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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연애·진로·연봉까지 AI에 물어본다”…Z세대는 왜 챗GPT를 ‘개인 OS’로 쓰나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오픈AI CEO 샘 올트먼이 사람들의 챗GPT 사용 방식에서 나타나는 뚜렷한 세대 간 차이를 언급한 발언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젊은 사용자들이 AI 챗봇을 '인생 조언자'나 개인 '운영체제(OS)'처럼 활용한다는 그의 말은 일상적인 의사결정에서 AI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논쟁에 새로운 불씨를 지폈다.
 

오픈AI CEO 샘 올트먼이 “대학생들은 챗GPT를 운영체제(OS)처럼 쓴다”고 말한 배경에는 이미 통계로 입증된 전 세계적 세대 격차가 자리잡고 있다. Z세대는 연애와 진로, 연봉협상까지 AI에게 조언을 구하는 반면, 장년층은 여전히 ‘고급 검색엔진’ 수준에서 AI를 소비하는 이중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대학생은 OS, 장년은 검색엔진”


올트먼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세쿼이아 캐피털 ‘AI 어센트(AI Ascent)’ 행사에서 세대별 AI 사용 패턴을 세 가지 층위로 잘라 설명했다. 그의 구분은 이렇다. 나이 많은 사용자는 챗GPT를 구글의 대체재처럼 정보검색에 쓰고, 20~30대는 인생 조언자·개인 비서처럼 활용하며, 대학생 연령대는 아예 삶 전반을 관리하는 운영체제로 통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대학생들은 여러 파일과 일정, PDF 저장소를 챗GPT에 연결하고 복잡한 프롬프트를 외워서 붙여넣으며, 웬만한 인생 결정을 AI에게 묻지 않고는 내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진단은 ‘감(感)’이 아니라 데이터와 맞물려 있다. 국내 방송통신정책연구원(KISDI) 조사에 따르면 AI 챗봇 이용률은 20대 26.0%, 30대 26.5%로 40대(18.7%), 50대(8.5%), 60대(3.4%)보다 뚜렷이 높다. 이용 목적을 보면 10대와 20대는 학업·과제 등 학습용 사용 비중이 높고, 중장년층은 정보검색·번역 등 실용적·단발성 용도가 중심이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확인되는데, 모닝컨설트 조사 결과 10대의 65%가 최근 1년간 챗GPT 등 생성형 AI를 사용해봤다고 답한 반면, 45~64세는 39%, 65~70세는 30%에 그쳤다.

 

“대학생 10명 중 9명, 일상에 AI 통합”

 

대학생·Z세대가 AI를 ‘OS’로 쓰고 있다는 주장도 상당 부분 통계로 뒷받침된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대학생 2만3000명을 조사한 결과 94%가 AI를 사용하고 있었고, 이 가운데 65%는 매일 또는 매주 AI를 쓴다고 답했다. 사용 목적은 정보 검색(56%), 어려운 개념 이해(45%), 숙제 답안 확보(31%), 요약·번역 등으로 다양해 사실상 학습 전 과정에 AI가 스며든 양상이다.

 

프랑스의 경우 대학생의 AI 사용률이 2023년 55%에서 2025년 82%로 2년 만에 27%포인트 급등했다. 국내에서도 한 대학생 대상 설문에서 응답자의 85.5%가 주 2회 이상 AI를 정기적으로 활용한다고 답했으며, 챗GPT는 가장 많이 쓰는 서비스(35.1%)로 꼽혔다. 또 다른 분석에서는 “2025년 기준 대학생의 92%가 AI 도구를 사용한다”는 수치도 제시된다. 요약하면, 선진국 주요 대학에서는 이미 ‘AI를 쓰는 학생’이 아니라 ‘AI를 안 쓰는 학생이 소수’인 국면으로 접어든 셈이다.

 

이러한 보급률은 사용 행태의 변화를 동반한다. 글로벌 사용 로그 분석에 따르면 챗GPT 전체 사용량의 약 78%가 실용적 가이드(29%), 정보 검색(24%), 글쓰기(24%)에 집중돼 있고, 메시지의 46%는 26세 미만 이용자에게서 나온다. 2024년 6월 47%에 달했던 업무 관련 사용 비중은 2025년 6월 27%로 줄어든 반면, 개인적 용도는 53%에서 73%로 늘었다는 분석도 있다. 올트먼이 말한 “젊은 세대의 개인 OS화”가 수치로도 관찰되는 대목이다.

 

Z세대, ‘포켓 AI’로 성장통 관리


Z세대의 생성형 AI 사용률이 높다는 사실은 국내외 다수 조사에서 공통으로 나타난다. 한 글로벌 분석에 따르면 한국 10·20대의 생성형 AI 서비스 사용 경험은 70% 이상으로, 40·50대의 약 60%보다 높다. 같은 자료에서 미국 10대의 65%가 챗GPT·DALL‑E 등 생성형 AI를 써봤고, 이 중 12%는 매일 AI를 활용한다고 답했다. 국내 조사에서도 Z세대의 약 80%가 스마트폰을 통해 AI 도구에 접근하는 것으로 나타나, AI가 PC가 아닌 손안의 ‘포켓 도구’로 일상 속에 녹아든 양상이다.

 

일선 대학 연구에서도 비슷한 그림이 잡힌다. 한 국내 대학생 인식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5.4%가 챗GPT를 알고 있었고, 이 가운데 53.8%는 실제 사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사용 목적은 리포트 작성·학습이 37.1%로 가장 높았고, 호기심(35.1%)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다른 연구 역시 “많은 대학생들이 과제 작성 등 학습 목적으로 챗GPT를 사용하고 있다”고 보고한다. 학업·진로·연애·취업 준비를 동시에 짊어진 Z세대에게 챗GPT는 검색엔진을 넘어 ‘튜터+비서+심리적 조언자’ 기능을 묶어 제공하는 올인원 도구가 된 셈이다.

 

“디지털 리터러시냐, 위험한 의존이냐”

 

문제는 이 같은 사용 패턴이 ‘새로운 디지털 리터러시’인지, ‘위험한 의존’인지를 둘러싼 전문가들의 시각이 갈린다는 점이다. 일부 연구는 안전과 직결된 영역에서 챗GPT를 활용할 경우 “전문가의 검증”과 “윤리적 고려”가 필수라고 강조하며, 의료·법률·재무 의사결정을 전적으로 AI에 맡기는 행태에 경고음을 울린다. 또 다른 학계 논문은 거대 언어모델을 “인간의 감정·윤리를 갖지 않은, 구조적으로 반사회적(sociopathic) 시스템”으로 규정하며, 공감 능력을 전제한 조언에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반대로, 일상적 수준의 조언·학습 보조에 한정된 활용이 대부분이며, 적절한 사용법만 확립된다면 학습 효과와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연구도 잇따른다. 실제로 한 교육 기술 분석에서는 AI 튜터 ‘칸미고(Khanmigo)’를 주당 30분 이상 사용한 학습자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학습 효과가 약 20% 높았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요컨대 ‘무조건 금지’와 ‘무조건 신뢰’ 사이에서, 어디까지를 허용 가능한 의존으로 볼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아직 형성되지 않은 상태다.

 

스마트폰 이후, 두 번째 디지털 분기점


올트먼이 이번 세대 격차를 스마트폰 초기와 비교한 대목은 상징적이다. 그는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 아이들은 금방 능숙해졌지만, 나이 든 세대는 기본적인 기능을 익히는 데만 3년이 걸렸다”며, 챗GPT와 같은 AI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재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I 활용률 통계를 보면, 10대·20대가 글로벌 AI 확산을 견인하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이용률과 활용 깊이가 동시에 떨어지는 구조가 거의 모든 국가에서 일관되게 관찰된다.

 

차이는 하나다. 스마트폰이 ‘정보와 사람’을 연결하는 도구였다면, 생성형 AI는 ‘판단과 선택’에 개입한다는 점이다. 데이터는 이미 대학생·Z세대가 이 새로운 도구를 학습·관계·진로·취업이라는 삶의 핵심 변수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남은 질문은 이들 세대가 AI를 도구 수준에서 통제할지, 아니면 올트먼의 표현처럼 진짜 ‘개인 OS’로 넘겨줄지, 그리고 그 결과가 교육·노동·민주주의에 어떤 구조적 파장을 낳을지에 대한 사회적 답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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