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그린케미칼(대표이사 양준화)의 2025년 매출이 전년 대비 7.9% 감소한 3,040억원에 그치며 외형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소폭 개선됐으나, 355억원에 달하는 단기차입금 부담이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특수관계자 배당금 지급과 59억원 규모의 사모 교환사채 발행 등 주주 관점에서 우려할 만한 페인포인트가 다수 노출되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현금성자산(81억원)이 단기차입금(355억원)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유동성 리스크는 잠재적 시한폭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KPX그룹(양규모 의장) 산하 정밀화학사였던 그린케미칼은 2018년 그룹에서 독립했다. 오너 2세 양준화 대표이사 사장(1971년생)은 KPX그룹 양규모 회장의 차남으로 지분과 경영권을 승계받아 2012년 10월 31일 대표이사로 선임되어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양준화 사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그린케미칼 지분은 59.8%다. 이 중 양 사장이 직접 보유한 지분은 19.72%이다. 나머지 지분은 건덕상사(25.47%), 관악상사(11.6%), KPX문화재단(3.01%)이 가지고 있다.

매출 3040억·영업이익 101억…외형 축소 속 수익성은 '간신히 방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등록된 그린케미칼의 2025년(제23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2025년 매출액은 3,040억원(3,040억 5,710만원)으로 전년(3,303억원) 대비 7.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품매출은 2,713억원으로 전년(3,132억원) 대비 13.4% 줄었으며, 상품매출은 327억원으로 전년(171억원) 대비 91.4% 급증했다. 제품 판매 부진을 상품 거래 확대로 일부 만회한 구조다.
영업이익은 101억원으로 전년(106억원) 대비 4.7% 소폭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3.3%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96억원으로 전년(81억원) 대비 18.5% 증가했으나, 이는 금융수익(47억원)이 전년(31억원) 대비 53.3% 급증한 데 힘입은 것으로, 본업 경쟁력 강화에 따른 성과로 보기 어렵다. 이익잉여금은 972억원으로 전년(920억원) 대비 5.7% 증가했다.
판관비 143억…급여·퇴직급여 비중 확대 주목
판매비와 관리비는 143억원으로 전년(169억원) 대비 15.3% 감소했다.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급여비 37억원, 퇴직급여 5.4억원, 복리후생비 5.7억원, 감가상각비(유형자산) 2,308만원, 무형자산상각비 4,443만원, 사용권자산 감가상각비 4,606만원으로 나타났다. 기타 판관비는 90억원으로 전체의 62.7%를 차지했다.

특수관계자 배당금 지급 14.6억…오너 일가 현금 유출 지속
주주 관점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특수관계자에 대한 배당금 지급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특수관계자에게 지급된 배당금 중 수령 주체별로는 최대주주 ㈜건덕상사 14억 6,721만원(전년 14억 607만원), ㈜관악상사 6억 6,844만원, KPX문화재단 1억 7,338만원을 각각 수령했다.
회사 전체 배당금 총액은 55억 9,831만원(중간배당 18억 6,610만원 + 결산배당 37억 3,221만원)으로, 주당 배당금은 240원(중간 80원 + 결산 160원), 배당률은 32.0%다. 당기순이익(96억원) 대비 현금배당성향은 58.0%에 달한다. 이는 전년(68.3%)보다 낮아졌으나, 여전히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배당으로 지출하는 구조다. 특히 오너 일가가 지배하는 특수관계법인들이 배당금의 상당 부분을 수취하는 구조는 일반 주주의 이익과 상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단기차입금 355억 vs 현금 81억…유동성 리스크 '경고등'
재무 건전성 측면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유동성 구조다. 2025년 말 기준 단기차입금(사채 포함)은 355억원으로, 현금성자산 81억원의 4.4배에 달한다. 유동부채는 640억원이며, 유동자산은 832억원으로 유동비율은 130.0% 수준이다.
단기차입금 구성을 살펴보면, 산업은행 운영자금 100억원(금리 3.17%), 우리은행 운영자금 100억원(금리 2.96%), 우리은행 운영자금 70억원(금리 3.11%), 수출입은행 운영자금 50억원(금리 3.04%), 신한은행 시설자금 22억원(금리 2.33%), 하나은행 매입외환 13억원(금리 4.77%) 등으로 구성된다. 총 차입금 약정 한도는 853억원에 달하며, 이 중 390억원가량을 실제 사용 중이다.
비유동 부채에는 2025년 9월 발행한 59억원 규모의 사모 교환사채가 포함돼 있다. 만기는 2030년 9월 30일, 이자율은 0%로 운영자금(인건비 등) 조달 목적으로 발행됐다. 무이자 교환사채 발행은 주식 희석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기존 주주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교환사채 발행·대산 공장 투자…신사업 확장의 명암
이사회 결의 내역에 따르면, 회사는 2025년 8월 대산 공장 생산시설 투자를 결의했으며, 같은 해 9월 자기주식 처분 및 59억원 규모의 사모 교환사채 발행을 단행했다. 생산시설 투자는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포석이나, 운영자금 조달을 위한 교환사채 발행은 재무 여력의 한계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양면성을 지닌다.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10억원(전년 마이너스 101억원)으로 자본적 지출이 지속되고 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66억원으로 전년(207억원) 대비 19.8% 감소했으며,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66억원으로 배당금 지급과 차입금 상환 부담이 지속됐다. 이로 인해 기말 현금성자산은 전년(92억원) 대비 11억원 감소한 81억원에 그쳤다.
주요 경영진 보수 11억…성과 대비 보상 적정성 논란
주요 경영진에게 지급된 보수는 단기종업원급여 10억 2,512만원, 퇴직급여 8,614만원 등 총 11억 1,126만원으로 전년(10억 6,801만원) 대비 4.1% 증가했다. 등기이사 3인의 보수 총액은 9억 8,900만원, 1인당 평균 3억 3,000만원이었다. 매출이 7.9% 감소한 상황에서 경영진 보수가 증가한 점은 성과 연동 보상 체계의 적정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계열사 거래 12억·특수관계자 매입 120억…내부거래 구조 점검 필요
특수관계자와의 상품·재화 거래도 주목된다. 2025년 특수관계자로부터의 재화 매입 규모는 120억원(120억 1,968만원)으로, 주요 거래 상대방은 KPX케미칼㈜(92억원), KPX홀딩스㈜(13억원), 거림상사(2억 6,445만원) 등이다. 특수관계자에 대한 재화 판매는 12억 7,000만원(12억 6,965만원)으로, 그린생명과학㈜(12억 6,965만원)가 주요 거래처다.
특히 특수관계자로부터의 재화 매입이 전년(68억원) 대비 76.4% 급증한 점은 내부거래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계열사 간 거래 조건의 공정성 여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대목이다.
담보 제공 자산 규모 방대…재무 여력 제약 심화
회사는 다수의 금융기관에 광범위한 담보를 제공하고 있다. 재고자산 291억원, 유형자산 일부(토지·건물·기계장치), 장기금융상품 13억원 등을 담보로 제공하고 있으며, 담보 설정 총액은 약 595억원에 달한다. 또한 특수관계자인 ㈜건덕상사를 위해 건물(장부가 7억 7,462만원)을 담보로 제공하고 있으며, 담보 설정액은 9억 2,400만원이다. 이처럼 광범위한 담보 제공은 향후 추가 자금 조달 여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온실가스 규제 리스크…추가 비용 부담 가능성
그린케미칼은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에 따른 관리업체로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의 적용을 받는다. 2024년도 온실가스 배출량은 56,908 tCO2-eq로, 4차 계획기간(2026~2030년) 무상할당 배출권이 단계적으로 축소(2026년 51,242톤 → 2030년 48,915톤)되는 추세다. 배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추가적인 설비 투자 또는 배출권 구매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는 "그린케미칼의 2025년 실적은 표면적인 순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본업 외형 축소와 과도한 단기차입금 부담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며 "현금성자산(81억원)이 단기차입금(355억원)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사모 교환사채까지 발행한 것은 재무 여력의 한계를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특수관계자에 대한 배당금 지급이 매년 증가하는 구조는 일반 주주의 이익을 잠식하는 전형적인 페인포인트"면서 "배당성향 58%를 유지하면서도 외부 차입에 의존하는 역설적 재무 구조는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갉아먹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