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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Future Hands up] 로봇이 물어 다 준 시간이라는 박 씨

쿠자의 Future Hands up ⑰

 

“으이그. 그러니깐 고운 마음으로 박을 키웠어야지.”

 

권선징악의 대명사이자 고전 명작의 아이콘 ‘흥부전’을 읽던 딸아이가 혀를 차며 안타까운 듯 읊조렸다. 일부러 다리를 부러트린 놀부에 대한 복수심으로 제비가 재앙의 씨앗을 물어 다 준거라 생각했던 필자에게는 상당히 신선한 접근이었다. 박씨는 같았지만 키우는 자의 마음가짐이 달라서 내용물이 달라진 것이라니. 그럴지도 모르겠다 생각하던 찰나 휴대폰 속 ‘Figure AI의 휴머노이드 로봇 대량 생산 체재’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 예비 신부의 3대 신혼 가전

 

요즘 예비 신부들에게는 3대 신혼 가전 로망이 있다고 한다. 글을 읽는 당신이 만약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이라면,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 건조기’, 이 (없어도 될 것만 같은) 세가지 가전은 꼭 기억해두자. ‘내가 하면 되지 뭘 그런데 돈을 써?’ 라는 꼰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결혼의 꿈을 접어야 할 정도로 이 세 가전의 사용은 보편화 되었는데, 가만 보니 이 가전들의 공통점에서 익숙함이 느껴진다.

요즘 세대의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면 ‘시간의 효율적 사용 선호’를 들 수 있다. 유투브 영상을 2배속으로 시청하다 그것조차 아까워 AI로 축약본을 만들어 훑는다. 긴 호흡의 영상보다 쇼츠를 선호하며, 신문보단 카드뉴스를 선호하는 현 세대에게 ‘시간’ 은 매우 효율적이어야만 하는 resource이다.

 

그런 그들에게 집안일이라고 하는 것은 비효율적 시간 낭비임이 분명하다. 설거지하는 시간과 바닥청소를 하는 시간, 그리고 빨래를 널어 말리는 시간을 삶에서 투자하는 것은 어리석다는 것을 알기에, 그들은 식기세척기와 로봇청소기 그리고 건조기를 선택하였다.

 

그리고 이젠 시대가 발전하여 시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어줄 차세대 신혼 가전인 ‘휴머노이드 로봇’이 등장 예정이다. 식기세척기에 그릇을 넣고 빼는 것, 로봇청소기가 모아놓은 쓰레기를 버려다 줄, 그리고 건조기에 있는 빨래를 꺼내 정리해줄 시간 효율의 확장판인 가정용 휴머노이드 로봇이 성큼성큼 다가오는 중이다.

 

◆ 노동의 시간, 그리고 삶의 질

 

세간에 세탁기 라고 하는 가전이 처음 등장하던 때, 사람들은 예상했다고 한다. 이제 가사노동의 시간이 혁신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손빨래를 공들여 하던 기존과 달리 세탁기 라고 하는 똑똑한 기계가 짧은 시간 안에 뚝딱 빨래를 해버리니 이제 여성들에게는 자유가 찾아올 것이라 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실제 노동의 시간은 변함이 없었다고 한다. 손빨래를 할 때는 1주일에 한 두 번 모아서 빨래하던 것이, 이제는 세탁기 가 생기자 더 자주 빨래를 하게 된 것이다. 결국 1주 당 빨래 노동 시간은 그대로였는데 오히려 다른 것이 바뀌었다. 바로 삶의 질이다. 빨래를 더 자주 하게 되어 늘 깨끗한 옷을 균일한 퀄리티로 관리할 수 있게 된 점은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졌다.

그렇다면 지금의 변화는 어떠 한가? 오히려 삶의 질은 그리 크게 차이 나지 않아 보인다. 빨랫대에 옷을 말리든 건조기에 옷을 말리든 혁신적으로 무언가 질이 나아졌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세탁기술과 세재의 발전 등 이미 기술적인 부분에서 끝자락에 다다랐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번에는 노동 시간이 변했다. 비슷한 퀄리티에 노동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 그렇다. 시간의 효율적 사용을 선호하는 세대에게 여유 시간이 주어진 것이다.

 

◆ 시간의 박을 키우는 방법

 

자 이제 우리의 손에는 시간이라는 박씨가 쥐어졌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물고 온 이 박씨는 흥부의 재물 박이 될 수도 있지만 놀부의 재앙 박이 될 수도 있다. 성장을 위한 시간으로 활용할 것인가 아니면 게으름을 위한 여유로 활용할 것인가는 개인의 의지에 달려있기에 이는 자칫 극단화를 야기하거나 초격차를 낳을 수 있다. 우수한 자에게는 더욱 큰 성장의 단초가 될 것이고, 게으른 자에게는 더욱 나태하게 살 명분이 될 지 모른다. 따라서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은 인생의 방향을 결정해 줄 것이다.

이와 더불어 한가지 반드시 유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애초에 ‘시간의 효율적 사용’을 지나치게 선호하여 중요한 것마저 효율화 시켜버리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멀지 않은 미래에 1가정 1 로봇의 문화가 자리잡게 된다면, 많은 이들이 집안의 일 들에서 해방이 될 텐데, 그 때 로봇이 아닌 우리 스스로가 꼭 해야 하는 것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부부간의 커뮤니케이션이 그러할 것이고 육아와 관련된 것들이 그러할 것이다. 함께 요리를 만들어가는 추억이 그러할 것이고, 가족끼리 함께 집을 꾸미는 기억이 그러할 것이다. 지나친 효율은 본질을 훼손시킬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일을 대신해 줄 순 있지만 우리의 삶을 대신해 줄 순 없다는 것을.

 

* 칼럼니스트 ‘쿠자’는 소통 전문가를 꿈꾸며 신문방송학을 전공하였고, KBS 라디오 DJ를 거쳐, 외국계 대기업의 인사업무를 담당하며 역량을 키워왔습니다. 다양한 강의와 공연을 통해 소통의 경험을 쌓아온 쿠자는 현재 사물과 현상의 본질을 파악하는 능력과 더불어 코칭이라는 깨달음을 통해 의미 있는 소통 전문가가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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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인사이트] 한 여인의 굴곡진 인생을 엿보는 이 재미란…<지옥에 떨어집니다> 1-2화를 보고

일본 드라마, 일본 영화. 애써 찾아보는 편은 아니지만, 어쩌다 얻어걸리거나 혹은 묘한 기대감에 눌려 재생 버튼을 누르게 되는 순간이 있다. 직장 후배의 강력 추천, 그리고 이미 시청 중인 와이프. 월요병을 앞둔 오늘, 아이들 학원 라이딩에 교회 일정, 분리수거까지 마친 뒤 창밖엔 추적추적 비가 오는데…어디 갈 엄두도 안나고 도저히 안 볼 이유가 없었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지옥에 떨어집니다>. 단 2화까지 본 시점에서 이러쿵저러쿵 단정 짓긴 이르지만, 오롯이 ‘느낌’만으로 몇 자 남겨두고 싶었다. 사실, 등장 여주인공은 외모만 놓고 볼때 전형적인 미인형이라 보긴 어렵다. 배고픔에 지렁이를 씹어 삼킬 정도로 밑바닥에서 시작한 삶. 그러나 명석함과 수완, 그리고 무엇보다 꺼지지 않는 의지의 소유자. 그녀는 그렇게 버텨낸다. (*외모는 거들뿐. 그냥 빠져들게 됐다) 그 여인의 시간을 1년, 2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성공 서사의 궤적 위에 올라타게 된다. 그 과정과 주변 인물들이 얽히며 만들어내는 결이 꽤 진지하고, 또 흥미롭다. 문득 얼마전 애플TV에서 방영했던 <파칭코>가 자연스레 오버랩됐다. 1인칭 주인공의 내면 독백과, 3인칭의

[Future Hands up] 로봇이 물어 다 준 시간이라는 박 씨

“으이그. 그러니깐 고운 마음으로 박을 키웠어야지.” 권선징악의 대명사이자 고전 명작의 아이콘 ‘흥부전’을 읽던 딸아이가 혀를 차며 안타까운 듯 읊조렸다. 일부러 다리를 부러트린 놀부에 대한 복수심으로 제비가 재앙의 씨앗을 물어 다 준거라 생각했던 필자에게는 상당히 신선한 접근이었다. 박씨는 같았지만 키우는 자의 마음가짐이 달라서 내용물이 달라진 것이라니. 그럴지도 모르겠다 생각하던 찰나 휴대폰 속 ‘Figure AI의 휴머노이드 로봇 대량 생산 체재’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 예비 신부의 3대 신혼 가전 요즘 예비 신부들에게는 3대 신혼 가전 로망이 있다고 한다. 글을 읽는 당신이 만약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이라면,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 건조기’, 이 (없어도 될 것만 같은) 세가지 가전은 꼭 기억해두자. ‘내가 하면 되지 뭘 그런데 돈을 써?’ 라는 꼰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결혼의 꿈을 접어야 할 정도로 이 세 가전의 사용은 보편화 되었는데, 가만 보니 이 가전들의 공통점에서 익숙함이 느껴진다. 요즘 세대의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면 ‘시간의 효율적 사용 선호’를 들 수 있다. 유투브 영상을 2배속으로 시청하다 그것조차 아까워 AI로 축약본을

[콘텐츠인사이트] 그렇고 그런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물건이 나왔다…<골드랜드> 1-2화를 보고

조폭이 나오고, 사채빚이 있고, 연인관계인데 공항 검색대 근무하고… 말 그대로 전형적인 프레임. 어디선가 수번은 본 듯한 짜임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여지없이 빗나갔다. 간만에 찾은 넷플이 아닌 디플에서 산삼을 캔 심마니 느낌. 딱 2화가 공개된 지금. 우선 심약한 이들은 보기 쉽지 않을 듯하다. 왜? 사실 잔인함도 없다. 그런데 이 뻔한 소재로 심장을 쥐었다 폈다 만든다. 콘텐츠 해비유저인 내가 봐도 “아, 이게 연출의 힘이구나” 싶다. 주말 기차를 타고 당일 강원도를 다녀온 피로를 날리려 킬링타임용 작품을 찾았는데, 제대로 얻어 걸렸다. 수년간 봐왔지만 광수는 참 묘하다. 잔인하나 인간적이고, 웃겨 보이나 신중하고, 배운 듯하나 양아치 느낌의 건달 아니 조폭 역할. 이 결이 이렇게까지 어울리는 배우였나 싶다. 그리고 박보영. 아역 출신 배우들이 반짝하고 사라지는 경우를 많이 봐서 늘 아쉬웠는데, 이 배우는 다르다. 계속 빛난다. <골드랜드>의 황금처럼, 윤기가 돈다. 2회차만으로 다음 이야기가 몹시 궁금해진다. <스카이캐슬>처럼 마지막에 힘이 풀릴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기대감’이라는 근육을 단단히 붙잡아 둔 시리즈 같다. 늘 말

[콘텐츠인사이트] 몰입감 뛰어난 그로테스키 무비…<오후네시>를 보고

간만에 사전적 의미를 떠올려보려 했으나,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냥 이 단어 하나면 충분했다. ‘그로테스크(grotesque)‘ 연휴를 맞아 넷플릭스 신작을 뒤지던 중, 오랜만에 ‘월척’ 느낌을 만났다. 내가 말하는 월척이란 이렇다. 러닝타임은 120분을 넘지 않을 것, 가능하면 놓쳤던 한국 영화일 것, 그리고 연기파 배우들이 등장할 것. 무엇보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묘하게 끌리는 소재. <오후네시>는 그 기준에 정확히 들어맞았다. 샌드위치 데이로 이어지는 다음 주 월요일 출근, 주말이지만 토요일 유의미한 당일 출장 일정이 잡혀 있어 연휴 같지 않은 연휴를 보내던 찰나. 와이프와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다 자연스레 소파에 자리를 잡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간만에 만난 ‘기괴한’ 작품이다. 반전을 기대하게 만들지만 끝내 반전은 없다. 대신 생각할 거리를 던지고, 뭔가를 끝까지 찾아보게 만드는 ‘지적 허기’를 자극한다. 주연급에 버금가는 명품 조연 세 명이 전면에 나선 구성 자체도 꽤 반갑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남는 아쉬움은 지울 수 없다. (그럼에도 사유하게 만들었으니, 천착하게 만들었으니 보통 이상의 평점은 주고 싶다.) ◆ 더 이상

[Future Hands up] 매주 토요일은 실수를 분리수거하는 날

유난히 실수가 잦았던 한주가 마무리되는 나른한 토요일 아침, 딸아이의 피아노 학원 보강으로 뜻하지 않은 여유가 생겼다. 집안을 둘러보니 저 멀리 분리 수거통이 눈에 밟힌다. 일주일이나 신경 써주지 않아 토라진 것 마냥 플라스틱 패트 병이 수거 통 틈 사이로 혀를 비죽 내밀고 있어 어쩔 수 없이 무거운 엉덩이를 끌고 분리수거장으로 향했다. 이미 많은 직장인들이 생활의 흔적을 정리하고 있었고, 필자 역시 그 대열에 자연스레 합류하여 일주일을 복기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실수도 분리수거가 필요하지 않을까?” ◆ 일주일을 버티는 직장인의 비애 일에 치여 사는 직장인, 특히나 육아를 병행하는 직장인이라면 일주일 중 피로도가 가장 높은 날은 금요일이 아닐까? 이유인 즉 슨 일주일 간 회사와 집에서 차곡차곡 쌓여온 많은 일들과 그 속의 실수들로 인해 감정 소모가 누적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왜 누적이 되었을까? 퇴근시간이 늦어 분리수거장의 굳게 닫힌 문을 뒤로한 채 양손 가득 박스를 들고 집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직장인처럼, 왜 우리는 그날의 일들을 바로 풀지 못한 채 일주일 내내 품고 있는 것일까? 하루하루가 여유 있는 삶이라면 매일

[콘텐츠인사이트] 예전 배꼽 빠지게 했던 <바람>을 기대하고 갔다 ‘바람’ 맞은 기분…<짱구>를 보고

그저 기록이 좋아 콘텐츠를 소비하고 나면 몇 자 남긴다. 나만의 루틴이다. 그럼에도 함께 읽어주고 피드백을 건네주는 분들이 있기에 이 짧은 일종의 아카이빙은 늘 감사함 위에 놓여 있다. 영화 신작 소개 프로그램을 보다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오빠, 그 영화 뭐더라. 오빠가 엄청 재밌게 봤던… 정우 나오는 거. 그거 속편 나온대.” 순간, 감동이었다. 아니, 감격에 가까웠다. 정확히 몇 살 때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바람>을 보고 배꼽 잡고 웃었던 기억은 또렷하다. 그 안의 ‘짱구’(정우)는 그 자체로 하나의 캐릭터이자 학창 시절의 정서였다. “키득키득, 하하호호, 우하하하~” 그 시절의 웃음은 단순한 유머가 아니라 함께였기에 더 크게 터졌던 감정이었다. 내게 <바람>은 그런 영화였다. 그리고 짱구는, 그 기억의 중심에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기대가 컸다. 결론부터 말하면, 조금 당황스러웠다. 진부했고, 덜 웃겼고, 쉽게 몰입되지 않았다. 중간중간 웃음 포인트가 없진 않았지만, 그마저도 자연스럽기보다는 만들어진 웃음에 가까웠다. <바람>을 기대하고 갔는데, 말 그대로 ‘바람’을 맞은 기분. 그렇게

[콘텐츠인사이트] <프리즌 브레이크>의 긴장감을 소환한 신작…<더 클리닝 레이디> 1–4화 보고

유독 포스터와 예고편만으로도 시선을 붙잡는 작품이 있다. 명확한 이유를 설명하긴 어렵지만, 직감적으로 봐야 한다는 신호를 주는 콘텐츠다. 넷플릭스에 최근 올라온 <더 클리닝 레이디>가 그랬다. 의사 출신의 불법 이주 청소 노동자라는 설정. 여기에 범죄 조직과 얽히며 의도치 않은 조력자로 살아가게 되는 한 여성의 서사. 그리고 불치병에 가까운 병을 앓고 있는 아들까지. 익숙한 듯 보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설정 위에 이야기는 빠르게 전개된다. 시즌1 중 4화까지 본 지금의 한줄 평은 명확하다. <프리즌 브레이크>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 마이클 스코필드를 연상시키는 주인공의 사고방식과 태도. 상대를 대하는 진심 어린 접근. 그리고 매 순간 절체절명의 위기를 기지로 돌파해내는 생존 방식. 여기에 주변 인물들의 스토리가 촘촘하게 얽히며 긴장감은 배가된다. 이 작품은 묘하다. 차분하게 흐르는 듯하지만 결코 정적이지 않고, 단순해 보이지만 구조는 복합적이다. 매 회 위기가 반복되지만 그 해결 과정이 지루하지 않다. 오히려 ‘다음 수’를 궁금하게 만든다. 그렇게 접하며 현재 만난 4화. 이성적으로 보던 나를 감정의 영역으로 끌어내렸다. ◆ 여자는 약

[콘텐츠인사이트] 이거 완전 물건이잖아! 하드함 없이도 충분히 하드한 성인물… <윗집사람들>

제목만 보면 어딘가에서 한 번쯤 본 듯한 익숙함이 스친다. 옆집도, 아랫집도 아닌 <윗집사람들>이다. 하정우, 공효진, 그리고 이하늬. 이 조합이면 사실 고민은 끝이다. 안 볼 이유가 없다. 늦잠과 침대 위 나른함에 빠지고 싶던 주말 아침, 어김없이 07시 무렵 눈이 떠졌다. 한참을 멍하니 시선을 흘리다 결국 넷플릭스로 향한다. ‘이런 영화가 있었어? 러닝타임도 적당하네. 별다방 모닝세트 딜리버리 주문 넣기 전, 가족들 깨기 전에 딱 한 편 보기 좋겠군.’ 결론부터 말하자면, 투 썸즈 업. 제작비가 5억은 들었을까 싶다가도 배우들 몸값을 떠올리니 그 이상이었겠다는 생각이 스친다. 그런데 중요한 건 돈이 아니다. 무대 전환 하나 없이, 아파트 한 채 실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오직 대사와 연기만으로 이렇게까지 밀도 있는 웃음을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미소, 실소, 폭소를 오가며 관객을 쥐락펴락한다. 안 넘어가고 버티기 어려운 종류의 웃음이다. 다시 말하건데 이건 분명 ‘물건’이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지만, 단순한 등급 이상의 수위다. 성인 코드가 곳곳에 촘촘히 박혀 있다. 그럼에도 성인들 입장에선 불쾌하거나 과하지 않다. 오히려 적절한 선을 지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