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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동산

[이슈&논란] 증권사 CEO 10명 중 9명,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를 올해 최대 리스크라고 경고한 이유

 

[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한국이 오는 5월 22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국내 최초의 단일 종목 2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국내 자본시장의 역사적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신한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8개 자산운용사가 총 16개 상품을 동시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 국내 10대 증권사 CEO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10명 중 9명이 새 ETF를 올해 주식시장의 최대 변수로 지목하며, 코스피 변동성을 확대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변동성 확대와 중소형주 ‘사망선고’ 우려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어떻게 가능해졌나…수년 묵힌 규제의 해제


금융위원회는 4월 21일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해 단일 종목 ETF에 적용되던 분산투자 의무를 사실상 철폐했다. 기존에는 ETF가 최소 10개 종목을 편입하고 개별 종목 비중이 30%를 넘을 수 없어, 레버리지든 일반이든 ‘단일 종목 ETF’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였다. 개정안은 4월 28일 시행되며, 증권신고서·상장 심사를 거쳐 이르면 5월 22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가 상장될 예정이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초자산이 되려면 ①코스피 시가총액 비중 10% 초과, ②거래대금 비중 5% 초과, ③투자적격 등급, ④파생상품 거래량 비중 1% 초과 등 까다로운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2026년 1분기 기준 이 조건을 통과하는 종목은 시총 비중 약 22%의 삼성전자와 약 15%의 SK하이닉스뿐으로, 사실상 ‘양대 반도체’에만 길을 열어준 셈이다. 레버리지 배율은 글로벌 관행에 맞춰 일간 수익률 ±2배로 제한하고, 미국에 존재하는 3배 레버리지 구조는 명시적으로 허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2배짜리 삼성·하이닉스’ 구조와 진입장벽


이번에 나오는 상품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의 일간 등락률을 각각 +2배 또는 -2배 추종하는 구조로 설계된다.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비롯한 8개 운용사가 총 16개 레버리지·인버스 ETF·ETN을 동시 출격시키는 구도를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일일 추종 구조 특성상 장 마감 무렵 대규모 선물·스왑 리밸런싱이 불가피해, 종가 근처 수급 왜곡과 변동성 증폭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국은 고위험성을 의식해 개인 투자자에게 최소 1,000만원의 기본 증거금 예치와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전용 사전교육 이수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기존 레버리지 ETF 교육 이외에 1시간가량의 추가 고급 교육과정을 신설해, 상품 구조·변동성·장기 보유 리스크에 대한 이해도를 점검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름과 설명에도 ‘2배’, ‘고위험’ 성격을 명확히 표시하도록 의무화해, ‘삼성 ETF니까 안전하다’는 착시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논리다.

 

CEO들이 ‘최대 리스크’라 부른 이유


국내 10대 증권사 CEO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10명 중 9명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를 올해 국내 증시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레버리지 ETF 특유의 ‘일일 리밸런싱’이 장 마감 전후 선물·스왑 시장에 대규모 매수·매도 물량을 쏟아내면서, 코스피 지수 종가 근처 변동성을 인위적으로 키울 것이라는 우려가 핵심이다.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40%, MSCI 한국지수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여기에 2배 상품까지 얹히면 ‘코스피=반도체 2종’ 쏠림이 구조화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신한투자증권 박우열 애널리스트는 미국 시장 사례를 인용해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초자산이 된 대형 우량주는 상·하방으로 극단적인 가격 분포를 보이는 이른바 ‘복권형(lottery-like)’ 특성이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장기 투자자 입장에선 실적·펀더멘털에 비해 주가 변동성이 과도해지고, 단기 투자자에겐 파생상품과 유사한 ‘단기 베팅판’으로 변질될 위험을 의미한다.

 

동시에, 동일 기초자산을 두고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을 내놓는 중소형 운용사들은 수수료·유동성에서 우위를 가진 대형사에 거래대금이 쏠리며 ‘생존 경쟁’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해외에선 이미 ‘흥행’…자금 되돌아올까


이번 규제 완화에는 명확한 배경이 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CSOP자산운용의 ‘CSOP SK Hynix Daily 2X Leveraged ETF’와 ‘CSOP Samsung Electronics Daily 2X Leveraged ETF’는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2025~2026년 홍콩 상장 종목 가운데 한국인 보유 비중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2배 레버리지·-2배 인버스 ETF는 2025년 5월 상장 직후 “단일 한국 종목 기반 세계 첫 레버리지 ETF”라는 타이틀을 등에 업고 단기간에 거래대금 상위권에 올랐다.

 

문제는 비용 구조다. 해외 상장 ETF는 환차손·프리미엄 리스크에 더해 양도차익 과세율이 22%인 반면, 국내 상장 ETF는 15.4%로 낮아 ‘세후 수익률’ 측면에서 국내 상품이 우위에 있다. 금융당국은 “국내 투자자들이 굳이 홍콩으로 나가 고위험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를 매매하는 규제 비대칭을 해소하겠다”며, 규제 완화를 통해 자본 유출을 되돌리고 국내 ETF 시장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증권가에선 홍콩 2배 ETF에 들어가 있던 개인 자금의 일부가 국내 상장 상품으로 ‘역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게임 체인저’일까, ‘폭탄’일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 종목 2배 레버리지 ETF는 한국 자본시장의 상품 지형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자산운용사 입장에선 해외에 빼앗겼던 고위험·고수익 수요를 되찾고, 투자자 입장에선 개별 종목에 대한 레버리지·헤지 수단을 국내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코스피 대형주의 ‘과점 구조’를 더 공고히 하면서 지수 변동성·투기성을 키우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경고 역시 무겁다.

 

결국 관건은 설계가 아니라 ‘사용법’이다. 2배 레버리지 ETF는 구조적으로 장기 투자보다는 단기·초단기 트레이딩과 헤지에 적합한 도구이며, 일일 재조정 효과 탓에 추세가 꺾이면 기초자산과 수익률 괴리가 빠르게 벌어진다는 점이 이미 해외 시장에서 검증돼 있다.

 

10대 증권사 CEO 10명 중 9명이 이 상품을 “올해 국내 최대 시장 리스크”로 꼽은 배경에는, 구조의 위험성이 아니라 ‘과도한 대중화’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다. 레버리지 ETF가 개인투자자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지, 또 하나의 집단투자 실패 사례가 될지는, 상장 이후 ‘몇 배 먹었다’는 숫자보다 얼마나 냉정한 리스크 관리가 병행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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