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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동산

[이슈&논란] JP모건 "금에서 비트코인으로 자금 이동중"…'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의 주인공이 바뀐다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통화 가치 하락(디베이스먼트)과 지정학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글로벌 자금의 피난처가 전통의 ‘안전자산’ 금에서 비트코인으로 기우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mexc, cryptovalleyjournal, panewslab, The Tribune, binance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JP모건 체이스는 최근 리서치 노트에서 “이란 분쟁 격화 이후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금에서 비트코인으로 회전(rotating)하고 있다”며 자금 흐름의 구조적 변화를 지적했다.

 

ETF 자금, ‘금에서 코인으로’ 방향 튼 투자자들


JP모건 분석에 따르면, 현물 비트코인 ETF로의 자금 유입은 2026년 3월 이후 5월 초까지 3개월 연속 순유입을 기록하며 추세적 흐름을 만들고 있다. 더블록(The Block)과 포크로그(Forklog) 정리에 따르면 4월 30일부터 5월 6일까지 단 5거래일 동안 글로벌 현물 비트코인 ETF로만 약 16억 9000만 달러(약 2.3조원)가 쏟아졌다. 같은 기간 블랙록의 iShares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는 하루 기준으로만 1억 달러가 넘는 자금을 빨아들이며 시장 선두 ETF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반면 금 ETF는 3월 ‘역대급 이탈’의 충격에서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모습이다. 월드골드카운슬(WGC)에 따르면 2026년 3월 실물 기반 금 ETF에서는 12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가 사상 최대 월간 순유출을 기록했다. 4월 들어 66억 달러 수준의 유입이 유입되며 일부 만회에 나섰지만, 3월에 빠져나간 자금을 감안하면 여전히 ‘마이너스 구간’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 JP모건의 판단이다.

 

JP모건은 “3월 이란 사태 이후 금 ETF는 자금 회복이 지연되는 반면, 비트코인 ETF는 꾸준한 순유입으로 대조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리테일 넘어 기관까지…‘디지털 금’으로 포트폴리오 재편

 

이번 흐름이 개인 투자자 ETF 매수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는 점도 JP모건이 강조하는 대목이다. 은행은 CME 비트코인 선물과 역외 무기한(perpetual) 선물 포지션을 종합한 자체 포지셔닝 지표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며, 헤지펀드·자산운용사 등 기관 투자자들의 레버리지·현물 익스포저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자산 운용사 코인쉐어스(CoinShares)가 5월 6일 발표한 분기 설문조사도 같은 흐름을 뒷받침한다. 코인쉐어스에 따르면, 총 1조 3,00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글로벌 펀드매니저 26명 가운데 디지털 자산 투자 이유로 ‘분산투자’와 ‘고객 수요’를 꼽은 비중이 63%에 달했다.

 

이는 2년 전 36%에서 거의 두 배 가까이 뛴 수치로, “비트코인=순수 투기 자산”이라는 시각에서 “포트폴리오 차원의 전략적 자산”으로 인식이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같은 조사에서 ‘단기 차익 추구’ 등 투기적 동기를 꼽은 비중은 15%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한편, ‘비트코인 최대 친화 기업’으로 꼽히는 스트래티지(Strategy·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JP모건 리포트에서 구조적 수요를 떠받치는 핵심 플레이어로 지목됐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스트래티지가 2026년 들어서만 14만5,834 BTC를 추가로 보유하게 되며 약 110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쌓아 올렸다고 추산했다. 이어 “올해 남은 기간 최대 300억 달러어치까지 추가 매입에 나설 수 있다”며, 상장사 차원의 ‘트레저리 비트코인 전략’이 ETF·선물 수요와 맞물려 시장의 구조적 매수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급변 아닌 가속”…금 ETF 우위도 뒤집혀


JP모건은 이번 현상을 ‘패러다임의 일회성 붕괴’라기보다는 시간이 지날수록 속도를 올리는 ‘가속(acceleration)’으로 규정한다. 이란 전쟁 격화 이후 최대 금 ETF인 SPDR 골드 셰어즈(GLD)는 운용자산(AUM)의 약 2.7%에 해당하는 자금이 빠져나간

 

반면, 블랙록 IBIT에는 같은 기간 AUM의 1.5% 안팎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올 초까지만 해도 자금 흐름에서 금 ETF가 비트코인 관련 펀드를 앞섰지만, 중동 리스크가 부각된 3월 이후 ‘상대적 강자’가 뒤바뀌었다는 게 JP모건의 진단이다. 

 

비트코인의 가격 메커니즘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JP모건 퀀트 전략가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칠로우는 앞선 분석 노트에서 “비트코인은 변동성 조정 기준으로 금 대비 약 6만 8,000달러 저평가돼 있다”고 추산한 바 있다.

 

비트코인과 금의 변동성 비율이 역대 최저 수준(약 1.5배 안팎)까지 떨어지면서, 위험 대비 수익 관점에서 비트코인이 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라는 논리를 제시한 것이다. JP모건은 “모멘텀 지표가 강해지고 기관 포지션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만큼, 금에서 비트코인으로의 자금 재배분은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금’으로 굳어질까…남은 변수들

 

결국 이번 JP모건 리포트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첫째, ETF·선물·기업 재무 전략을 아우르는 다층적 수요가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금 ETF의 전례 없는 3월 순유출과 비트코인 ETF의 3개월 연속 순유입은 투자자들이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의 주력 자산을 서서히 교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규제 환경과 가격 변동성, 지정학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는 리스크다. 각국 규제 당국의 스탠스 변화, 비트코인 가격 급변에 따른 레버리지 청산, 금 수요의 반등 등은 언제든 ‘금→비트코인’ 흐름의 속도를 조정할 수 있는 요인이다.

 

그럼에도 JP모건이 계량·포지션 데이터를 근거로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의 중심이 금에서 비트코인으로 이동 중”이라는 결론을 제시했다는 사실 자체가, 글로벌 자산 배분 패러다임이 새로운 변곡점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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