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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애플, R&D 비중 처음으로 매출 10% 돌파…‘아이폰17·차이나·AI’ 삼박자가 일군 전환점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애플은 4월 30일(현지시간) 역대 최고의 3월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1,112억 달러, 주당순이익(EPS) 2.01달러를 기록하며 월가의 예상치(매출 1,096억 6,000만 달러, EPS 1.94달러)를 모두 웃돌았다. 팀 쿡 CEO가 아이폰 17 라인업에 대한 "놀라운 수요"라고 언급한 가운데, 아이폰 매출이 21.7% 급등해 약 570억 달러에 달하며 이번 호실적을 이끌었다.
 

cnbc, benzinga, investing에 따르면, 애플이 2026 회계연도 2분기(1~3월) ‘역대 최고 3월 분기’ 실적을 기록하는 동시에 연구개발(R&D) 비용이 매출의 10%를 처음 넘어서는 역사적 분기점을 통과했다. 아이폰17 흥행과 중화권 매출 반등이 단기 실적을 견인했다면, 두 자릿수로 치솟은 R&D 비중은 애플이 AI와 차세대 디바이스를 축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역대 최고 3월 분기’… 아이폰·중국이 끌고 서비스가 밀었다

 

분기 실적의 1차 동력은 아이폰이었다. 아이폰 매출은 569억 9,000만~570억 달러 수준으로 집계돼 3월 분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전년 대비 21.7% 급증했다. 팀 쿡 CEO가 “아이폰17 라인업에 대한 엄청난 수요”를 강조했듯, 프로·프로 맥스 중심의 고가 모델 믹스가 ASP(평균판매가격)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성장 스토리의 2차 축은 중화권 회복이다. 대중국(중국 본토·홍콩·대만 포함) 매출은 전년 160억 달러에서 205억 달러로 약 28% 증가하며, 그간 구조적 둔화 우려가 제기되던 중국 사업을 단숨에 성장 동력으로 되돌렸다. 글로벌 경기 둔화, 현지 경쟁사 약진, 규제 리스크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아이폰17 교체 수요와 서비스 생태계 락인 효과가 동시에 작동한 결과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서비스와 기타 하드웨어도 ‘올 그린’이다. 서비스 매출은 309억 8,000만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고, Mac 매출은 84억 달러, iPad는 69억 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덕분에 전체 매출총이익률은 1년 전 47.1%에서 49.3%로 2.2%포인트 개선됐다. 고마진 서비스와 프로급 아이폰 비중 확대가 결합한 전형적인 ‘프리미엄 전략의 수확기’라는 진단이 가능하다.

 

실적 발표 후 애플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5.35% 급등했다가 다소 되돌림을 보였고, 다음날 정규장에서는 5% 안팎 상승세를 이어가며 긍정적인 가이던스를 주가에 반영했다. 회사가 6월 분기 매출 성장률을 14~17%로 제시해 시장 예상치(약 9.5%)를 크게 웃돈 점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30년 만의 전환점… R&D 비중 10.3%, 애플도 ‘AI 풀배팅’ 모드


이번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연구개발비다. CNBC에 따르면 애플은 해당 분기에 114억 달러의 R&D 비용을 집행해 전년 동기 대비 약 34% 늘렸고, 이로 인해 매출 대비 R&D 비중은 10.3%까지 치솟았다. 이는 전년 동기 9%, 직전 분기 7.6%와 비교해 단기간에 가파르게 올라선 수치로, “애플이 최소 30년 만에 처음으로 벌어들인 1달러당 10센트 이상을 R&D에 투입했다”는 평가를 낳았다.

 

역사적으로 애플은 ‘적은 R&D로 최대 성과’를 내는 회사로 불렸다.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애플의 연간 R&D 비중은 매출의 3% 안팎에 머물렀고, 제품 설계와 혁신의 상당 부분을 공급망·부품사와의 협업에 의존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에 분기 기준 10%를 넘어선 것은 단순한 숫자 변화가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을 ‘정교한 설계·조립 회사’에서 ‘플랫폼·AI·서비스 중심의 종합 테크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읽힌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들은 이 같은 추세가 단기간의 스파이크가 아니라 최소한 오는 6월 분기까지는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애플의 R&D 비중이 3분기에도 10%를 웃돌다가 회계연도 하반기로 가면서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애플이 AI와 관련 인프라 투자 레이스에서 경쟁사와의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같은 시기 Alphabet, Microsoft, Amazon, Meta 등 이른바 ‘빅테크 4인방’이 올해에만 최대 7,250억 달러 규모를 AI 인프라에 쏟아붓겠다는 계획을 밝힌 점을 감안하면, 애플의 R&D 확대는 방어가 아니라 필수적인 ‘생존 투자’에 가깝다.

 

쿡 이후, 존 터너스 시대… ‘AI·중국·서비스’ 새 삼각축 시험대


이번 호실적 발표는 애플의 리더십 교체를 앞둔 이행기에서 나왔다. 팀 쿡 CEO는 오는 9월 퇴임 의사를 밝힌 상태이며,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총괄 존 터너스(John Ternus)가 차기 CEO로 바통을 이어받고, 쿡은 이사회 의장(Executive Chairman)으로 남을 예정이다. 에버코어, 웨드부시 등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쿡의 후계자가 ‘모든 실린더가 가동되는’ 회사를 물려받게 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애플 워치·에어팟·비전프로 이후를 이을 ‘다음 성장 모멘텀’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질문을 던지고 있다.

 

공격적인 R&D 확대와 중국·서비스에서의 회복은 터너스 체제의 전략 방향을 가늠하게 하는 단서다. 첫째, 아이폰17이 입증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와 중화권 회복세를 바탕으로 단기 실적과 현금창출 능력은 계속 견조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서비스 매출과 49.3%까지 개선된 마진은 하드웨어 위주의 사이클 변동성을 완충하는 ‘캐시카우’ 역할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매출의 10% 이상을 R&D에 투입하는 구조 전환은 AI·칩·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포스트 아이폰’ 시대 포지셔닝을 예고한다.

 

다만 과제도 분명하다. 중국에서의 28% 성장률은 아이폰17 교체 수요와 기저 효과가 겹친 결과로, 지정학 리스크와 로컬 브랜드 경쟁이 여전한 상황에서 지속 가능성을 입증해야 한다. AI와 MR, 신규 디바이스에 대한 대규모 R&D 투자가 실제 매출·이익으로 전환되기까지는 시간차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단기 수익성 관리와 중장기 성장투자 사이의 미세한 균형 조정이 새 경영진의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처럼 애플은 ‘아이폰17·차이나·서비스’가 뒷받침하는 사상 최대 3월 분기 실적 위에, 매출의 10% 이상을 R&D에 베팅하는 공격적인 전략 전환을 더하며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향해 몸을 기울이고 있다. 시장이 다음 분기 이후 이 스토리를 어떻게 가격에 반영할지, 그리고 존 터너스 체제가 어떤 AI·디바이스 로드맵으로 응답할지가 향후 1~2년 애플 주가와 기술 패권 구도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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