당신이 좋은 리더라는 증거입니다. 잘하고 싶은 진심이 클수록 어려움도 크게 다가오겠지만, 그 갈등의 시기를 외면하지 않고 버텨낸 시간은 훗날 가장 리더다웠던 성장의 한 축으로 기록되지 않을까요?"
[래비가 제안하는 커리어 블렌딩 질문]
STEP 1. 나는 지금 리더십을 '알고' 있는가, 아니면 '실천하고' 있는가?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들이 실제 팀원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직시해 보자. 앎과 행동 사이의 간극이 바로 다음 성장의 좌표다.
STEP 2. 예전엔 '뻔한 소리'라 흘려들었지만, 최근 들어 새롭게 와닿는 리더십의 가치는 무엇인가?
-그 가치가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면, 당신은 지금 새로운 경험의 층위에 올라선 것이다.
STEP 3. 내 리더십의 '빈틈'을 팀원이 채워준 경험이 있는가?
-그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합주를 시작한 리더다.
★ 칼럼니스트 '래비(LABi)'는 사람과 조직의 성장을 고민하는 코치이자 교육·문화 담당자입니다. 20년의 치열한 실무 경험과 워킹맘의 일상을 재료 삼아, 지나온 모든 순간이 어떻게 현재의 나로 '블렌딩'되는지 그 성장의 기록을 담아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