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로레알코리아를 운영하는 엘오케이 유한회사(대표이사 로드리고 알바로 레벨로 피자로,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517, 아셈타워 31층)가 지난해 매출 6,000억원을 처음으로 돌파하며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무리한 대규모 인수합병(M&A)의 후폭풍으로 부채비율이 2,568%를 넘어서는 등 재무건전성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2% 급감하고, 눈덩이처럼 불어난 단기차입금 탓에 한 해 이자 비용만 225억원에 달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
이런 와중에도 프랑스 본사에는 54억원의 로열티를 꼬박꼬박 송금하고, 경영진 급여는 오히려 30% 이상 인상된 것으로 드러나 책임경영 부재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매출 27% 성장, 그러나 영업이익은 반토막
4월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등록된 엘오케이 유한회사(로레알코리아)의 2025년 감사보고서(안진회계법인)에 따르면, 회사의 2025년 매출은 6,156억원으로 전년(4,843억원) 대비 27.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5년 11월 이솝코리아 유한회사를 흡수합병한 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수익성 지표는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영업이익은 140억원을 기록해 전년 241억원 대비 42.1% 급감했다. 당기순손실 역시 125억원으로 전년 순손실 53억원 대비 적자 폭이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영업이익률은 2.3%로 전년(5.0%) 대비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판관비 3,827억…지급수수료 74% 폭증이 수익성 갉아먹어
수익성 악화의 핵심 원인은 판매비와 관리비의 급팽창이다. 2025년 판관비는 3,827억원으로 전년 대비 24.9%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광고선전비 및 판매촉진비는 1,122억원, 급여 및 퇴직급여는 1,136억원, 지급수수료는 1,087억원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급수수료는 전년(624억원) 대비 74.3%나 폭증하며 수익성 악화의 주범이 됐다.
지급수수료의 구체적 내역은 감사보고서상 공개되지 않았으나, 유한회사 특성상 컨설팅·자문·로열티성 비용이 이 계정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본사·계열사향 서비스 수수료의 실체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지급수수료는 마케팅 및 홍보 대행 수수료, 법률 자문 및 회계 감사 수수료, 외부 용역 및 컨설팅 비용 등과 같이 외부 전문가나 기관에 의뢰한 서비스 비용을 말한다. 지급수수료의 급증은 홍보대행사(미디컴과 계약), 법무법인, 본사의 컨설팅 등 외부 전문가 집단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6,682억 '빅딜'의 역습…단기차입금 7,791억, 부채비율 2,568%
재무건전성 악화의 직접적 원인은 2025년 단행된 대규모 M&A다. 로레알코리아는 지난해 '닥터지' 브랜드로 유명한 ㈜고운세상코스메틱 지분 100%를 6,682억원에 전격 인수했다. 이 막대한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HSBC, BNP Paribas, DEUTSCHE BANK, 씨티은행 등 외국계 금융기관으로부터 단기차입금을 대거 끌어다 썼다.
그 결과 2024년 말 1,130억원이던 단기차입금은 2025년 말 7,791억원으로 589% 폭증했다. 부채비율은 전년 218.1%에서 2,568.3%로 수직 상승했으며, 유동비율은 21.2%로 추락해 단기 지급능력에 심각한 빨간불이 켜졌다.
빚이 늘어나면서 이자 폭탄도 현실화됐다. 2025년 로레알코리아가 지출한 금융원가(이자비용)는 225억원으로 전년(75억원) 대비 201.3% 급증했다. 한 해 벌어들인 영업이익(140억원)으로 이자(225억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0.62배의 위험한 상황에 놓인 것이다. 차입금 한도 8,391억원 중 7,791억원을 이미 사용해 한도 소진율이 92.9%에 달한다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이솝코리아 합병, 숫자로 드러난 '비싼 거래'
로레알코리아는 2025년 11월 3일 종속기업이던 이솝코리아 유한회사를 흡수합병했다. 이솝코리아의 취득 장부가액은 1,291억원이었으나, 합병 당시 인수한 순자산 장부금액은 417억원에 불과했다. 이전대가와 인수 순자산의 차이인 874억원이 기타출자잉여금에서 차감됐다. 이는 이솝코리아를 순자산 대비 약 3.1배의 프리미엄을 주고 인수했음을 의미하며, 합병 과정에서 자본이 대폭 잠식됐다.
로시안 투자 실패…154억원 전액 손상
대규모 M&A 외에도 투자 실패 사례가 눈에 띈다. 로레알코리아는 ㈜로시안에 154억원을 투자했으나, 로시안은 2025년 말 현재 자산 32억원, 부채 128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매출은 6억원에 불과하고 순손실이 62억원에 달했다. 로레알코리아는 투자 원금 전액과 추가 대여금 7억원마저 회수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전액 손상차손 처리했다.

적자에도 본사 로열티 54억 꼬박꼬박…국부 유출 논란
회사가 적자 늪에서 허덕이는 상황에서도 프랑스 본사를 향한 현금 송금은 멈추지 않았다. 로레알코리아는 지배회사인 L'OREAL S.A.와 기술도입계약을 맺고 Consumer Products Division 및 Professional Products Division의 계약제품 매출액의 6.0~9.0%를 기술사용료(로열티)로 지급하고 있다. 2025년 지급된 기술사용료는 54억원으로, 전년(56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무형자산은 49억원으로 나타났다.
특수관계자와의 전체 거래 규모도 방대하다. 2025년 특수관계자로부터의 매출 등은 1,005억원, 특수관계자에 대한 매입 등은 2,376억원(237,602,884천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매입 등 1,967억원 대비 20.8% 증가한 수치다. 당기말 특수관계자에 대한 채무는 455억원으로 채권(239억원)의 두 배에 육박한다.
경영진 급여 73억…실적 악화에도 30% 인상
회사 실적이 악화되는 와중에도 주요 경영진에 대한 보상은 오히려 늘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경영진에게 지급된 단기종업원급여는 73억원으로 전년(56억원) 대비 30.3% 인상됐다. 퇴직급여는 2.1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문가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 존속 위협하는 치명적 리스크"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는 "로레알코리아의 현재 재무 상태는 고운세상코스메틱이라는 대어를 삼키려다 심각한 소화불량에 걸린 형국"이라며 "단기차입금에 극도로 의존한 6,682억원 규모의 무리한 차입 매수로 인해 부채비율이 2,568%를 돌파하고 이자보상배율이 0.62배로 추락한 것은 기업 존속 능력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이어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한계 상황임에도 본사 로열티 지급과 경영진 보수 인상이 이어지는 것은 책임경영 부재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단기차입금 7,791억원의 만기가 도래할 경우 롤오버(차환)에 실패하면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으며, 유동비율 21%라는 수치는 사실상 재무적 비상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게다가 "로시안 투자 전액 손상, 이솝코리아 합병 프리미엄 874억원 소각 등 연이은 투자 실패는 경영진의 M&A 역량과 리스크 관리 능력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