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글로벌 제약 공룡 MSD(머크)의 한국 법인인 한국엠에스디(대표이사 김 알버트 찬욱, KIM ALBERT CHANWOOK, 서울시 중구 한강대로 416 서울스퀘어 23층)가 2025년 매출 5,732억원을 기록, 전년(6,678억원) 대비 14.2%나 급감하는 충격적 역성장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네덜란드 지배회사에 대한 의존적 자금 구조는 더욱 심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최상위 지배사인 Merck & Co., Inc.(미국)와 MSD (I.A.) B.V.(네덜란드)로 이어지는 100% 단일 지배 구조 아래서 특수관계자 매입액만 4,731억원에 달하는 등 국내 수익의 상당 부분이 해외 본사 생태계로 환류되는 구조적 문제가 두드러진다. 여기에 당기순이익(224억원)의 57.9%에 달하는 130억원을 중간배당 형태로 지배회사에 지급한 사실이 확인됐으며, 4건의 법적 소송(총 47억원 규모)이 진행 중인 점도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들은 "매출이 14% 넘게 꺾이는 상황에서도 배당 지급과 특수관계자 의존 구조는 오히려 강화됐다"며 "한국 법인의 독립적 경영 기반이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매출·영업이익 동반 하락…14% 역성장 쇼크
4월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등록된 한국엠에스디 감사보고서(삼일회계법인)에 따르면, 2025년(제32기) 매출액은 5,732억원으로 전년(제31기) 6,678억원 대비 945억원, 14.2% 급감했다.
이 가운데 핵심인 상품매출액은 전년 6,409억원와 비교해 당기 5,448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960억원 줄었다. 기타매출액(용역 등)은 284억원으로 전년(269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본업인 의약품 판매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영업이익도 216억원을 기록해 전년(248억원) 대비 12.9%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3.77%로 전년(3.72%)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이는 판매비와 관리비(908억원)를 전년(936억원) 대비 3.0% 줄여 방어한 결과다.
당기순이익은 224억원으로 오히려 전년(217억원) 대비 3.4% 증가했다. 이는 법인세비용이 전년 778억원에서 37억원으로 대폭 줄어든 데 따른 착시 효과다.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는 "실제 유효세율은 2024년 26.37%에서 2025년 13.99%로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는데, 법인세 환급액 27억 7,000만원이 반영된 결과로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것처럼 보인 것"이라며 "이는 영업력 개선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엠에스디측은 "매출감소 이유는 ▲코로나19 발생 건수 감소로 2025년에는 라게브리오 추가 공급 계약이 없었던 영향, ▲제품 포트폴리오 및 시장 환경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라며 "라게브리오는 긴급사용승인 약물로, 보건당국이 공급과 유통을 관리하고 있으며 정부와의 계약에 따라 매출 관련 세부 정보는 공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당사 정책에 따라 개별 제품 단위의 매출 정보는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특수관계자 매입 4,731억원…"의약품 99.6% 본사에서 온다"
특수관계자 거래에 따르면, 2025년 특수관계자와의 매입 등 거래 총액은 4,731억원에 달한다. 이 중 MSD ASIA PACIFIC SERVICES PTE LTD(싱가포르)에 대한 매입액만 4,713억원으로 전체의 99.6%를 차지한다.
전년도 특수관계자 매입 총액이 6,039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308억원(21.7%) 감소했지만, 이는 매출 급감으로 인한 제품 구매 축소에 따른 것으로 본사 의존 구조 자체는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 회사의 상품 판매 모델은 본사 계열사로부터 완제 의약품을 전량 매입해 국내에 유통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이익의 원천이 외부 특수관계자 계열 내에서 결정되는 구조다.
특수관계자 채무 잔액도 1,527억원(전년 1,211억원)으로 전년 대비 26.1% 증가했다. 싱가포르 법인에 대한 채무만 1,526억원에 달한다. 반면 특수관계자 채권은 227억원(전년 237억원)으로 소폭 감소해, 특수관계자에 대한 순채무 포지션이 더욱 심화됐다.
순이익 57.9% 본사 배당으로…"국내 재투자는 없었다"
한국엠에스디는 2025년 중간배당으로 130억원을 지급했다. 당기순이익 224억원의 57.9%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한 네덜란드 MSD (I.A.) B.V.가 배당 수혜자다.
특히 2024년에는 중간배당이 전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매출이 14% 이상 급감한 해에 갑자기 130억원의 중간배당을 단행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따라 이익잉여금은 1,648억원(전년 1,553억원)으로 증가했지만, 배당이 없었다면 1,778억원이 됐어야 할 수치다. 자본총계 역시 1,883억원으로 전년(1,762억원) 대비 6.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구개발비 지출도 사실상 네덜란드·스위스 본사에 귀속된다. 국외특수관계자로부터 수탁받은 연구개발비를 포함한 연구개발 사용 총액은 780억원(전년 728억원)에 달하지만, 이는 제3자에 지급한 금액을 특수관계자 계약을 통해 정산받는 구조로 실질적 연구개발 주체는 한국 법인이 아니다.

광고선전비 193억·지급수수료 92억…"주식보상 비용도 판매관리비로 인식, 外部로 흘러"
판매비와 관리비 세부 내역을 보면, 광고선전비가 193억원(전년 187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매출이 14% 넘게 줄었음에도 광고 비용은 오히려 늘린 것이다.
지급수수료는 92억원(전년 96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여전히 판매관리비의 10.1%를 차지하는 주요 비용 항목이다. 급여는 345억원(전년 342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했다.
주목할 항목은 주식보상비용이다. 최상위 지배기업 Merck & Co., Inc.가 한국 임직원에게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주식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당기 중 26억 4,420만원(전년 22억 9,300만원)이 판매비와 관리비로 인식됐다. 이 비용의 누적 자본잉여금 계상액은 135억원(전년 109억원)으로, 보상비용 전액을 미국 본사가 부담하는 구조를 통해 한국 임직원 인건비까지 글로벌 지배구조에 편입된 형태다.
경상연구개발비는 20억 5,000만원으로, 전년(48억 600만원) 대비 57.3%나 급감했다. 국내 자체 연구개발 역량 투자가 절반 이상 줄어든 셈이다.
이에 대해 한국MSD측은 "2025년 매출의 약 14%에 해당하는 780억원을 R&D에 투입했으며, 지난 5년간 누적 연구개발 투자액은 3,704억원에 달한다"면서 "경상연구개발비 항목에는 본사 수탁 연구개발비가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이는 분류 기준에 따른 차이로 국내 자체 연구개발비의 축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매출채권 팩토링 1,042억원…영업현금흐름 80% 급감의 이면
회사는 BNP Paribas(프랑스계 은행)와 매출채권 팩토링 계약(한도 1,500억원)을 체결하고 있으며, 2025년 말 기준 1,042억원(전년 890억원)의 매출채권을 양도했다. 전년 대비 17.1% 증가한 규모다.
이로 인해 재무상태표에서 제거된 매출채권은 1,042억원이지만, 관련 손익(팩토링 수수료 등)으로 26억원(전년 29억원)이 발생했다. 팩토링이 없었다면 매출채권 잔액은 실제 기록된 1,867억원이 아닌 2,909억원 수준이었을 것이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72억원으로 전년(844억원) 대비 79.6% 급감했다. 매출 감소에 따른 매출채권 증가(342억원), 재고자산 증가(223억원) 등이 현금흐름을 압박한 탓이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950억원(전년 909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이는 재무활동이 아닌 영업 사이클 변동의 영향으로 실질적인 현금 창출력 개선으로 보기 어렵다.

퇴직급여충당부채 569억원…임직원 리스크도 누적
퇴직급여충당부채는 2025년 말 기준 569억원(전년 507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 증가했다. 2024년(448억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27% 늘어난 셈이다. 회사 전 임직원의 퇴직금 소요액이 급증하는 추세로, 미래 현금 지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부채총계는 3,737억원(전년 3,359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198.4%로 전년(190.6%)보다 악화됐다. 유동비율(유동자산 5,435억원, 유동부채 3,155억원)은 172.3%를 기록해 단기 지급 능력은 양호하나, 유동부채가 전년(2,840억원) 대비 11.1% 증가한 점은 부담이다.
HSBC은행과 당좌차월(119억원 한도), 일중당좌대출(750억원 한도), 달러화 당좌차월(2,400만 달러)·일중대출(5,000만 달러) 약정을 유지하고 있어 유사시 단기 차입 여력은 확보된 상태다.
4건 소송 계류, 총 47억원…"결과 예측 불가"라면서 손해배상용 2억원 적립
우발채무와 약정사항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한국엠에스디가 제소한 소송 2건(관련 금액 30억 5,300만원)과 피소된 소송 2건(관련 금액 16억 1,400만원)이 계류 중이다. 총 4건, 46억 7,000만원 규모다.
한국MSD는 "동 소송의 결과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라고 공시했다. 또 회사는 개인정보 유출 등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 이행을 위한 임의적립금 2억원을 별도로 적립하고 있다.
한국MSD측은 "리베이트 수수 금지 등 관련 법령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윤리 기준을 준수하고 있으며, 최근 3년간 공정거래위원회 또는 보건복지부로부터 리베이트나 불공정거래와 관련한 제재를 받은 사실은 없다"면서 "이전가격은 OECD 이전가격 가이드라인과 한국 세법에서 정한 정상가격 산정 원칙(arm’s length)을 따르고 있다. 또 개인정보 유출 대비를 위한 임의적립금 2억원은 개인정보보호법 제39조의9에 따른 법적 의무 이행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는 "한국엠에스디는 매출이 14% 넘게 꺾인 상황에서도 130억원의 중간배당을 단행했는데, 이는 역설적으로 이 회사가 한국 시장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네덜란드 지배회사의 현금 창출 채널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라며 "특수관계자 매입액이 전체 상품 매입액의 사실상 100%를 차지하는 구조에서 한국 법인의 수익성은 본사가 책정하는 이전가격에 의해 사실상 결정되는 것으로, 한국 당국의 이전가격 조사 리스크는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또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전년 대비 79.6% 급감하고 매출채권 팩토링 규모가 1,042억원으로 확대되는 현상은 외형 재무지표가 가리는 실질적 현금 압박을 반영하며, 본사 배당 지급 이후 내부 자금 여력은 사실상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며 "게다가 경상연구개발비가 불과 1년 만에 57% 삭감된 것은 한국 법인이 R&D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한 것과 다름없어, 장기적으로 이 법인이 단순 판매·유통 창구로 전락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