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오픈AI의 간판 서비스인 챗GPT가 IPO를 앞둔 시점에 예상치 못한 ‘역성장 신호’를 노출하고 있다. 미 국방부(현 트럼프 행정부 아래 ‘Department of War’로 재브랜딩)와의 파트너십 이후 이용자 이탈이 가속화되고, 내부적으로는 주간 활성 이용자와 매출 목표를 연달아 미달하며 초고비용 인프라 전략 자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형국이다.
더 버지(The Verge)를 비롯해 TechCrunch, sensortower, The Economic Times, moneycontrol, letsdatascience, Forbes의 보도에 따르면, 시장조사 기관 센서타워(Sensor Tower)의 데이터를 인용해 챗GPT 앱 삭제 건수가 2026년 4월 전년 대비 132% 증가했으며, 3월에는 무려 413%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오픈AI가 주간 활성 사용자 수와 매출 모두 내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보도한 지 불과 며칠 만에 나온 것으로, 방대한 데이터 센터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회사의 자금 조달 능력에 대한 경영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방부 딜이 촉발한 ‘삭제 폭탄’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Sensor Tower)에 따르면, 2026년 2월 28일 미국에서 챗GPT 모바일 앱 삭제 건수는 하루 만에 295% 급증했다. 이는 과거 30일 기준 평균 일간 삭제 변동폭인 9%를 30배 이상 상회하는 이례적 수치로, 국방부와의 제휴 발표 직후 이용자 반발이 얼마나 거셌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같은 날 다운로드는 13% 감소했고, 별점 1점 리뷰는 775% 폭증했다는 사실도 센서타워 데이터와 TechCrunch·이코노믹타임스 등 복수 매체가 교차 확인하고 있다.
이후 몇 주간의 흐름은 더 심각하다. 센서타워 집계에서 미국 기준 챗GPT 앱 삭제율은 파트너십 공개 이후 일 평균 기준으로도 200%가량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고, 일부 분석에서는 2026년 3월 전체 기준 전년 대비 413% 수준의 삭제 증가가 관측됐다는 보도도 나온다. 더 버지(The Verge)와 CNBC 등은 2026년 4월 전 세계 기준 챗GPT 앱 삭제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132% 늘어났다고 전하며, 이 추세를 “Retrenchment(후퇴)의 신호”로 규정하고 있다.
Claude·Gemini의 반사이익, 성장률 역전
이탈의 또 다른 얼굴은 ‘경쟁사의 급부상’이다. 센서타워 데이터에 따르면, 국방부 제휴 발표 직후 앤트로픽의 Claude는 미국 앱스토어에서 처음으로 챗GPT를 제치고 AI 챗봇 부문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 최근 수개월간 다운로드 기준으로 챗GPT가 전년 대비 14% 증가에 그친 반면, Claude는 약 11배(1,000% 이상)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였다는 분석도 나왔다.
엔터프라이즈와 개발자 시장에서도 경쟁 압력은 거세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를 인용한 블룸버그·머니컨트롤 기사에 따르면, 앤트로픽과 구글의 Gemini가 코드 생성 및 기업용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오픈AI는 2026년 들어 여러 달 동안 내부 월간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WSJ는 “구글 Gemini의 인기로 구독 해지율(churn)이 구조적 리스크로 부상했다”고 전하며, 경쟁 구도가 단순 다운로드 싸움을 넘어 고부가 기업 수요 쟁탈전 단계로 진입했음을 지적했다.
이용자 수 성장률도 급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일부 시장조사 자료에 따르면 챗GPT 월간 활성 이용자(MAU) 증가율은 2026년 1월 전년 동기 대비 168%에서 4월 78% 수준으로 반 토막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 ‘폭발적 성장’에서 ‘고속 둔화’ 국면으로의 전환이 수치 상에서도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10억 주간 이용자 목표 미달…CFO의 우려
핵심은 오픈AI 내부의 성장 시나리오가 이미 현실과 괴리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WSJ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2025년 말까지 챗GPT 주간 활성 이용자(Weekly Active Users)를 10억명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내부 목표를 세웠지만, 실제로는 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연간 및 월간 매출 목표도 여러 차례 미달하면서, “초대형 인프라 투자와 맞물린 캐시플로 시나리오”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WSJ와 모닝브루에 따르면, 사라 프라이어(Sarah Friar) CFO는 내부 회의에서 “매출 증가 속도가 현재 수준에 머문다면 향후 수년간 예정된 수천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컴퓨팅 계약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우려를 직접적으로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닝브루는 오픈AI의 향후 인프라 관련 커밋먼트가 최대 6,000억 달러 규모에 달할 수 있다는 시장 추정치를 인용하며, 성장 피로가 장기화될 경우 “재무적 압박이 투자자 신뢰를 직접적으로 훼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오픈AI는 2026년 3월 말 기준 약 1,220억 달러의 신규 자금을 조달하며 실리콘밸리 역사상 최대 규모의 라운드를 마무리했고, 이 과정에서 약 8,52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용자 지표와 매출 성장세 둔화가 겹치면서, “이 밸류에이션이 과연 정당화될 수 있느냐”는 회의론 역시 시장에서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점이 현재 상황의 긴장감을 키우고 있다.
‘Go’ 플랜으로 모수는 늘리되, 질은 희석?
오픈AI의 단기 해법은 ‘저가·대량’ 전략이다. AI 전문 매체 AI NEWS와 The Information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월 8달러에 광고가 붙는 저가형 구독 서비스 ‘챗GPT Go’를 앞세워 소비자 구독자 수를 2025년 약 4,700만명 수준에서 올 연말 1억 2,200만명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 가운데 약 1억 1,200만명이 Go 요금제 이용자로 채워질 것이라는 게 내부 전망이다.
오픈AI가 1월 16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챗GPT Go는 2025년 8월 이후 171개국에 순차적으로 론칭됐으며, 미국에서는 무료·Go 이용자를 대상으로 2월 초부터 광고 테스트를 시작했다. 프로(Pro), 비즈니스, 엔터프라이즈 등 고가형 요금제에는 광고를 포함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명시됐다.
AI NEWS는 “오픈AI 자체 전망에서 2029년에는 광고 수익이 구독 수익을 추월할 것”이라는 내부 추산을 인용하며, “광고 없는 성장 시대가 이미 막을 내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 전략이 ‘규모의 방어막’을 제공하는 동시에 브랜드·수익성 측면에서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저가·광고 모델로 모수를 급격히 늘리더라도, 기존 20달러 플러스(Plus)나 상위 등급의 이탈이 가속화될 경우 ARPU(가입자당 평균매출)와 마진 구조가 악화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국방부 딜’ 논란 이후 개인정보·군사 활용에 대한 불신이 커진 상황에서 광고 비즈니스까지 확대될 경우, 프라이버시·데이터 활용 논쟁이 중장기 리스크로 재점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지금 오픈AI 앞에 놓인 질문은 단순히 “성장이 둔화됐는가”가 아니다. 초거대 AI 기업이 군사·광고·저가 요금제라는 새로운 축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이용자와 투자자의 신뢰,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의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지켜낼 수 있는가 하는 보다 근본적인 시험대 위에 올라섰다는 점이다.











































