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문구기업 모나미를 이끄는 송하경 회장은 재계에서 손꼽히는 ‘애견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경기도 안성에 ‘모나미랜드’라는 대규모 애견훈련소를 직접 설립해 70마리가 넘는 견공을 관리해 온 것은 물론, 서울·수도권 사옥과 물류센터 옥상, 부지 곳곳에 수십 마리의 개를 동시에 사육해 왔다.
그러나 ‘애견 사랑’이라는 개인적 취향이 계열사 구조, 사업 포트폴리오, 심지어 직원 업무와 회사 이미지에까지 깊숙이 침투하면서, 상장사 지배구조와 동물복지, 노동환경 등 다양한 쟁점이 뒤섞인 복합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국민볼펜이 아니라 애견회사?”…옥상·물류센터까지 뒤덮은 ‘모나미랜드’
송하경 회장의 애견 사업은 단순한 취미 수준을 넘어선다. 그는 1999년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에 개 전문 훈련소 ‘모나미랜드’를 설립해 경비견과 작업견(워킹독)의 브리딩과 훈련을 본격화했고, 이곳에서만 70마리 이상을 관리해 온 것으로 소개됐다.
A매체는 “모나미 본사에 다가가자 멀리서부터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며, 송 회장이 키우는 로트와일러 ‘포커스’를 “7개국 도그쇼 챔피언이자 세계적으로 표본에 가까운 명견”으로 묘사했고, 안성 훈련소에 맹견들이 대거 사육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B매체는 더 앞선 보도에서 송 회장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모나미빌딩 옥상에서 10여 마리, 안성 물류센터에서 40여 마리 등, 최소 50마리 규모의 개를 동시에 관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매체 역시 “70마리의 개와 사랑에 빠진 사장님”이라는 제목으로 송 회장의 개인사를 조명하며, 애견 훈련·브리딩이 그의 삶과 경영 스토리에 깊숙이 들어와 있음을 강조했다.
이처럼 모나미 사옥 옥상과 물류센터까지 포함된 이 ‘애견 제국’은, 본업이 문구 제조·판매인 상장사 모나미의 기업 아이덴티티를 사실상 동물 사업과 결합된 형태로 변형시켰다는 평가를 낳았다.
관계사 ‘티펙스’와 모나미랜드…혈통견 분양·펫숍 논란으로 번지다
문제는 ‘애견 사랑’이 순수한 취미를 넘어, 계열사 사업과 반려동물 산업으로 확장되면서 본격화됐다. 모나미 관계사 티펙스는 안성 모나미랜드를 기반으로 애견훈련·브리딩뿐 아니라 ‘혈통견 분양’ 사업까지 병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SNS에 올라온 한 게시물은 온라인에 확산되며 “기업이 혈통견의 반복 임신·출산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불러왔고, SNS 상에서는 “말이 좋아 브리더지, 사실상 펫숍”이라는 댓글과 함께 불매운동까지 거론됐다. 모나미 측은 초기에는 “반려동물 관련 용품만 판매할 뿐, 직접 분양 사업은 하지 않는다”고 선을 긋다가, 이후 통화에서 “개들은 송 회장의 소유고, 훈련장·분양은 관계사 주관 사업”이라고 입장을 번복했다.
D매체는 모나미몰 홍보글을 인용해, 회사가 그간 공식 채널에서조차 “송하경 회장이 한국애견연맹 총재로서 사역견 브리딩·훈련을 위해 모나미랜드를 설립했다”고 홍보해왔다고 지적했다. 또 이 과정에서 송 회장의 부인과 아들이 티펙스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는 사실도 함께 언급됐다.
즉 상장사 모나미(본업: 문구)와 비상장 관계사 티펙스(애견 훈련·브리딩·혈통견 분양)의 오너 일가의 애견 활동 및 한국애견연맹 활동이 서로 뒤엉킨 구조가 도마 위에 올랐다.
‘애견 사업 전면 재검토’까지 밀어붙인 여론…기업 이미지에 남은 상처
논란이 남긴 이미지는 뚜렷했다. “오래된 국민 브랜드가 유기견 보호·입양 문화와는 반대 방향의 ‘혈통견 소비’를 조장한다”는 여론, 불매운동 언급과 SNS 상 비판 여론의 구조화, 상장사 본업과 무관한 영역에서 오너 취향이 계열사 사업으로 확대된 전형적 지배구조 리스크 사례라는 지적이 대다수의 목소리였다.
결국 논란이 확산되자, 모나미 측은 “관계사의 애견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사실상 수습 국면에 들어갔다. 애견 사업은 매출과 이익 측면에서는 모나미 그룹 전체에서 ‘비중이 크지 않다’는 회사 주장과 달리, 평판·ESG·브랜드 측면에서는 매우 큰 비용을 초래한 셈이다.
사무실·옥상 개 사육과 직원 심부름 논란…노동환경·거버넌스 과제
다양한 미디어보도에 따르면, 송 회장은 오랜 기간 회사 건물 옥상과 부지 곳곳에서 애견을 사육해 왔고, 회사 자원을 애견 관련 활동에 상당 부분 활용해 온 것으로 드러난다. 또 네이버 블로그 등에도 ‘모나미 애견훈련소 견학기’가 꾸준히 올라오며, 당목리 726-1 일대 시설에서 경비견·애완견 훈련이 이뤄진다는 체험 후기들이 쌓여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나미 용인 사무실 옥상과 회사 곳곳에서 개를 키우면서 직원들에게 사적 심부름과 애견 관련 일을 시켜 직원들이 힘들어 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말했다.
애견 제국 위에 세운 상장사…이제 필요한 것은 ‘취미의 거리두기’
기업브랜드 전문가는 "모나미의 사례는 기업 이미지 차원에서만 보면 '국민볼펜 기업이 동물복지 논란의 한복판에 섰다'는 부정적 서사, '오너 취미가 계열사 사업과 브랜드 자산을 잠식했다'는 지배구조 서사 두 축 모두에서 부담 요인이 축적된 사례"라며 "오너의 애견 사업과 상장사 본업 사이에 명확한 경계선을 긋고, 관계사 구조·거래 관계·브랜딩 활용 방식을 시장과 투명하게 공유하며, 동물복지·ESG 기준에 부합하는 형태로 제도적·운영적 개선책을 내놓는 일"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문구기업 모나미가 앞으로도 ‘국민 브랜드’로 남을지, 아니면 오너 취미와 이해상충, 설명 회피의 상징으로 남을지는, 애견 제국을 어떻게 정리하고 거리두기 할지에 달려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수치 위에 책임 있는 결정을 올려놓을 경영진의 의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