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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동산

[이슈&논란] 이재명 정부, 하나·KB·신한·우리 4대 금융지주 보수·지배구조 ‘정조준’…“폐쇄적 이너서클 깬다”

이재명 정부가 하나금융을 첫 타깃으로 삼은 이유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이재명 정부가 하나금융을 겨냥한 국세청 특별 세무조사에 이어, 하나·KB·신한·우리 등 4대 금융지주사의 보수·지배구조 전반을 ‘공공성·책임성’ 기준으로 재점검하는 시나리오가 점차 구체적인 그림을 갖춰가고 있다.

 

하나·BNK·신한 찍은 금감원…4대 금융지주 전면 특별점검 ‘이재명 구상’과 맞물려


금융감독원은 올해 1월 KB·신한·하나·우리·농협·iM·BNK·JB 등 8개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모범관행’ 이행실태 특별점검에 착수했다. 점검 배경에 대해 금감원은 “지난 2년간 금융지주 지배구조를 강화하는 행정지도를 해왔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형식적 이행과 편법 우회가 반복되고 있어 경영 전반을 면밀히 들여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장점검에서 하나·BNK·신한금융 등에서는 회장 연임 과정과 이사회 운영에서 모범관행을 ‘꼼수’로 활용한 사례들이 적발됐다. 하나금융의 경우 회장 후보 롱리스트 작성 직전에 이사 재임 가능 연령(만 70세) 규정을 현직 회장에게 유리하게 변경해 연임에 길을 터줬고, BNK금융은 현 회장 연임에 유리하도록 타 후보 접수 기간을 명절 연휴·공휴일을 제외해 실질적으로 닷새 수준으로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이번 점검 결과를 토대로 ‘지배구조 선진화 TF’ 논의에 반영하고, 회장 선임 절차 기간 강화, 장기 연임 제한,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성과보수 체계 개편 등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금융권 ‘부패한 이너서클’을 공개 경고하고 금융 공공성·책임성을 강조한 만큼, 금융당국의 특별점검과 제도개편 논의는 사실상 이재명 정부 금융개혁 구상의 실행 채널이라는 평가가 금융권에서 나오고 있다.

 

한 금융권 지배구조 전문가는 “대통령이 금융권 이너서클과 공공성 문제를 공개 언급한 뒤, 금감원과 국세청이 지배구조·세무 양축에서 동시에 압박에 나선 것은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며 “특히 회장 승계·연임 구조와 단기 성과 중심 보수 체계는 이번 정부 임기 중 가장 먼저 손질될 ‘1순위 타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 연령 규정 바꾸고, 공로금 논란까지…“사실상 맞춤형 지배구조”


하나금융은 국세청 특별 세무조사와 별개로, 지배구조와 보수 체계에서도 여러 차례 도마에 오른 상태다. 금감원 점검에서 드러난 대표적 사례는 회장 후보 롱리스트 작성 직전에 이사 재임 가능 연령 규정을 변경해, 당시 현직 회장이 연령 제한에 걸리지 않고 연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외관상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앞세웠지만 사실상 ‘경영진 친화적 맞춤 규정’으로 활용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보수 측면에서도 김정태 전 회장의 50억원 특별공로금을 포함한 고액 퇴직급여는 “정상 퇴직금의 약 5배를 넘는 과도한 보상”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이는 하나금융 지배구조와 보수 체계 논란의 상징적 사례로 남아 있다. 이와 별도로, 투자손실·내부통제 이슈가 발생했음에도 이연 성과보수 차감이 미미하거나 상징적 수준에 그쳤다는 비판이 금융권 전반에서 제기되는데,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실제로 성과평가에 따라 이연보수를 차감한 곳은 하나금융이 유일하다. 하지만, 차감 비율이 1.4% 수준에 그쳤다는 분석도 나와 ‘징벌적 기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배구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하나금융은 김정태 전 회장 시절부터 장기 집권과 인사권 집중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보수 체계가 사실상 회장과 핵심 측근들을 위한 통치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 자본시장 연구원은 “연임을 위해 규정을 바꾸고, 퇴임 시엔 특별공로금까지 챙기는 구조는 소유와 지배가 분리된 선진 금융지주 모델과 거리가 멀다”며 “이재명 정부가 하나금융을 첫 타깃으로 삼은 것은 상징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KB금융, 내부통제 책임자까지 ‘성과 연동’…“보수 체계 엉망” 지적


KB금융은 과거 임원 성과보수 체계와 관련해 금감원으로부터 “보수 체계가 엉망”이라는 수준의 평가를 받은 전력이 있다. 법적으로 금융지주사는 준법감시인이나 위험관리책임자 보수를 경영성과와 연동해 지급해서는 안되지만, KB금융지주·KB국민은행·KB국민카드는 이들 보수를 그룹 경영성과와 연동해 책정했다가 금감원으로부터 주의 경고와 함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금감원은 이 같은 구조가 내부통제·위험관리 책임자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단기 실적에 쏠림을 부추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업계에서는 “리스크를 제어해야 할 인물이 실적에 따른 보상 유인에 노출되면, 금융지주의 사기 판매, 고위험 상품 남발, 내부통제 부실로 이어질 위험이 커진다”는 비판이 나왔다.

 

지배구조·보수 개편을 추진 중인 금융당국은 KB 사례를 계기로, 준법·리스크 담당 임원의 보수 구조를 이사회 직속으로 분리하고 성과 연동을 제한하는 방안을 ‘지배구조법’ 개정 논의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리스크·준법 책임자 보수를 실적과 연동하는 관행은 ‘내부통제 실패에 구조적으로 취약한 시스템’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 금융개혁의 핵심 키워드가 ‘책임성’인 만큼, 이 부분은 제도 개선의 우선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 모범관행 ‘꼼수’와 내부통제 실패…“보수·이사회가 지배구조의 심장”


신한금융은 모범관행 이행과 내부통제 측면에서 동시에 ‘지배구조 리스크’가 드러난 사례로 꼽힌다. 금감원 점검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사회 구성 평가지표(BSM)상 문서 항목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이사회 운영 평가를 유리하게 만들었고, 신한금융은 사외이사 평가 과정에서 외부 평가기관의 객관적 지표를 활용하지 않고 단순 설문 방식으로만 평가를 진행해 모범관행 취지가 훼손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다른 축은 내부통제 실패다. 신한금융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누적된 내부통제 실패로 인해 수백억~천억 원 단위의 손실이 발생했으며, 이 문제가 수년에 걸쳐 지속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내부통제 부실이 단기 성과 중심 보수 구조와 이사회 견제 기능 약화의 산물이라고 분석한다.

 

신한금융의 보수 체계는 “단순한 금전 보상이 아니라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기제”로 작동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즉, 회장·CEO·핵심 경영진에게 유리한 보상 구조와 인사권 설계가 이사회와 사외이사, 경영진 전체의 힘의 균형을 좌우하는 구조다. 한 금융지배구조 연구자는 “신한의 경우 내부통제 실패가 단순 실무 문제라기보다, 보수·이사회 구조가 위험을 견제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로 봐야 한다”며 “이재명 정부가 성과보수 개편과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밀어붙이면 가장 먼저 체질 개선을 요구받을 그룹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우리금융, 과점주주 구조·승계·이연보수 논란…“이너서클 폐쇄성 시험대”


우리금융은 독특한 과점주주 중심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예금보험공사가 우리은행 지분 29.7%를 민간 과점주주에 매각하면서, 과점주주들의 지분 합이 예보 지분을 상회하는 구조가 형성됐고, 이를 중심으로 한 ‘과점주주 연합’이 우리금융 지배구조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았다. 이 구조는 공적자금 회수라는 명분 아래 진행됐지만, 이후 회장 선임·연임 및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수 과점주주의 영향력 집중’과 ‘이사회 독립성 약화’ 논란으로 이어졌다.

 

보수 측면에선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및 대출 부실화 손실 논란 이후, 그에게 부여된 이연 성과보수(미지급분)의 환수·조정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한 시민단체는 “회사에 손실을 끼친 전 회장의 이연보수를 제대로 환수하지 않는 것은 주주와 소비자 피해를 외면하는 것”이라며, 우리금융 이사회와 보수위원회의 책임을 지적했다.

 

지배구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과점주주 중심 구조가 장기적으로 회장·경영진과의 유착, 이사회 견제 기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형식적으로는 분산 소유 구조지만, 실제로는 소수 과점주주와 경영진 사이의 폐쇄적 이너서클이 중요한 결정에 관여하는 구조라는 비판이 있다”며 “이재명 정부가 ‘부패한 이너서클’을 문제 삼는 만큼, 과점주주 구조와 보수·승계 시스템은 향후 제도개선 논의의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의 ‘다음 수순’…연임·이사회·보수체계 3대 축 손질


이미 금융당국은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 마련을 목표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까지 검토하고 있다. 개선안 논의 과정에서 가장 먼저 거론되는 분야는 ▲회장 선임·연임 절차 ▲승계 절차 투명성 강화 ▲후보군 공개 확대 ▲회장 장기 연임 제한 등이 논의되고 있다.

 

또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주주추천권 도입, 외부평가기관을 활용한 객관적 평가 의무화, 이사회 내 핵심 위원회를 CEO와 분리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아울러 단기 성과 중심 구조를 줄이고, 세이 온 페이(Say on Pay), 보수환수제(클로백), 보수 공개 확대 등으로 장기 건전성과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이 논의되고 있다.

 

한 금융지배구조 전문 변호사는 “4대 금융지주는 공통적으로 회장 승계·연임 시스템의 폐쇄성, 이사회 견제 기능 미흡, 단기 실적 중심 보수 체계라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가 금융 공공성을 명분으로 지배구조·보수 체계를 손질하면, 이는 특정 그룹에 대한 제재를 넘어 한국 금융산업의 룰 자체를 바꾸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명 정부와 금융당국이 어떤 속도·강도로 입법과 규제 개편에 나설지, 그리고 4대 금융지주별로 어떤 수준의 제재·개선 권고가 내려질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하나금융 세무조사와 지배구조 특별점검을 기점으로, 하나·KB·신한·우리 등 4대 금융지주사의 보수·지배구조 전반이 이재명 정부 금융개혁의 ‘시험대’ 위에 올랐다는 사실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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