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비만약 '위고비', 시력상실 등 부작용 2배 급증…미용 오남용·불법유통 '경고등'

  • 등록 2025.06.11 22:31:36
크게보기

 

[뉴스스페이스=김혜주 기자]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국내 출시 이후 '다이어트 약'으로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 부작용 사례가 6개월 만에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에서는 주성분 세마글루타이드의 시력 상실 등 심각한 부작용이 공식 발표됐고, 국내에서는 미용 목적의 무분별한 처방과 불법 유통이 방치되고 있어 관리·감독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이상사례 6개월 새 2배…가장 흔한 증상은 '구역·구토'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실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위고비가 국내에 출시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143건의 이상사례가 보고됐다. 이는 출시 초기 3개월(2023년 10~12월) 49건에서 올해 1~3월 94건으로, 3개월 만에 2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실제 이상사례는 보고되지 않은 건까지 포함하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상사례 중 가장 많은 증상은 구역(29건), 구토(22건), 설사(15건), 두통(13건) 등 소화기 및 신경계 증상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아직 시신경 손상, 급성 췌장염 등 치명적 부작용은 공식 보고되지 않았다. 식약처는 올해 초부터 위고비 등 비만치료제의 이상사례 모니터링과 불법 유통·판매 집중 단속에 나섰다.

 

미용 목적 오남용·불법 유통 기승

 

위고비는 BMI(체질량지수) 30 이상 또는 BMI 27 이상이면서 고혈압, 당뇨 등 동반질환이 있는 성인에 한해 처방이 허용된 전문의약품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체중 감량을 원하는 일반인, 심지어 청소년까지 미용 목적으로 오남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통해 BMI 등 조건을 임의로 입력해 손쉽게 처방받는 등 관리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식약처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적발한 위고비 온라인 불법 판매·알선 광고 건수는 62건에 달한다. 출시 초기 불법 유통이 특히 집중됐으며, 위고비는 비급여 항목으로 50만~8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유럽 EMA "1만 명 중 1명 시력 상실 위험"…라벨 경고 의무화


유럽의약품청(EMA)은 최근 위고비 주성분 세마글루타이드가 시력 상실을 유발할 수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EMA 산하 약물감시 위해 평가위원회(PRAC)는 세마글루타이드가 비동맥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NAION)을 일으킬 수 있으며, 1만명 중 1명 꼴로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NAION은 녹내장 다음으로 흔한 실명 원인으로, EMA는 라벨에 해당 부작용 정보를 '매우 드물게' 나타날 수 있다고 명시하도록 권고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임상시험과 시판 후 연구에서 약물이 해당 질환을 일으켰다는 합리적 가능성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반박하면서도, 라벨에 부작용 정보를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 "오남용 땐 심각한 부작용…정책적 관리 시급"


전문가들은 위고비가 강력한 체중감소 효과와 달리, 오남용 시 위장관 장애, 저혈당, 담낭염, 급성 췌장염 및 사망 등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비만치료제는 광범위한 인구에 투여될 수 있어, 오남용 시 대규모 부작용 발생 위험이 크다.

 

백종헌 의원은 "부작용과 불법 판매 사례를 단순 수집만 할 것이 아니라, 국민 안전을 위해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위고비는 비만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지만, 국내외에서 부작용과 오남용, 불법 유통 등 부작용의 그림자도 짙어지고 있다. 유럽 EMA의 시력 상실 경고까지 더해지며, 국내에서도 미용 목적 오남용과 불법 유통에 대한 실효성 있는 관리·감독, 그리고 국민 대상 부작용 정보 제공이 시급해 보인다.

김혜주 기자 macgufin@empas.com
저작권자 © 뉴스스페이스(NewsSpac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4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서울시 서초구 사평대로 140 코웰빌딩 B1, 318호 | 대표전화 : 0505-546-0505 | 팩스 : 0505-548-0505 제호 : 뉴스스페이스(NewsSpace) | 등록번호 : 서울 아 54727 | 등록일 : 2023-03-07 | 발행일 : 2023-03-07 | 발행·편집인 : 이현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정영 Copyright © 2024 뉴스스페이스(NewsSpac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