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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Kiro 독점에서 멀티툴 체제로”…아마존, 전 직원에 클로드 코드·코덱스 개방한 진짜 속내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아마존이 결국 ‘자기 도구만 쓰라’던 내부 지침을 뒤집고, 앤트로픽의 Claude Code와 오픈AI Codex를 전 세계 임직원에게 전면 개방했다. 이는 2025년 11월 “추가적인 서드파티 AI 개발 도구는 지원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던 메모 이후 불과 1년 반 만에 나온 정책 대전환이다.

 

Kiro 독점에서 멀티툴 체제로


이번 변화의 방아쇠는 내부 개발자들의 조직적인 반발이었다. 2025년 11월 아마존은 사내 메모를 통해 자체 AI 코딩 도우미 ‘Kiro’를 공식 개발 도구로 지정하고, 외부 AI 코드 생성 툴 추가 지원 계획이 없다고 통보했다. 내부 OKR(핵심성과지표)로는 ‘주간 사용률 80%’라는 공격적인 목표까지 걸었다.

 

그러나 비즈니스 인사이더 보도에 따르면 약 1,500명의 엔지니어가 내부 포럼에서 이 조치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고, 특히 Claude Code와 Codex, Cursor 등 이미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은 도구를 배제하는 것이 생산성을 떨어뜨린다는 불만이 누적됐다.

 

내부 공방이 이어지는 동안 Amazon은 Kiro를 공식 “우선 도구(preferred tool)”로 밀어붙이며, 외부 코딩 보조 AI에 대해서는 신규 도입을 사실상 봉쇄했다. 그렇지만 앤트로픽와 오픈AI에 각각 80억 달러, 500억 달러를 투자한 기업이 정작 사내 엔지니어들에게는 그들의 대표적 개발 도구 사용을 금지하는 자가당착은 오래 버티기 어려운 모순이었다.

 

“전사 즉시 사용 가능”…사내 메모로 공식화


국면은 2026년 5월 들어 급변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입수한 사내 메모에서 짐 호우트 아마존 ‘소프트웨어 빌더 경험’ 담당 부사장은 “고객을 위한 혁신을 더 잘 뒷받침하기 위해, 여러분이 활용할 수 있는 에이전틱 AI 도구를 확대한다”고 선언했다. 이 메모에 따르면 Claude Code는 발표와 동시에 전사적으로 즉시 사용이 가능해졌고, Codex는 5월 12일부터 순차 도입된다.

 

두 도구 모두 아마존의 생성형 AI 플랫폼인 ‘Amazon Bedrock’ 위에서 구동되고, 관리·운영은 AWS가 맡는다. 각 개발 팀 입장에서는 인프라를 따로 구축하거나 용량(capacity)을 직접 관리할 필요 없이, 기존 AWS 계정·권한 체계 안에서 곧바로 코딩 보조 AI를 활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아마존 대변인도 “Claude Code와 Codex에 대한 접근을 표준화(standardizing)한다”며, 그동안 필요했던 별도 승인 절차를 없앤다고 확인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도구 추가가 아니라, “Kiro 단일 도구 체제”에서 “멀티툴 체제”로의 구조적 전환을 의미한다. 인도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 내부에서 여전히 약 80% 이상의 엔지니어가 주로 Kiro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제 공식적으로 외부 도구와 병행할 수 있는 선택지가 열린 것이다.

 

1,100억 달러 라운드·2GW 트레이니엄…‘클라우드 동맹’의 연장선

 

정책 전환의 배경에는 빅딜이 있다. 2026년 2월 26일 발표된 양사 보도자료와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오픈AI에 총 500억 달러를 투자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 딜은 엔비디아·소프트뱅크 등이 참여한 1,100억 달러 규모 투자 라운드의 일부로, 오픈AI의 기업 가치를 약 7,300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거래 구조를 보면 150억 달러는 선투자, 나머지 350억 달러는 IPO나 특정 ‘AGI 마일스톤’ 달성 등 조건 충족 시 집행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대신 오픈AI는 AWS 인프라를 통해 약 2GW(기가와트)의 아마존 전용 AI 칩 ‘Trainium’ 연산 용량을 소비하기로 약정했다. 기존에 맺어져 있던 380억 달러 규모의 AWS 다년 계약이 이번 딜로 인해 8년에 걸쳐 추가 1,000억 달러로 확대되면서, 오픈AI는 향후 8년간 총 1,380억 달러 상당의 아마존 클라우드를 쓰는 초대형 고객이 됐다. 2026년 4월 28일에는 오픈AI 최신 모델과 Codex가 Amazon Bedrock에서 공식 제공되기 시작했다.

 

앤트로픽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아마존은 80억 달러를 앤트로픽에 투자했고, Claude 계열 모델은 이미 Kiro의 핵심 기능을 구동하는 기반 엔진으로 쓰이고 있다. 다시 말해 Kiro와 Claude Code, Codex는 이제 모두 ‘AWS·Bedrock’이라는 동일한 인프라 스택 위에서 돌아가는, 서로 경쟁하면서도 동시에 아마존 클라우드 매출을 키워주는 내부·외부 동맹군이다.

 

“Kiro는 안 죽었다”…그러나 힘의 균형은 이동


아마존은 “Kiro가 뒷전으로 밀려나는 것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반복해서 강조한다. 대변인은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우리 빌더들은 에이전틱 코딩에 Kiro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제 Claude Code와 Codex가 모두 AWS에서 실행됨에 따라 추가 도구를 함께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혁신에 원사이즈-핏-올(one-size-fits-all)은 없다”는 발언도 덧붙였다.

 

그러나 Kiro의 상징성에는 균열이 생겼다는 것이 업계의 냉정한 평가다. 2025년 11월 내부 메모에서 아마존은 “추가적인 서드파티 AI 개발 도구는 지원할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지만, 2026년 5월 메모에서는 오히려 “에이전틱 AI 도구를 확대한다”는 문구가 전면에 등장했다. 1,500명 엔지니어의 집단 반발, 앤트로픽·오픈AI에 대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 2GW급 AI 인프라 소비 계약 등 숫자로 환산 가능한 현실이, 이념적 ‘자사 도구 우선주의’를 압도한 셈이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데이터 통제 방식이다. 아마존은 모든 외부 코딩 도우미를 자사 클라우드(AWS·Bedrock) 안으로 끌어들여 구동함으로써, 코드·로그·메타데이터를 자사 거버넌스 체계 안에서 관리할 수 있다. 즉, 개발자 경험 측면에서는 ‘도구 선택의 자유’를 줬지만, 보안·컴플라이언스·원가 관리 측면에서는 여전히 중앙집중형 통제력을 유지하는 절충안이다.

 

빅테크 AI 전략의 시사점

 

이번 결정은 단순한 도구 도입이 아니라, 빅테크 내부의 AI 전략이 어떻게 ‘독점-개방-동맹’의 사이클을 오가는지를 잘 보여준다. 결국 “Kiro만 쓰라”던 아마존이 “Claude도, Codex도 쓰라. 다만 우리 클라우드 안에서”라고 말하게 된 배경에는, 내부 반발과 외부 파트너십, 그리고 클라우드 패권을 둘러싼 수치가 촘촘히 얽혀 있다. 이번 조치는 빅테크가 AI 전환기에서 어떤 선택을 강요받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도구 철학’보다 ‘숫자와 생태계’에 의해 규정된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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