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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유통

[The Numbers] “28년 만에 형 제쳤다” 기아, 현대차 추월…EV·하이브리드 효과에 쏘렌토·카니발·스포티지가 효자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기아가 1998년 현대차그룹 편입 이후 처음으로 국내 월간 판매에서 현대자동차를 제치며 ‘형님 브랜드’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전동화(EV·HEV)를 앞세운 상품·수익 믹스 개선과 미국 시장에서의 하이브리드·EV 선전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판매 증가율은 1%에 그쳤지만 ‘질적 성장’ 신호는 훨씬 강하게 포착된다.

 

기아 5만5000대 돌파, 994~1057대 차로 현대 제쳤다

 

기아는 2026년 4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7.9% 증가한 5만5045대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5만4051대에 그치며 전년 대비 19.9% 감소했고, 이로써 기아는 994대 차이로 내수 1위 자리에 올랐다. 일부 매체는 특수차를 포함한 수치를 기준으로 기아 5만5108대, 현대차 5만4051대로 격차를 1057대로 산정하기도 한다.

 

국내 베스트셀링 모델은 쏘렌토로, 4월에만 1만2078대가 판매되며 기아 실적을 견인했다. 카니발·스포티지 등 볼륨 SUV·RV 라인업도 동반 호조를 보이며, “쏘렌토·카니발·스포티지 삼각편대가 현대차를 추월시킨 일등 공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기아가 EV·하이브리드 전략과 RV 중심 라인업을 통해 28년 만에 ‘동생 노릇’을 끝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은 27만7000대, 성장률은 1%…‘양보다 질’로 방향 전환


글로벌 시장에서 기아는 4월 한 달간 국내 5만5045대, 해외 22만1692대, 특수 451대를 포함해 총 27만7188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1.0%에 그쳤지만, 1~4월 누적 기준으로는 105만6929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0.9% 성장해 연간 목표치 335만대 달성을 향해 순항 중이라는 평가다.

 

해외 판매는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여파로 0.7% 감소하는 등 지역별 온도차가 뚜렷하다. 그럼에도 내수에서의 두 자릿수에 가까운 성장과, 미국·유럽에서의 전동화 비중 확대는 수익성과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 ‘볼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Electrek 등 해외 매체는 “현대차가 기아의 최대주주가 된 이후 ‘동생 격’인 기아가 국내 판매에서 형을 이긴 것은 처음”이라며 구조적 변화의 신호로 해석했다.

 

전체 판매는 감소, 하이브리드·EV는 ‘역대 최고’


미국 시장에서 기아는 2026년 4월 7만2703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7만4805대)보다 약 3% 감소했다. 하지만 1~4월 누계 기준으로는 27만9718대를 기록, 전년 대비 2% 이상 늘며 역대 최고 연초 누계 실적을 새로 썼다. 전문가들은 “단기 조정 국면에서도 누적 기준 성장세를 유지하며 체질이 견조하다”고 평가한다.

 

특히 미국에서의 친환경차 성적표가 돋보인다. 기아 미국법인의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는 4월에만 전년 대비 97% 급증했고, 전체 전동화(HEV+PHEV+EV) 모델 판매는 71% 증가해 ‘역대 4월 최고’ 기록을 세웠다. 현대차·기아 합산 기준 4월 하이브리드 판매가 4만1239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기아의 하이브리드는 1만9526대로 전년 대비 70% 증가했다.

 

각 차종별로는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쏘렌토 하이브리드, 텔루라이드 등이 두 자릿수~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SUV·하이브리드 투트랙 전략’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전기차(EV) 부문에서는 3열 전기 SUV EV9의 4월 판매가 1349대로 전년 동월 232대에서 481% 급등했고, EV6 역시 11% 증가한 728대를 기록했다는 분석이 Electrek 등 미국 전문 매체에서 나왔다. 같은 매체는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 이후에도 EV9의 연간 누적 판매가 4089대로 전년 동기 수준을 소폭 상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형제의 난’ 배경…전동화 전략과 공급망 변수


이번 ‘기아의 현대 추월’을 두 가지 요인으로 설명한다.


첫째, 기아의 선제적인 전동화·RV 중심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EV9 등 전기차와 쏘렌토·스포티지 등 하이브리드·내연 SUV를 결합한 상품 포트폴리오가 내수·수출 양면에서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짚었다. 둘째, 현대차의 일시적 공급망 차질이다. 현대차 일부 공장의 부품 공급 차질이 내수 물량 부족으로 이어지면서, ‘기아+현대 합산 수요는 유지됐지만 브랜드별 점유율이 재조정됐다’고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글로벌 판매 증가율 1%라는 숫자만 보면 평이해 보이지만, 내수에서 28년 만의 판도 변화, 미국에서의 전동화 판매 신기록, EV9·하이브리드 중심의 믹스 개선 등을 종합하면 기아의 체질은 ‘볼륨 중심 양적 성장’에서 ‘전동화·SUV 중심 질적 성장’으로 전환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읽힌다.

 

2026년은 ‘기아가 형을 한 번 앞질렀던 해’로 끝날지, 아니면 현대차·기아 내부 위상과 글로벌 포지셔닝이 재편되는 분기점으로 남을지가 앞으로의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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